축구 통계의 활용 범위와 효용성은 최근 몇 년 내에 굉장히 크게 증가했다. 따라서 최근에는 고강도 스프린트 횟수, 라인 브레이킹 패스 등 복잡한 기록들이 많아졌다는 걸 쉽게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런 정교한 수치들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축구 통계를 살펴볼 때 가장 즐거운 것 중 하나는 매우 단순하다 – 어떤 선수가 골대 앞에서 가장 불운했고, 앞으로 살아날 가능성이 있고, 혹은 아예 골을 못 넣는 선수인지, 그리고 클럽을 구해내기 위해 득점포를 터트릴 수 있을지 알아보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어려운 통계적인 접근들을 모두 제쳐두고 이번 시즌 득점이 없는 선수들 중 가장 슈팅을 많이 때린 다섯 선수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한다.
1위: 레안데르 덴동커, 울버햄튼 원더러스 – 27슛
울브스에서 가장 빼어난 두 중앙 미드필더 주앙 무티뉴와 후벵 네베스는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침투하는 횟수가 매우 적은 것으로 유명한 반면, 덴동커는 크로스를 받아먹기 위해 수많은 박스 침투를 해왔다.
지난 시즌 그는 네 골을 득점했다 – 하지만 올 시즌에는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그래도 덴동커는 좋은 공격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가 먼 거리에서 어림없는 슛이나 때려대는 선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 덴동커는 27개의 슈팅 중 22개를 박스 안에서 때렸다.
무엇보다도 그는 꽤나 불운했다. 덴동커는 이번 시즌 세 차례 골대를 강타했다. 심지어 팀이 2-0 승리를 거뒀던 크리스탈 팰리스 전에는 두 번이나 맞췄다 – 한 번은 다니엘 포덴세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고, 다른 한 번은 박스 밖에서 강력한 중거리를 시도해 크로스바를 맞췄다.
덴동커의 빅찬스미스들에는 주목할 만한 것들이 있다 – 어시스트를 올릴 수도 있었던 선수가 굉장히 아쉬워할 만한 기회들이었다는 것이다. 이번 시즌 덴동커의 가장 완벽했던 찬스는 2-1 승리를 챙긴 아스날 1차전에 나왔다. 그는 아다마 트라오레의 크로스를 받아 골대 바로 앞에서 헤더를 날렸다. 슈팅은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고 페드로 네투가 세컨볼을 골로 연결했으니 아무도 이걸 마음에 담아두진 않았다… 네 달 넘게 공격 포인트가 없는 덴동커와 아다마를 제외하면 말이다.
또다른 미스는 아스톤 빌라 홈 경기에서 나왔다. 덴동커는 좌측에서 날아온 네투의 굉장한 라보나 크로스를 좋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영리하게 막아냈다. 덴동커가 뭘 더 잘해야 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올해의 어시스트로 선정됐을 수도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 네투는 땅을 치고 안타까워했을 것이다.
이런 움직임들은 덴동커가 위협적인 선수인 이유를 잘 보여준다 – 그는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위치로 잘 침투해 들어간다. 기대 골 수치(xG)는 골대에서의 거리와 각도 등을 따져 한 번의 기회가 얼마나 골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았는지를 측정해주는 수치이다. 올 시즌 덴동커의 xG는 지난 시즌보다 높지만, 실제 득점은 네 골이나 적다. 조만간 그가 몇 득점을 터트릴지도 모른다.
공동 2위: 트레제게, 아스톤 빌라 – 24슈팅
뉴캐슬 전을 치르기 전 트레제게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무득점자 중 3.13으로 가장 높은 xG를 기록했던 선수였다. 이는 디오고 조타, 스튜어트 달라스, 하메스 로드리게스 같은 5골을 득점한 선수들보다도 높은 수치이다.
간밤에도 골망을 흔들지 못한 트레제게는 총 24번의 슈팅을 때리고도 골을 넣지 못했다. 이런 기록에 대한 해석은 두 갈래로 나뉜다 – 살아날 수 있는 선수이거나, 그저 무능한 선수이거나.
이 윙어의 진짜 이름은 마흐무드 아흐메드 이브라힘 핫산이고, 유스 시절 코치가 월드컵을 든 프렌치 스트라이커 트레제게와 비슷하다는 말을 해준 이후 그 별명을 사용했다. 그러나 시즌 초 트레제게는 마치 반 바스텐이 생각나는 플레이를 펼쳤다. 그는 좌측에서 날아오는 크로스들을 계속해서 엄청나게 야심찬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아래 나오는 세 개의 발리 슈팅은 비슷한 패턴으로 시도됐다.
사실, 트레제게는 충분히 그런 슈팅으로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이다. 지난 시즌 그의 마지막 두 골은 비슷한 상황에서 터져나왔다. 모두 장거리 세트피스가 파 포스트에 있었던 트레제게에게 연결돼 발리 골이 나왔다.
그러나 트레제게의 골 가뭄이 지속될수록, 당신은 그의 테크닉에 더욱 큰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전 골문 바로 앞에서 놓친 찬스가 그 절정을 보여준다 – 트레제게는 볼을 제대로 때리지 못해 골을 놓쳤다. 그의 주발인 오른발이 아닌 왼발로 슈팅을 하니 좀 어색하게 나갔을지도 모른다. 우카시 파비안스키가 선방을 하긴 했지만, 그가 막지 않았어도 슈팅은 힘없이 골대 바깥쪽으로 흘러 나갔을 것이다.
트레제게는 골이 계속해서 나오지 않자 점점 더 조급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그는 슈팅 타이밍을 너무 이르게 가져간다. 아래 브라이튼 & 호브 알비온 전의 미스는 엄청난 빅찬스를 놓친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우나, 트레제게의 후지산 폭발슛을 잘 보여준다. 그는 볼에 정확한 임팩트를 가져가지 못해 관중석 위로 볼을 보내버렸다.
위 슈팅이 나온 그 경기에서 트레제게는 말 같지도 않은 미스를 두 번 연속으로 해버렸다. 첫 슈팅은 반쯤 빈 골대를 앞에 두고 수비수를 맞췄고, 튕겨 나온 볼은 하늘로 날려버렸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xG 수치는 선수가 올바른 위치에 서 있으면 골이 나올 것이라는 걸 암시한다. 하지만 트레제게는 올 시즌 보여준 슈팅보다는 훨씬 더 침착하고 안정적인 플레이를 해야 한다.
공동 2위: 사이드 벤라마,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 24슈팅
지난 10월 사이드 벤라마의 브렌트포드 시절 마지막 골은 정말 엄청났다 – EFL 컵 풀럼 전에 경기 종료 13분을 남겨두고 백힐 턴으로 마이클 헥토어에게 넛멕을 먹이고 완벽하게 제친 뒤 25야드 거리에서 감아차 골망을 흔들었다. 그의 감독 토마스 프랭크는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이 골로 벤라마의 이적료가 몇백만 파운드는 늘었을 것’ 이라는 농담을 했다. 2주 뒤 벤라마는 선 임대 후 완전이적 형태로 웨스트햄에 합류했다. 웨스트햄은 2500만 파운드를 지불했고, 벤라마가 이런 골을 여럿 넣어 주길 바랐다. 여태까지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본디 윙어였던 벤라마는 웨스트햄에서 넘버 나인이라는 맞지 않는 옷을 입어야 했다. 특히 벤라마가 24번의 슈팅을 시도했음에도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것은 매우 뼈아픈 사실이다. 벤라마의 슈팅 시도에는 정해진 패턴이 있다 – 그는 계속해서 좌측면에서 치고 들어와 오른발로 골문을 노리는, 아르옌 로벤의 데칼코마니 버전 같은 플레이를 펼친다. 다만 벤라마의 슈팅은 중심을 잃고 어림없이 날아가 버리는 경우가 잦다.
올 시즌 벤라마는 색다른 축구에 적응해야 했다. 브렌트포드 시절 그는 파이널 써드에서 잡을 기회를 아주 많이 부여 받았고 팀의 연계 플레이에도 핵심으로 관여하면서 스코어링 포지션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웨스트햄은 다른 종류의 축구를 한다. 데이비드 모예스는 벤라마가 보다 낮은 위치까지 내려와 볼을 받아줄 것을 요구하고, 벤라마는 슈팅을 때릴 수 있는 곳으로 가려면 고난과 역경을 견뎌내야 한다. 그의 슈팅 찬스는 터무니 없을 때도 꽤 있었다 – 아래 장면에서 화면 아래쪽에 있는 데클란 라이스가 벤라마의 슈팅 시도를 보고 좌절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동시에 모예스는 더그아웃에서 몹시 화를 냈다.
벤라마는 여전히 훌륭한 테크니션의 자질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대개 측면에서 근사한 패스로 박스 안까지 볼을 전달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 네 개의 어시스트를 쌓았다. 하지만, 지금 그는 어림없는 위치에서 너무 많은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공동 4위: 안드레-프랭크 앙귀사, 풀럼 – 23슈팅
앙귀사는 올 시즌 축구 통계 분석가들이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신기하게도 수비형 미드필더인 그는 리그에서 두번째로 많은 드리블을 성공했다. 우연의 일치로 이 리스트에서 그와 함께 4위에 오른 선수의 바로 밑 순위에 해당하는 기록이고, 마커스 래쉬포드, 아데몰라 루크먼, 사디오 마네, 네투 같은 재빠른 윙어들보다 높은 수치이다.
또한 앙귀사는 볼 탈취 면에서도 좋은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리그에서 9번째로 많은 인터셉트와 12번째로 많은 태클을 해냈다.
그리고 이제 앙귀사의 슈팅을 볼 차례다 – 그의 슈팅은 아주 끔찍하다. 앙귀사는 23개의 슈팅을 때려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이 리스트에 오른 선수들 중 가장 낮은 슈팅 당 xG를 올렸다.
솔직히 말해서 앙귀사는 끔찍한 포지션에서 끔찍한 슈팅을 날린다. 그에겐 슈팅 테크닉이랄 것도 없다. 그저 머리를 숙이고 가능한 한 세게 볼을 차기만 한다. 종종 골대에서 멀리 벗어난 곳으로 이상한 슛을 차기도 한다.
아래 장면에서는 캐스퍼 슈마이켈에게 패스를 하다시피 약한 땅볼 슈팅을 날린 후 괜히 잔디 탓을 하는 앙귀사를 볼 수 있다.
때때로 앙귀사는 볼의 밑둥을 때리고 후지산 폭발슛을 날려버린다 – 참 골이 들어갈 법한 위치에서 중거리를 시도한다.
앙귀사의 슛 대부분은 수비진이 자리를 잡고 서있고 앙귀사 혼자 볼을 키핑하고 있을 때 나온다. 전통적으로 홈 서포터들의 장대한 “슈우우웃”이라는 외침이 나오는 때 말이다. 그러나 올 시즌엔 당연하게도 선수들은 이런 자신의 머릿속의 방아쇠를 너무 빨리 당겨버리는 콜을 듣지 않아도 된다. 앙귀사는 이 리스트에 오른 선수들 중 최악의 공격수이다.
공동 4위: 아다마 트라오레, 울버햄튼 원더러스 – 23슈팅
라울 히메네스가 아스날 전 시즌 아웃에 준하는 심각한 머리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한 이후, 울브스는 여러 선수들이 스텝업해 그의 득점을 나눠서 부담해주길 바랐다.
슬프게도, 울브스는 이 리스트에 두 명의 선수를 올린 유일한 클럽이 되어버렸다.
아다마는 덴동커의 27슈팅에는 미치지 못한다 – 그러나 그 역시 그리 적은 슈팅을 때리진 않았다. 아다마는 23번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그 중 단 6개만이 골문을 향했다.
다른 17개의 슈팅은 어떻게 되었는가? 글쎄, 아예 골대를 벗어나버린 건 5개뿐이다. 골대를 맞춘 슈팅도 하나 있었다 – 다시 튕겨나와 리즈의 골키퍼 일란 멜리에를 맞고 들어간 그 슈팅 말이다. 이 골이 순전히 그의 개인 능력에서 파생된 것을 생각하면, 아다마가 여전히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것은 불운의 탓도 꽤 크다고 할 수 있다.
나머지 11개의 슈팅은 모두 수비수들에게 막혔다. 이는 아다마의 슈팅에 뭔가 있다는 걸 암시한다. 그에겐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올 시즌 그가 누구보다도 많은 수비수를 드리블로 제쳤기 때문에, 상대팀들은 그를 두려워 한다. 아다마가 볼을 잡으면 그들은 빠르게 협력 수비를 준비하고, 따라서 그가 슈팅을 때릴 땐 여러 명의 수비수가 그 앞을 막고 있다. 둘째, 공간이 열려 있다면 엄청난 발목힘으로 임팩트를 가져가는 아다마는 수비가 조금만 타이트하게 들어오면 좋은 슈팅을 때리지 못한다. 그래서, 아다마는 수비수들을 끌어들여 놓고는 그 사이로 대포알 슈팅을 발사하는 경우가 많다. 아래 그림들을 보자.
측면의 아다마는 윙으로 나오나 윙백으로 나오나 여전히 굉장히 뛰어난 선수이다. 그는 지난 시즌 멀티골을 터트렸던 맨체스터 시티 원정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전방에서 역습을 위한 옵션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앙 지역에서 많은 선수들이 그에게 달려들 때면, 아다마의 판단 능력은 형편없어진다.
아래 표는 올 시즌 여태까지 득점이 없는 선수들 중 슈팅이 가장 많은 열 명의 총 슈팅 수, 유효 슈팅 수, 박스 안에서의 슈팅 수, 총 xG, 슈팅 당 xG를 기록한 것이다. 슈팅 당 xG의 편차가 매우 큰 것은 꽤나 흥미롭다…
추천과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원문 링크: Michael Cox 2021.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