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5일 기존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을 옯겨온 것입니다.
1년 전 파리 생제르맹의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간 마커스 래쉬포드의 라스트 미닛 페널티킥 골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십대 선수 타히트 총과 ‘급식’ 메이슨 그린우드가 이끌었던 셀레브레이션에서 비롯된 것일지 모른다.
또는 지난 2017년 5월 세르지 로베르토의 추가 시간 골이 터졌던 바르셀로나 원정에서의 6-1 패배와 그것을 소셜 미디어에서 수백만 번 되짚어봐야 했던 경험이 원인이었을 수도 있다. 셀린 디온이 부른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곡이 깔린 영상 같은 것들 말이다.
아니면 2년 전에 마르카의 헤드라인이 그들의 16강 탈락을 반겨줬던 기억에서 나왔을 수도 있겠다: “레알 마드리드가 PSG를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듭니다”
오랜 기간 동안, PSG는 범유럽의 명문 구단이 되길 갈망해왔다. 그러나, 이 클럽은 유럽 대항전에서 너무나도 자주 그리고 거의 매번 망연자실하고 가장 극적인 방법으로 탈락해왔다. 그들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상대 총합 3-2 승리는 8강 진출로 이어졌고, 이는 토마스 투헬의 팀의 상당한 진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날 밤과 경기 후 그들의 어리석은 행동은 최근 몇 년 간의 챔피언스리그 악몽의 종지부를 찍는 경기였다는 것에서 비롯되었을지도 모른다.
지난 수요일 파리의 2-0 승리라는 열띤 결말에서는 과거의 불안감과 승리의 달콤함이 공존했다. 네이마르, 마르퀴뇨스, 킬리안 음바페와 심지어 경기 중에 교체 아웃된 앙헬 디마리아는 모두 89분 이후에 경고를 받았다. 1차전에서 2번째 골을 넣은 뒤 가부좌 세레머니를 했던 엘링 홀란드를 향해 파리 선수단 전체가 동일한 세레머니를 하며 조롱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https://twitter.com/GFFN/status/1237860554347167744
그러나 그날 밤에는 더 심각한 문제가 존재했다.
PSG 선수들의 집단적인 행동과 꽤 큰 규모의 서포터들이 경기장 주변에 운집한 모습은 마치 이성을 잃은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을 보는 것 같았다. 이는 유럽 축구계와 그들의 팬들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한 무관중 경기에서 공중 보건 수칙을 준수한다고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심도 들게 했다.
이론은 간단하다. 세계적인 코로나바이러스 펜데믹이 발생한 현 상황에서, 정부는 다수의 사회적인 접촉을 지연시켜 이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을 방지하려고 한다. 그러나 스포츠는 정해진 일정과 경제적인 압박이 경기를 진행시키는 방향으로 이끈다. 스포츠가 이런 심각한 문제에서 잠시
벗어나 있는 듯한 해방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바람은 서포터들이 무관중 경기에 따라 안전하게 집에서 경기를 시청하고, 클럽들은 그들이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했을 때 수칙을 지키라고 권고해줬으면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낙관론이 순식간에 무너져버린 파리시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공중 보건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PSG의 선수들, 팬들, 그리고 열띤 취재를 했던 기자들은 이성 대신 열정만으로 행동했다.
프랑스 정부는 분명히 말했다. 수요일 경기 전에, 프랑스 보건부 장관 Olivier Veran은 이번주에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프랑스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2281명이나 됐고, 그 중 4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많은 학교들은 휴교령을 내렸다. 국가는 1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금지했다.
그러나, PSG의 울트라스는 경기장 앞으로 나왔다. The Collectif Ultras Paris가 앞장섰다. 그룹의 리더들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재앙”이라고 말했고, 정부의 말은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 서포터들을 모았다. 그 결과, 수천명의 사람들이 파르크 데 프랭스 앞에 집결했고, 폭죽을 터트리며 마치 경기장 안에서 느낄 수 있을만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압박을 받은 당국은 결국 소규모의 모임은 허용하며, 야외에서의 집회는 경기장 내부에서의 것보다는 바이러스 확산이 적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PSG 정보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만약 파르크 데 프랭스 주변에서의 모임이 허용되지 않았다면, 근처의 다른 곳에 사람들이 모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천명의 사람들이 경기장 바로 옆에서 펄쩍펄쩍 뛰는 것을 보는 것은 운이 정말 좋다고 해도 과연 바이러스에 걸리는 사람이 없을까 하는 의문이 들게 됐다.
구단이 아닌 울트라스와 경찰 간의 대화가 오갔지만, 경기 초반에는 PSG가 공개적으로 서포터들의 모임 금지를 권고하고 응집율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파리 생제르맹에 정통한 RMC 스포츠 네트워크는 클럽이 서포터들이 편하게 경기를 볼 수 있도록 경기장 밖에 대형 스크린 설치를 요청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냈다. 당연하게도 당국은 거절했다.
경기 중에도 수천명의 사람들은 경기장 바로 앞에서 엄청난 밀접 접촉을 했고, 경기가 끝난 이후 PSG의 선수들은 한 높은 스탠드 위에서 아래의 서포터들과 함께 승리를 기념했다.
유럽 국가들 중 가장 바이러스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이탈리아에서, 많은 사람들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접촉을 피하며 경기를 지켜보았다. 예를 들어 스카이 이탈리아는 경기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스튜디오를 사용하지 않고, 화상 통화 시스템을 이용해 전문가의 의견을 들으며 위험을 최소화시켰다.
감염 위험으로 인해 스폰서십이나 미디어와도 가끔씩만 접촉하는 선수들은 가능한 한 위험을 최소화하고, 접촉도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레뱅 쿠르자와는 울트라스와 함께 파티를 즐기기 위해 경기장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물론 사람들은 격렬한 반응을 보였고, 많은 이들은 선수와 함께 파티를 즐겼다.
PSG는 쿠르자와 징계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https://twitter.com/m_brandely/status/1237865692935778310
이는 파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만약 마르셀로 비엘사가 오랫동안 기다려 온 리즈 유나이티드의 승격을 이끈다면, 그들의 서포터들이 정말로 모이지 않고 집에서 그 장면을 지켜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리버풀이 30년 만에 처음으로 그들의 리그 우승컵을 따는 것을 팬들이 얌전히 TV로 보기만 할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사실 축구 문화는 큰 경기에서 많은 지지자들과 함께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고, 그들은 아무 사람 없이 그런 행사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팬들은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유럽 전역의 서포터들이 팬 펍에서 함께 경기를 보며 파리 생제르맹 팬들을 능가하는 다수의 접촉을 만들어 내는 상황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로 인해 주정부들은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고, 치안 당국에는 부담이 갈 것이다.
이제는 선수들이 자가 격리를 하게 되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많은 경기들이 지연되고 각 리그의 시즌이나 유로, 올림픽 등의 대회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리고 이제는 무관중 경기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축구계는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축구는 생명을 구하려는 시도를 돕는 것인 것인가, 아니면 방해하는 것인가? 쇼는 계속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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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Adam Crafton 2020.03.12
(사진: 디 애슬레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