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 하베르츠, 내가 말하는 나의 축구 [디 애슬레틱]
Premier League/첼시

카이 하베르츠, 내가 말하는 나의 축구 [디 애슬레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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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최고의 순간들을 되돌아보던 카이 하베르츠는 지치지 않고 설명을 이어갔다. 지난 5월 포르투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첼시의 두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머쥐는 결승골을 틀어주자, 그의 얼굴은 환해졌다. 그 득점은 개인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선수의 가장 센세이션한 시즌 마무리를 장식했다.

 

이거 알아요! 하베르츠는 웃으며 말했다. 5월 이후로 이 득점 장면을 정말 자주 돌려봐요. 이건 절대로 잊지 못할 장면입니다. 내게 정말 큰 의미를 갖는 골이었죠.

 

경기장 위에서는 항상 달라져요. 그저 TV로 보고만 있으면 쉬운 골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런 상황에 직접 놓이면 내가 점유할 수 있는 공간을 모두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아직도 이 골을 보면 소름이 끼쳐요. 나와 모든 사람들에게 정말 중요한 순간이었죠.

 

https://twitter.com/kaihavertz29/status/1399347834567204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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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베르츠는 토마스 투헬의 전형적인 고강도 아침 훈련 이후 디 애슬레틱에게 약간의 시간을 내주었다. 그는 바이엘 레버쿠젠과 첼시에서의 비디오를 보면서 자신의 플레이를 분석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규제로 인해 줌의 화면 공유 기능으로 그의 스페셜 영상을 틀어야 했지만, 하베르츠의 열정에는 변함이 없었다.

 

포르투에서의 결승골은 투헬의 승리이자 하베르츠의 승리였다. 투헬은 첼시의 선수들을 영리한 시스템에 완벽하게 녹여내면서 혼란스러운 스쿼드를 챔피언스리그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가장 조직적인 팀으로 바꿔 놓았다. 그의 전술에는 균형이 잡혀 있었고 특정 팀을 상대로는 맞춤 전략을 쓰기도 했다. 맨체스터 시티를 만났을 때에는 펩 과르디올라의 강한 전방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좌측면으로 롱패스를 꾸준히 보냈고, 이는 결국 하베르츠의 득점으로 이어지는 찬스의 발판이 되었다.

 

그러나 첼시의 결승골은 코밤(역주-첼시의 훈련장)에서 미리 만들어졌던 패턴이 아니었다. 사실 이런 상황을 완전히 똑같이 훈련할 수는 없어요. 하베르츠는 덧붙였다. 경기장에서는 언제나 훈련장에서보다 약간 더 발전된 플레이를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가 왼쪽으로 가면 나는 오른쪽으로 가야 할 거예요. (계획을 실행하는 것과 상대의 플레이에 반응하는 것은) 언제나 50-50입니다. 하지만 그 골은 우리가 해왔던 플레이의 일환이기도 했어요. 5초 안에 우리 박스에서 상대의 골문까지 볼이 전해졌으니, 아주 좋은 공격이었죠.

 

두번째 영상에는 5년 전의 하베르츠가 보여줬던 활약을 담았다. 20163, 분데스리가 U-17 레버쿠젠 대 포르투나 쾰른 경기에서 그가 넣은 결승골이었다. 영상 속에서 하베르츠는 그가 에스타디오 두 드라강에서 시티의 수비수들을 농락한 우측면에서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들어가는 대각 움직임과 놀랍도록 똑같은 동선을 가져갔다. 그는 스루패스를 받아 엄청난 발리로 마무리를 지었다. 하베르츠는 나는 중원에서 오른쪽에 있을 때 저런 식으로 뛰어들어가는 걸 좋아해요. 라고도 말했다.

 

1년 정도 후, 하베르츠는 레버쿠젠 성인팀에서 비슷한 발리슛으로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신고하면서 그의 어마어마한 재능을 알리기 시작했다. 볼프스부르크 전 후반에 교체로 투입된 하베르츠는 89분에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카림 벨라라비의 통통 튀는 패스를 한 번에 발리로 연결시켜 파 포스트의 골망을 갈랐고, 팀이 3-2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점을 만들었다.

 

[슈팅을 차기 전에는] 어디로 볼을 보낼지 알고 있어야 해요. 약간의 행운이 따를 때도 있죠. 그는 발리 테크닉에 관해 말했다. 이런 상황에는 생각을 많이 할 수가 없어요. 그냥 슛을 때려야 하는 거죠. 저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발리슛을 때립니다. 하베르츠는 이 득점을 한 직후 동료들과 함께 빠르게 볼을 들고 하프라인으로 돌아가 역전골을 노리는, 17살 답지 않은 성숙함을 보여줬다.

 

하베르츠는 스킬과 마인드 면에서 이미 완성된 채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듯했다. 그의 색다른 등번호 29번도 지금까지 쭉 유지되고 있다.

 

하베르츠는 등번호에 관해서 약간의 설명을 해줬다. 내가 어렸을 때 나는 항상 형과 함께 FIFAPES 같은 게임을 하면서 놀곤 했어요. 그는 말했다. 우리는 언제나 게임 속에서 자기 캐릭터를 만들었죠. 나는 등번호 10번에 금빛 축구화를 신은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형은 항상 29번을 달았죠. 내가 공식 경기에 뛰게 되면서, 레버쿠젠 구단이 내게 달고 싶은 번호가 있냐고 물어봤어요. 나는 어떤 번호가 비었냐고 되물었죠. 그들이 29번을 말하자, 형이 생각났고 그 번호를 택했어요. 어느 때는 내게 행운을 가져다주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 번호이죠. 하지만 난 29를 좋아해요. 이젠 모두가 29번이 내 백넘버라는 걸 압니다.

 

하베르츠가 레버쿠젠에서 네 시즌 간 득점한 46골 중 대부분은 그의 독일 대표팀 첫 골과 유사하다. 그는 201910월 아르헨티나와의 친선 경기에서 국가대표 데뷔골을 기록했다. 하베르츠는 하프라인부터 페널티 박스 안까지 빠르게 들어가 완벽한 타이밍에 위치를 선점하여 트랜지션 공격의 방점을 찍었다.

 

나는 박스 안에 들어가 한 두 번의 터치 이내로 골을 넣는 걸 좋아해요. 하베르츠는 말했다. 나는 미드필더지만 박스 안에 쇄도하는 걸 좋아합니다. 아마 그래서 모든 수비수들이 내 움직임을 신경 쓰지 못하는 걸지도 몰라요 중원에 있던 내가 갑자기 박스 안으로 들어가니까요.

 

레버쿠젠 시절 하베르츠에게 주로 패스를 넣어주던 선수는 그와 경기장 밖에서도 친한 친구 사이로 엄청난 경기 이해도를 공유했던 율리안 브란트였다. 201925-1 대승을 거둔 마인츠 전, 하베르츠는 브란트가 좌측면에서 볼을 몰고 달리는 걸 보곤 자신이 컷백을 받길 원하는 위치를 가리킨다. 3초 뒤 그는 슈팅 포지션에 도달해 골을 넣었다.

  

하베르츠는 브란트에 관해 그는 경기장에서 언제나 나와 같은 생각을 했어요. 그게 우리의 호흡이 좋았던 이유예요. 라고 말했다.

 

포르투에서 터진 그 득점 이전에도, 하베르츠와 메이슨 마운트 사이에서는 비슷한 커넥션이 만들어지는 징조가 있었다. 5월 초 2-0 승리로 끝났던 풀럼 홈 경기에서 첼시의 선제골 장면이 그러했다. 마운트가 티아고 실바의 롱볼을 완벽한 퍼스트 터치로 받아내자, 하베르츠는 올라 아이나의 뒷공간으로 침투할 때라는 걸 알았다. 퀄리티 있는 두 선수가 아주 쉬워 보이지만 위협적인 연계 플레이로 골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는 엄청난 선수예요. 하베르츠는 마운트에 대해 말했다. 마운트는 정말 재능 있는 선수죠. 우리의 호흡은 아주 훌륭해요. 지난 시즌보다 이번 시즌에 연계가 더욱 좋아질 것 같아요. 서로를 더 잘 알게 되었거든요. 나는 마운트와 함께 뛰는 게 정말 좋습니다. 그는 매우 뛰어난 선수이고 내게 좋은 어시스트를 넣어주죠.

 

몇몇은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사치스러운 여름 영입이 프랭크 램파드의 후계자 마운트의 자리를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마운트와 하베르츠는 다재다능한 능력을 바탕으로 서로 공존하면서 강력한 시너지를 만들었다. 그들은 거의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현대적인 창조자(역주-creator. 플레이를 만들어낸다는 뜻입니다)이고 투헬은 하베르츠가 9번과 10번 사이 그 어딘가에 있는 하이브리드한 선수라고 말했다 경기 내에서 전술적 변화에 잘 적응하는 선수들이다.

 

축구가 변화했어요. 하베르츠는 말했다. 이젠 모든 선수들이 자기 포지션을 지키면서 대형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요.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에는 나의 위치에 따라 다르게 움직여야 하고, 경기를 뛸 때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임합니다. 마운트 역시 마찬가지예요. 우리는 상대 진영을 돌아다니면서 좌측과 우측을 오가죠. 수비수들 사이를 마치 유령처럼 배회하는 거예요 우릴 잡는 게 쉽진 않을 겁니다.

 

하베르츠는 풀럼 전에서 골을 하나 더 만들어냈다. 지능적으로 볼을 지키는 플레이 이후 여러 수비수들 사이에서 티모 베르너와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뒷공간으로 들어가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시즌을 봤다면 베르너가 현 첼시 최고의 어시스터라는 걸 인정해야죠. 하베르츠는 첼시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만 8개의 도움을 올린 베르너에 대해 이야기하며 농담을 던졌다. 그는 자기 스타일을 바꾸고 골보다 도움을 하는 데 치중했어요. 하지만 베르너는 모든 걸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베르너는 (내가 침투해서 득점할 수 있도록) 왼쪽으로 뛰면서 내게 공간을 열어줬어요. 그는 모든 걸 할 수 있습니다. 그의 플레이를 정말 예측하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죠.

 

지난 시즌 베르너의 예상할 수 없는 플레이는 첼시 팬들에게 환호보다는 좌절을 더 자주 안겨줬다. 하지만 팀의 공격력 부족 문제는 베르너의 부진보다도 심각했다. 하베르츠 역시 그 문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의 폼이 상당히 좋았던 4, 5월에도 하베르츠는 레알 마드리드와 아스날 전의 11 기회를 놓쳤다.

 

하베르츠는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새로운 엘리트 넘버 나인을 영입하는 데 성공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첼시의 이런 문제가 개선될 수 있으리라고 자신한다. 우리 팀에는 재능 있는 선수들이 정말 많아요. 어리고 잠재력 있는 선수들도 많죠. 그는 말했다. 언제나 결과가 나기까진 시간이 걸리는 법입니다. 베르너와 나는 첫 경기(브라이튼 전)에 선발로 뛰었어요. 훈련은 1주일 반 밖에 하지 않았고 팀에는 아는 사람이 없었죠. 그 누구도 나와 함께 플레이를 만들어낼 수 없었어요.

 

모두에게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베르너는 나보다 좀 더 오랫동안 힘들어 했죠. 하지만 처음 몇 달만 그랬던 거예요.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사람들은 8000만 파운드의 이적료가 들어간 선수라면 적응 기간 없이 바로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젠 우리가 첼시에 충분히 익숙해진 것 같아요. 아주 행복합니다.

 

하베르츠의 프리미어리그 적응은 정말 쉽지 않았다. 11월 잉글랜드 축구의 강력한 피지컬에 받았던 충격을 극복하는 듯한 기미가 보이자마자, 그는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아 2주 동안 병상에 누워 있어야 했고, 거의 한 달 간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하베르츠의 모든 재능을 꾸준히 볼 수 있었던 것은 마지막 두 달 뿐이었다. 셀허스트 파크에서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4-1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 하베르츠는 한 골과 하나의 어시스트를 올렸다. 그는 충격적인 스킬을 선보이면서 폴 개스코인이 유로 96 스코틀랜드 전에 터트린 아이코닉한 골과 비슷한 득점을 했다.

 

투헬은 하베르츠의 골에 더 큰 기쁨을 느꼈을 것이다. 하베르츠는 팰리스의 미드필더 필더 에브라치 에제에게서 볼을 빼낸 뒤 낮게 깔리면서 감기는 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우리는 볼을 소유하는 걸 좋아해요. 하베르츠는 그 영상을 다시 보면서 말했다. 하지만 볼을 잃었을 때에는 빠르게 되찾는 게 중요해요. 상대가 지쳐 있기 때문이죠. 볼을 잃어버리면, 곧바로 빼앗아오는 게 최고예요. 상대 진영에서 볼 소유권을 되찾는 것. 그게 우리의 게임 플랜입니다. 다음 시즌에는 이런 면을 발전시키려 하고 있어요.

 

하베르츠는 레알 마드리드 전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그는 골대를 맞추는 칩샷으로 베르너의 선제골을 도왔고, 기회가 날 때마다 레알의 진영에서 침투를 가져갔다. 후반전 시작 직후에는 강력한 헤더로 다시 한 번 크로스바를 맞추기도 했다 이는 필요하다면 그가 진짜 넘버 나인처럼 뛸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킬은 아니지만, 헤더도 축구의 일부죠. 그렇게 해서 골을 넣을 수 있다면 해야 하는 거고요. 그는 덧붙였다.

 

시즌 막판의 기세는 포르투에서의 영광으로 이어졌다. 하베르츠는 첼시의 열광적인 우승 기념 세레머니 중 진행된 TV 인터뷰에서 평소답지 않게 욕설을 퍼부으면서 안도감을 드러냈다. 이제 그의 이야기는 흥미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클럽 축구에서 가장 큰 경기에서 골을 넣어 승리를 이끌었으니, 커리어에 대한 하베르츠의 생각도 바뀌었을까?

 

그건 말하기 힘들어요. 그는 대답했다. 작년보다 부담이 덜한 건 아닙니다. 매 시즌 시즌이 새롭고 항상 전세계와 축구계에 자신을 증명해야 하죠. 만약 내가 한 세 경기 정도 부진하면, 사람들은 그 한 경기에서 한 골 넣은 게 다야 라고 말할 거예요.

 

하지만 내게 그 골은 정말 중요했고, 어쩌면 자신에 대한 신뢰가 좀 더 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난 그냥 새로운 시즌이 지난 시즌 막판처럼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걸 다시 한번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예요.

 

하베르츠는 절제된 말투로 선수를 소개하는 것처럼 차분하게 인터뷰를 했다. 포르투에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그의 놀라운 축구 여정의 정점 중 하나였지만, 이젠 또다른 여정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의 재능이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했기에, 앞으로 하베르츠의 활약이 정말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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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Liam Twomey 202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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