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국가 대항전/국가대표

    이탈리아는 어떻게 유로 2020 챔피언이 되었나 [디 애슬레틱]

    이탈리아 대표팀의 운전사는 코베르치아노(역주-이탈리아 대표팀의 훈련장이자 캠프)에서 버스를 끌어내다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세웠다. 사이드 미러를 확인한 그는 크림색 빵모자에 연한 파란색 스트라이프가 있는 자켓을 입은 한 남자가 버스쪽으로 달려오는 것을 보았다. 지안루카 비알리가 또다시 지각을 한 것이다. 그는 하마터면 유로 2020 결승이 있는 주말에 이탈리아 훈련장에 혼자 남아 ‘나 홀로 집에’의 노인 버전을 찍을 뻔했다. 아마 비알리는 그 전 날 생일 파티의 여운으로 출발 시간까지 자고 있었을 것이다. 비알리까지 모든 사람들이 버스에 올라탔다. 비알리는 4주 전 버스가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리는 유로 개막전을 앞두고 대표팀이 묵었던 호텔 파르코 데이 프린시피를 떠날 때에도 마지막에 탑승한 이후로..

    만치니, 극찬 받을 자격 있어... 거의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순간을 만들어냈다 [디 애슬레틱]

    국가대항전 토너먼트를 우승하는 대표팀들은 대체로 두 부류로 나뉘어진다. 특정 세대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쏟아져 나오는 황금 세대로 구성된 팀과 –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스페인, 2014년의 독일, 2018년의 프랑스 – 매 경기마다 모든 걸 쥐어 짜내면서 한 단계씩 올라가는 객관적인 전력이 약한 팀 – 2004년의 그리스, 2016년의 포르투갈 – 으로 말이다. 로베르토 만치니의 이탈리아는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팀이 아닐까 싶다. 현재의 이탈리아는 기술적인 선수들이 많은 훌륭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윙어와 플레이메이킹 미드필더들은 10년 전 이탈리아가 배출했던 선수들과는 유형이 많이 다르다. 다른 한 편으로, 이 팀엔 월드클래스의 공격수가 없다. 만치니는 4강과 결승에서 모두 승부차기까..

    조르지뉴, 첼시와 이탈리아를 돌아가게 하는 사리의 제자 - 그가 발롱도르를 수상할 수 있을까? [디 애슬레틱]

    조르지뉴가 발롱도르를 수상하러 단상 위에 올라갈 때도 페널티킥을 차는 것처럼 깡총거리며 뛰어갈 거라고 생각하는가? 농담이다. 하지만 더 이상 비현실적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는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유로 2020을 통해 은골로 캉테가 축구계에서 개인에게 수상되는 가장 영예로운 상, 발롱도르를 수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 대신 그의 첼시 동료 조르지뉴가 5월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이어 또다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다. 마우리치오 사리는 그의 발롱도르 수상이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했다. “만약 조르지뉴가 유로를 우승한다면, 그는 발롱도르 수상 후보가 되는 거예요.” 사리는 스포르트이탈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조르지뉴에 관해 말했다. “그는 우아한 선수고, 모두가 그를 ..

    번뇌의 시간은 끝났다: 잉글랜드가 유로 2020 결승에서 전술을 바꾸지 말아야 할 이유 [디 애슬레틱-마이클 콕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는 현재까지 잉글랜드가 유로 2020을 치르는 동안 각 선수에게 들어맞는 역할을 쥐어주는 접근법을 사용했다. 그는 승리를 거둔 날의 선발 명단은 바꾸지 않는다는 오랜 격언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선수들을 기용해왔다. 사우스게이트는 대회 개막 이후 두 경기 연속으로 같은 스타팅 라인업을 꺼내든 적도 없다. 그러나, 이탈리아를 상대하는 잉글랜드의 결승전은 가장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다. 이탈리아는 견고한 수비와 기술적인 미드필드 트리오, 파괴력 있는 공격을 자랑한다. 사우스게이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상대를 막아낼 수 있는 팀을 짜는 데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역설적이게도, 그 때문에 잉글랜드는 선발 명단을 바꾸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제 이탈리아의 시스템은 아주 익숙해졌다. 그들의 포..

    베라티, 바렐라, 조르지뉴 vs 부스케츠, 페드리, 코케: 미드필더들의 전쟁이 다가온다 (이탈리아 미드필더 분석) [디 애슬레틱]

    스페인의 경기를 보다 보면 뭔가 지켜보는 우리가 절로 힘들어지던 때가 있었다. 우리의 눈동자는 선수에서 선수 사이를 오가는 수백 수천 번의 패스를 따라 빠르게 움직였고, 베르나베우와 캄프 누의 조명 아래에서 빠른 스피드로 이리저리 움직이는 패스들을 쫓아 계속해서 뛰어다녀야 했던 상대 선수들에겐 약간의 동정심마저 들 정도였다. 스페인이 마지막 유로 우승을 따냈던 2012년, 그들의 강점은 미드필드였다. 그리고 바로 지금이 다시 한번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에는 피카소가 한 폭의 그림을 그리듯 스페인이 이탈리아를 요리했던 9년 전 경기처럼 흘러가진 않을 것이다. 스페인이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4-0 완승을 거뒀던 때와는 선수들도 많이 달라졌고, 양팀의 상황도 바..

    이탈리아의 부활과 만치니의 두번째 기회: 아주리는 어떻게 벼랑 끝에서 돌아왔는가 [디 애슬레틱]

    마르코 타르델리(역주-전 이탈리아 국가대표 선수, 1982년 결승전 서독을 상대로 2-0을 만드는 골을 득점)가 앤디 워홀과 이야기를 나누고 루 리드(역주-미국의 록 가수,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리더)가 알 파치노와 시간을 보내는 로베르토 만치니의 관심을 끌기 위해 소리를 지르고 칼 라거펠트(역주-독일의 디자이너, 20세기 후반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가 벽에 몸을 기댄 채로 지켜보는 상황을 생각해봐라. 그날 스튜디오 54(역주-뉴욕의 나이트 클럽)의 밤은 만치니가 그의 국가대표팀과의 관계를 끝내지 않은 이유와 이제는 유로에 출전하는 이탈리아의 감독으로써 선수 시절엔 놓쳤던 것을 성취하려는 그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어느 정도 설명해준다. “로비(역주-만치니의 애칭), 이제 아침 5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