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가 맨체스터의 신세대 팬덤을 장악했을까? [디 애슬레틱]
Premier League/맨시티

맨시티가 맨체스터의 신세대 팬덤을 장악했을까? [디 애슬레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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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or United? 맨체스터에 위치한 부스 홀 소아과의 간호사들은 이렇게 묻곤 한다. 주사실의 한 쪽 벽에는 파란 셔츠를 입은 콜린 벨의 포스터가 붙어 있고, 다른 한 쪽에는 붉은 유니폼을 입은 스타 조지 베스트가 수비수들 사이로 우아하게 드리블하는 사진이 있다. 네가 원하는 쪽, 네가 원하는 팀을 고르라는 식이다.

 

맨시티가 잉글랜드 3부 리그 시절 어려움을 헤쳐 나가려 했던 시즌을 그린 마크 호킨슨의 책<블루 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알렉스 퍼거슨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러피안 컵을 우승하고 절정에 이르렀던 1998-99 시즌은 그들의 엄청난 성공을 상징하는 해였다. 반면 같은 시기 맨커니언 웨이(역주-맨체스터에 위치한 A57도로. 이 도로를 통해 차로 14분 안에 올드 트래포드와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오갈 수 있습니다)의 반대편 팀은 링콜린 시티, 위컴 원더러스, 그리고 요크 시티에게 패배했다.

 

그 시즌 시티의 더비 상대는 매클스필드 타운이었다. 오토 윈드스크린 실드(역주-현재 파파존스 트로피로 불리는 EFL 트로피를 뜻합니다. 여러분께서 알고 계시는 EFL 컵과는 또다른 대회로, 48개의 리그1, 리그2 팀과 16개의 프리미어리그 U-21 팀이 참가합니다) 북부 1라운드 맨스필드 타운과의 경기에는 관중이 고작 3,007명 밖에 오지 않았는데, 이는 시티 역사상 최저치였다. 호킨슨은 그 시절 맨체스터가 어땠는지를 기술했다.

 

1960년대 부스 홀(역주-아까 나왔던 그 소아과입니다)에 아픈 배와 부러진 팔을 부여잡고 들어가던 아이들은 이제 그들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 호킨슨은 그들은 이제 완전히 다른 도시에 살고 있다. 경기장과 길거리, 팬들의 비율도 크게 달라졌다. 한때 파랑, 빨강, 파랑, 빨강이 혼재했던 도시는 이제 빨강, 빨강, 파랑, 빨강의 도시가 되었다. 아이들은 유나이티드를 응원한다. 맨체스터 시티는 몰락한 클럽이다. 라고 썼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떠한가?

 

이에 관해 얼마 전 내 아들이 알려준 정보는 매우 흥미로웠다. 초등학교 6학년 교실의 모든 아이들 중 리버풀을 좋아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모두 시티를 응원한다는 것이었다.

 

뭔가 좀 이상하다. 그리고 믿기 힘들었다. 우리는 맨체스터 시티 경기장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산다. 그래서 나는 다음 날 아이에게 좀 더 조사를 해보라고 했다. 그리고 아들은 다시 한번 같은 정보를 들고 돌아왔다. 6학년 교실은 유나이티드 팬이 없는 곳이었다(역주-원문은 6학년이 6G라는 것을 이용한 ‘Class 6G was a United-free zone’라는 언어유희가 나옵니다). 블루, 블루, 블루, 레드 (리버풀!), 블루, 블루였다.

 

물론 이건 정확한 통계자료가 될 수 없다 정말 현실과는 아예 동떨어진 정보일지도 모른다. 다른 반, 다른 학교, 다른 동네에서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일이다.

 

혹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설문일 수도 있다. 축구 역사가 개리 제임스의 말을 빌리자면, 현대의 트로피에 목마른 시티는 신세대의 선택을 받고 있는 팀인 것일까?

 

맨체스터는 붉을까, 푸를까?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만을 남겨두고 있는 펩 과르디올라의 시티의 엄청난 성공이 반으로 나눠진 축구 도시의 판을 뒤바꾸면서 유나이티드의 로컬 팬베이스를 위협하고 있는 걸까?

조 로일 감독이 재임 중이던 시절(역주-1998-99 시즌 이야기입니다. 조 로일 감독은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시티를 맡았고 선수 시절엔 스트라이커로서 시티의 1976년 리그컵 우승에 일조한 바 있네요), 시티가 3부리그에서 승격에 성공한 해는 내가 이 도시의 두 팀을 취재하기 위해 맨체스터로 이사한 해이기도 하다.

 

로일은 1970년대 이후 우승컵을 차지한 적이 없었던 맨시티를 다룬 책 제목에서 따온 그들의 별명 Cups for Cock-Ups(역주-cock-ups는 실수를 뜻합니다. 맨시티에게는 진짜 트로피가 아닌 실수를 따지는 상만 있었다는 놀림이죠)을 언제나 낙관적으로 들으려 했다. 그가 맨시티 팬들의 불안함을 칭하는 Cityitis라는 말을 꺼내고 개인 탁자에 패닉 버튼이라는 글자가 적힌 찻잔 받침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 뒤부터는 그의 낙관론에 믿음을 주기 힘들어졌다.

 

그때부터 맨체스터에 새로 살게 된 내가 앞으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 조금씩 알 수 있었고, 내가 보고 있는 것들이 무슨 의미를 갖고 있는지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영국의 모든 축구 팬들은 맨체스터에 살지 않는 유나이티드 팬들의 행패에 관해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 도시에 오면 곧바로 그건 낭설일 뿐이란 걸 알 수 있다. 촐튼부터 치팅엄 힐까지, 버니지부터 블랙리까지, 모스턴부터 마일스 플래팅까지, 그들은 어디에나 있다(역주-맨체스터의 지명들입니다. 맨체스터 어디에나 맨유팬들이 있다는 뜻).

 

반대로 시티 역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들은 3부리그에서도 평균 관중 28,000명대를 유지했다. 무엇보다 매치데이가 되면 파크사이드, 비하이브, 셔우드, 클레어몽 등 모든 모스 사이드(역주-맨체스터 동네)의 펍들에 들어찬 시티 팬들은 유나이티드와 비교당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시티가 90% 정도가 텅 비었던 홈구장 매인 로드에서 경기를 치른 다음 날, 유나이티드는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했다. 데일리 미러는 후면에 시티의 사람을 찾기 힘들었던 경기장 사진과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오늘 밤 올드 트래포드에서 55,000명의 열성 팬들 앞에서 경기를 치를 것이다. 한편, 매인 로드에서는…’이라는 헤드라인을 달았다.

 

https://twitter.com/thisistheone99/status/435489256019329024

 

Paul on Twitter

“City, Manchester City..... 3007 Vs Mansfield!!”

twitter.com

 

시티의 다음 경기에는 기자석으로 침입하려는 팬들을 막아세우기 위해 경찰 병력이 가담해야 했다. 기자들은 하프타임에 프레스 룸에서 보호를 받아야 했다. 팬 네 명이 퇴장당했다. 당시 미러에서 경기를 취재하던 프리랜서 기자 린제이 서튼은 해하려는 팬들을 피하기 위해 에스코트를 받아야 했다.

 

시티가 최근 10년 새 다섯 번째 리그 타이틀을 여유롭게 따내고 일이 좀만 잘 풀린다면 첫 챔피언스리그 트로피까지 쟁취할 수 있는 지금 와서 그때를 돌이켜보면 뭔가 언짢은 기분이 든다.

 

아부다비의 인수 이후 시티는 14개의 트로피를 획득했고 만약 커뮤니티 실드까지 따지면 17개가 된다 엠프티하드(역주-emptyhad. 관중이 없는 에티하드를 놀림거리로 만들면서 쓰는 말)와 헐값 티켓 판매에 대한 험담들은 너무나도 큰 성공들은 맛본 클럽이 어쩔 수 없이 받을 수밖에 없는 조롱과도 같은 것이었다.

 

시티의 최근 2019-20 회계연도 보고서에 따르면, 클럽은 락다운 전까지 프리미어리그 평균 관중 54,219명을 기록했고 이는 에티하드 스타디움 역사상 최고치였다. 지난 1년 동안은 32개의 새로운 공식 서포터즈 클럽이 설립되어 총 299개의 서포터 그룹을 갖게 됐다.

 

시티의 데이터에 따르면 직관을 가는 사람들 중 70%가 경기장에서 50마일 이내에 거주한다고 한다. 그러나 2006년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졌던 맨체스터 더비 때와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그때 한 팀은 한국에서 11명의 마스코트를 초청했고, 다른 팀은 콜리허스트와 페일스워스에서 어린이들을 데려왔다.

 

닐슨 스포츠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시티는 2011년 이후 유럽 빅리그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폭을 보이고 있는 팀이라고 한다. 에티하드는 지난 회계연도 상으로 77개국의 방문객을 맞이했다. 시티는 2008년 개혁의 삽을 푸기 위해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브랜드적으로 아직은 베이징이나 방콕, 도쿄 같은 도시의 바에서 우리의 경기장 광고판에 붙어 있는 Fred Smiths Plumbing, call 0161 광고를 볼 수가 없다(역주-에티하드 스타디움에는 Fred Smiths Plumbing이라는 미국 보일러, 배관 회사의 광고가 있습니다) 라고 불평하던 전 나이키 간부 개리 쿡과 함께 큰 발전을 이룩했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글로벌적인 인기를 기준으로 클럽들 바라보면 시티는 여전히 유나이티드보다 영향력이 작다. 그리고 올드 트래포드에는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경고문이 여섯 개의 언어로 표시되어 있다고 해도, 일요일 경기장에 침입한 반 글레이저 시위자들이 강한 맨체스터 지역 억양을 구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역주-맨유는 글로벌, 로컬 모두 잡은 팀이라는 것 같네요). 12살도 채 안 된 소년은 스카이 스포츠의 카메라 앞에서 살포드의 시인이라 불리는 존 쿠퍼 클라크가 자랑스러워 할 만한 딜리버리 Im here for the buzz라는 말을 내뱉었다(역주-솔직히 저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존 쿠퍼 클라크는 영국 태생의 유명한 시인이라고 하네요. 별명이 펑크 시인이고 앨범도 여럿 냈다고 해요. 그 시인의 말 중 한 구절을 저 소년이 따온 거 아닐까 추정해봅니다).

 

 

하지만 둘 중 어느 클럽이 더 강력한 로컬 팬베이스를 갖고 있냐는 토론을 할 때면, 한 팀을 콕 집기는 쉽지 않다. 이 끝없는 논쟁에 명쾌한 해답을 내놓으려는 진지한 시도를 한지도 너무 오래되었다.

 

2002,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교 대중문화연구소의 아담 브라운은 당신은 맨체스터 사람입니까?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의 주제는 도시 내에서 유나이티드와 시티 중 어떤 클럽이 더 큰 팬덤을 지니고 있는지 조사하는 것이었다.

 

브라운의 분석은 2001년 각 클럽이 발표한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조사에 따르면 M으로 시작하는 우편번호를 가진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시티(6,678)의 시즌권보다 유나이티드(7,808)의 시즌권을 더 많이 소지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시티 팬들은 브라운이 유나이티드 팬이라는 점을 문제 삼으며 조사가 편향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FC 유나이티드 오브 맨체스터(역주-글레이저의 맨유 인수 당시 그에게 반대하며 맨유 팬들이 창설한 시민 구단)의 설립 멤버 중 하나였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승리는 맨유가 차지했다. 맨체스터는 붉은 색이었다.

 

특정 구단의 강성 팬들이 많은 그레이터 맨체스터(역주-맨체스터 내에 있는 카운티입니다)에 관한 흥미로운 정보도 있었다. 북서부에는 유나이티드 팬들이 많이 거주하는 반면, 동남부로 갈수록 시티 팬들이 많아졌다. 예를 들어 세일(역주-서부에 가까운 지역입니다) 거주자들은 대체로 게오르기 킨클라제(역주-칸토나와 비슷한 시기 맨시티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선수입니다)보다 에릭 칸토나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길 선호할 것이다. 반면 치들(역주-남동부에 위치)에선 만약 그 시절의 데이터가 현재까지도 유효하다면 사람들은 필 존스보다는 필 포든에 관해 이야기하길 원할 것이다(역주-근데 맨유 팬이라고 해도 필 존스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요?).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브라운의 분석을 따지기엔 세월이 너무 지나버렸다. 그때 시티의 홈구장은 에티하드 스타디움도 아니었다.

 

역사가 제임스는 그의 책 맨체스터 축구의 역사에서 시즌 티켓 소지자의 수는 클럽의 서포터 수를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에 불과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앞으로 실시되는 모든 설문 조사는 세 지표를 고려해야 합니다. 시즌 티켓 보유자 수, 일반 직관 관중, 그리고 팀을 응원하지만 경기장에는 가지 않는 사람들까지요. 그래야만 맨체스터의 주인이 누구인지 밝힐 수 있을 겁니다.

 

 

제임스는 시티를 응원하지만, 유나이티드에 관한 글도 여럿 내놓은 바 있으며 퍼거슨의 팀이 전성기를 누렸던 20년 간 맨체스터 어린이들이 쉽게 택할 수 있는 클럽이었다고 말했다.

 

알렉스 퍼거슨 시대의 종말과 새로운 시티의 탄생은 상황을 다시 바꿔 놓았죠. 제임스는 디 애슬레틱에 말했다. 가족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적인 응원은 두 팀에 모두 남아 있지만, 시티가 앞으로 나아가는 클럽으로 비춰지는 경향이 있어요. 반면 유나이티드는 지속적으로 성공을 이뤄가고 있지만 퍼거슨 시대의 영광을 재현할 수는 없죠. 만약 오늘날 팬층을 다시 조사했다면, 동서로 갈리는 팬 성향은 여전했을 거라고 봐요. 하지만 학교에서는 시티 팬의 숫자가 크게 증가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영국 축구 역사상 가장 성공한 감독들 중 하나였던 퍼거슨이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의 수석 스포츠 기자 (이자 시티를 열렬히 응원했던) 폴 힌스에게 시티의 경기장 이름을 파멸의 사원으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 같은 짖궂은 질문도 들었던 시티에 따르면 맨유를 좀 짜증나게 할 만한 독립적인 조사 결과도 있었다.

시티가 말하길, 데이터 상으로 유럽 축구팀을 통틀어 가장 어린 팬층을 지니고 있는 팀은 바로 시티라고 한다.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이 반론을 제기할 것 같긴 하지만, 시티는 잉글랜드에서 7세 이상 12세 이하 어린이 팬들을 가장 많이 거느리고 있는 팀은 자신들이라고 믿는다.

 

나는 시티가 응원팀을 정해야 했던 많은 어린이 팬들을 사로잡았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은 성공하는 팀을 원하고 현 시점에선 시티가 확실히 훨씬 더 좋은 팀이니까요. 맨시티의 팬 사이트 블루문을 운영하는 릭 터너는 맨체스터 내에서의 응원 구도에 관해 설명했다. 케빈 데 브라이너, 리야드 마레즈, 다비드 실바 같은 선수들은 프레드, 스콧 맥토미니 등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유나이티드 역시 마커스 래쉬포드, 폴 포그바,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비롯한 여러 A급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나는 유나이티드가 그들이 신세대 팬들에게서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았다는 증거로 틱톡 사용자 수 -이건 클럽의 마케팅 면에서 특히 중요하게 부각되는 부분들 중 하나니까요 를 짚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터너는 덧붙였다.

 

그의 사견은 50대50에 가까웠다. 지난 10년 동안 서서히 시티 쪽으로 팬층이 이동했을 수도 있어요. 혹은 최소한, 요즘에는 길거리에서 시티 유니폼을 입은 아이들을 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죠. 다만 난 이 변화가 엄청난 격변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양 팀은 언제나처럼 연고지 내에서 엄청난 응원을 받고 있어요. 약간의 지역 차이가 있을진 몰라도 대체로 맨체스터에서 북부와 서부는 친 유나이티드 성향에 가깝고, 남부와 동부에는 시티 팬들이 더 많은 것 같더군요 맨체스터가 완전히 푸른색 혹은 붉은색으로 뒤덮였다고 주장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그런 주장을 펼치고 있고, 두 클럽 역시 이런 이야기를 퍼뜨리길 좋아한다. 특히 시티는 PR 배틀에서 기회를 놓친 적이 거의 없다. 그리고 오늘 디 애슬레틱은 유나이티드 서포터들이 수년 간 의심해 왔던 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오랜 시간 동안 모든 영입생들은 유럽, 남아메리카, 혹은 어디에서든 맨체스터 사람들은 유나이티드보다 시티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해야 했어요. 한 전 시티 직원은 말했다. 몇몇 선수들은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조차 없었죠. 하지만 우린 그렇게 말하라고 했어요.

 

당시 시티의 서포터들은 유나이티드를 만나면 너희들은 싱가포르의 자랑이야(역주-유나이티드는 맨체스터에선 인기가 없는데 해외에서만 인기가 많다고 놀리려는 챈트입니다) 하는 챈트를 불렀다. 하지만 더 이상은 그러지 못한다. 현대의 맨시티는 유나이티드와 거의 같은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그들은 전세계로 트로피 투어를 다니고, 프리시즌에는 잉글랜드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국가들에도 방문하며, 13개의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 계정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그런 면에서 보면 시티는 여전히 유나이티드에게 꽤나 뒤쳐져 있다. 페이스북에서 유나이티드는 시티의 4,030만을 크게 뛰어넘는 7,32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4,020만 대 2,350만이 된다. 맨유의 트위터 계정은 2,530만 팔로워를 지닌 반면 시티는 960만 명 밖에 되지 않는다.

 

맨유가 자신들의 팀이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이라고 말하고 1997년 이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는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는 99% 이상의 매진률을 자랑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모든 것들은 이미 여러분이 예상 가능했던 것들일지도 모른다.

 

이런 맥락에서 말하자면, 유나이티드는 무려 255천 명의 공식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들은 현존하는 클럽 최고치라고 생각한다) 매년 32만 명이 올드 트래포드 투어와 박물관을 방문한다. 백만 명 이상의 팬들이 현지 메가스토어를 방문하고 시즌 티켓 대기자는 8만 명에 달한다.

 

시티가 이런 숫자에 대적하려는 시도라도 할 수 있을까? 유나이티드는 올타임 프리미어리그 TV 중계 최고 시청자 수를 기록한 20경기 중 19경기에 들어가 있었다. 왜 방송사들이 FA컵에서 그들의 경기를 12년 동안 58경기 연속으로 생중계했겠는가?

 

소셜 미디어를 들여다보면, #MUFC는 역사상 가장 많이 트윗된 팀이다. 이는 0.5초마다 누군가 한 명은 이 클럽에 대해서 온라인 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그러나 시티는 2014년 이후 유나이티드와의 격차를 반으로 줄였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서 시티의 계정은 과르디올라가 합류한 2016년 이후 91%나 성장했다.

 

실제로, 시티는 모든 수치를 고려해봤을 때 그들이 전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인기 많은 팀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만약 이에 대해 토론을 하려 한다면, 전 세계를 통틀어 11억 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다는 맨유의 주장 역시 형평성을 위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자면, 맨유는 지구 상에서 7명 중 1명은 자신들을 응원한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맨체스터에서의 이런 논쟁이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아주 격렬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점 뿐이다.

 

내가 맨체스터에 살지 않는 사람과 대화하다가 맨유 팬임을 밝히면, 그들은 맨체스터에는 맨유팬이 정말로 별로 없냐고 물어봅니다. Republik of Mancunia 팬 사이트를 운영하는 스콧 패터슨은 말한다. 말도 안 되는 거죠. 맨체스터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여기에 맨유팬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어요. 당신들이 예상하는 만큼 많습니다.

 

유나이티드는 세계 대전 이후 매 시즌마다 시티보다 많은 평균 관중 수를 기록했어요. 우리가 매인 로드를 임시 홈구장으로 썼을 때도 그랬죠. 어느 팀이 더 잘하고 있는지는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는 유나이티드가 1970년대 디비전 2에 있을 때도 잉글랜드 최고 평균 관중 수를 찍었어요. 그땐 맨체스터 남부에 어떤 구단의 팬들이 있는지 얘기하지도 않을 때였죠.

 

유나이티드가 맨체스터 바깥에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는 사실은 맨체스터 지역 내에도 유나이티드 팬들이 상당하다는 팩트를 가릴 수 없어요. 내가 보기에 시티 팬들은 우리를 깎아내릴 무언가를 찾아야 했고, 그래서 이런 낭설이 퍼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서 맨체스터의 축구 팬들에 관해 알아가면서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정보가 나온다. 유나이티드의 팬들은 근거 없이 맨유를 비난하기 위해 찌라시를 퍼트리는 시티 팬들을 비난한다. 때문에 유나이티드의 인터넷 팬 포럼이나 팬페이지를 들어가보면, 시티를 거짓말쟁이들 이라고 칭하는 것을 볼 수 있다.

 

1980년대 맨유에서 잠깐 뛰기도 했던 니키 웰시는 평생을 맨체스터에서 나고 자란 맨체스터 토박이로, 최근 My United Road라는 제목의 맨유 응원기를 책으로 냈다.

 

나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말하곤 합니다. 맨체스터의 축구팬 중 70%는 유나이티드의 팬이에요. 이건 내가 어렸을 적부터 바뀐 적이 없습니다. 웰시는 말했다.

 

최근 몇 년 간 달라진 건 시티가 경기장 안팎에서 장기적인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는 거죠. 그들은 맨체스터 시티의 이름이 더 널리 알려지게 만들었습니다. 이젠 그들이 맨체스터 밖이나 해외에서 훨씬 더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을 거라는 데엔 의심의 여지가 없어요.

 

하지만 솔직해지자고요. 내가 보기엔 COVID-19 검사를 위해 에티하드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락다운 이전 시티의 경기들을 보러 오던 사람들보다 많은 것 같아요.

 

만약 그의 마지막 말이 어느 유명한 관용구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면, 제대로 알아본 것이다. 웰시는 시티가 맨체스터라는 도시에서 가장 인기 있는 클럽이 되려는, flogging a dead horse(역주-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데에 노력과 시간을 낭비한다는 의미의 영문 관용 표현입니다)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 친구는 1970년대에 마이크 도일(역주-맨시티에서 1965년부터 1978년까지 448경기를 뛴 레전드이다)이 모스턴에 있는 그의 학교에 와서 시티 경기 티켓을 무료로 뿌리던 걸 기억해요. 한 아이는 도일에게 당신이 없어도 이 학교에 걱정거리는 충분해 보이지 않나요?라고 말했다죠.

 

하지만, 궁극적으로 마지막에 웃음을 보일 수 있는 팀은 프리미어리그 타이틀을 따낸 시티가 될 것이다. 그들은 529일 첼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면 챔피언스리그 트로피까지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티는 그들의 역사적인 성공을 매개로 신세대 팬들을 확실히 사로잡으려 하고 있다.

 

지난 시즌 펼쳐졌던 어느 경기 때 시티의 팬 존에는 2,00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이 팬 존은 프리미어리그 클럽의 시즌권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최고의 팬 존으로 선정됐다. 에티하드는 리그에서 두번째로 어린이들이 방문하기 좋은 구장으로 꼽혔다.

 

2021년 현재, 우린 맨체스터가 붉은지 혹은 푸른지에 관해서 명료한 답을 내놓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시끌벅적한 이웃놈들(역주-맨유 팬들이 시티를 칭하는 말)의 최고의 호황기이다. 시티의 종신 회장이었던 베르나르드 할포드가 아부다비 인수 10주년 기념일에 했던 말이 떠오르는 시기이다.

 

2019년 별세한 할포드는 1972년 비서로 취임하면서 시티와의 연을 시작했다. 그는 총 22명의 감독과 함께 일했고, (임시 감독은 제외한 숫자이다) 다섯 번의 강등과 승격을 경험했으며 2008년 전까지 그가 들었던 트로피는 1976 리그컵 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맨체스터의 붉은 시대를 끝내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됐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건 바로 차에 타고 있을 때입니다.” 할포드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나는 내가 살던 로이튼에서 매인 로드까지 차를 타고 오곤 했어요. 그 사이에 사람들이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스카프를 하고 있는지 봤었죠. 횡단보도를 건너 학교에 걸어가는 아이들을 살펴보는 등의 일을 했다는 겁니다. 레드와 블루? 유나이티드와 시티? 그들은 분명 우리를 숫자로 압도했어요. 하지만 이젠 아닙니다. 이제는 시티가 10-0, 혹은 그 이상으로 이길 수도 있는 상황이 됐죠.”
FASTory입니다.
이름과는 달리 시간이 흘러도 가치 있는 글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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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Daniel Talyor 202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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