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8일 기존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선수들이 저평가나 고평가 되었는지, 혹은 그저 적절한 평가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또는 싸우는 것)은 축구를 좀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총 51명이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저평가 받는다고 생각되는 공격수를 뽑아줬다. 나는 투표를 집계한 뒤 그 이유를 물었고 아래가 그 결과와 반응들이다.
집계 과정에서 대댓글로 단순히 동의(또는 반대) 의사를 보인 것은 제외했고, 선수들에 대한 평가의 추천 수 역시 배제했다(만약 이것이 들어갔다면 손흥민이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이것이 투표의 최종 결과를 나타낸 표이다. 여기에 이름을 올린 대부분의 선수들이 ‘저평가됐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몇몇의 선수들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마커스 래쉬포드는 적절한 평가를 받고 있고, 에디 은케티아는 좀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하는 아직 어린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앤디 캐롤에 대해서는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생각을 해봤다.
순위를 바탕으로 프리미어리그 공격수 저평가 부문 골드, 실버 티어를 나누어 보았다.
골드 티어
도미닉 칼버트-르윈
칼버트-르윈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것은 별로 놀랍지 않다. 그는 아직 잉글랜드 대표팀에 차출된 적은 없지만, 이번 시즌 특히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하에서 상당히 많은 골을 넣고 있다. 칼버트-르윈은 안첼로티 부임 이후 8골을 득점하며 90분 당 0.69골이라는 놀라운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동기간 동안 그보다 더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없다.
위치선정 능력과 골 결정력은 좀 떨어질지 몰라도, 어쨌든 그는 계속해서 골을 생산해낸다. 칼버트-르윈은 유럽 5대리그 소속으로 1,800분 이상을 뛴 모든 선수들 중 10번째로 높은 득점율을 기록 중이다.
이 연속 득점 행진 역시 일시적인 성공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의 90분 당 xG는 0.7로 맨체스터 시티의 세르히오 아구에로(0.89), 가브리엘 제주스(0.85)의 뒤를 이어 프리미어리그 3위다. 그러나 그는 그 둘의 출전 시간을 합친 것과 비슷한 정도의 출전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득점 능력만으로 스트라이커를 평가할 수는 없는 법이다. 칼버트-르윈의 공중볼 경합 능력은 짚고 넘어갈 만하다. 스마트스카웃은 스완지 시티와 DC 유나이티드의 선임 고문이었던 댄 알트만이 운영 중인 축구 분석 사이트이다. 스마트스카웃에서는 선수들을 퍼포먼스, 스킬, 스타일에 따라 여러 종류로 분류했다. 여러가지 특성들을 수치화하는 접근법은 참신하기에, 한 번 정도 살펴볼 가치가 있다.
칼버트-르윈의 공중볼 능력은 눈으로 보기에 상당히 뛰어나다. 스마트스카웃은 다양한 공중볼 상황에서 승리할 확률 등을 통해 그의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알려줄 수 있다.
스마트스카웃에 따르면 칼버트-르윈은 오픈 플레이 상황의 공중볼 경합 부문에서 99점 만점에 82점을 받았다. 이 점수는 그의 선수 생활 동안의 모든 경합 상황의 승리 확률을 감안해 얻어낸 수치를 다른 공격수들과 비교한 후 리그의 난이도에 따라 표준화를 시킨 것이다.
리그의 수준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예를 들어 만약 칼버트-르윈이 세리에 B에 있었다면, 그 리그의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능력치를 보유하고 있기에 그의 점수는 95/99까지 올라갈 것이다. 그래서 프리미어리그에서 82점을 받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그는 골 수와 여타 선수와는 다른 공중볼 경합 능력으로 아주 뛰어난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칼버트-르윈은 축구가 다시 시작된다면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좋은 옵션이 될 것이다.
드와이트 맥닐
올 시즌 드와이트 맥닐을 향한 칭찬은 그의 활약에 비해 너무나도 부족하다. 그는 이제 20세로 올 시즌 겨우 76분 만을 결장했으며, 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어시스트에 대해서는 말이 많은데, 한 선수가 굉장히 좋은 패스를 동료에게 찔러줘도 동료가 골을 기록하지 못한다면 어시스트가 기록되지 않고, 그 반대의 경우로 이상한 패스도 골로 연결되는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들은 기회 창출 횟수(즉, 골이 나오지 않아도 쌓이는 수치)를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만들어진 찬스들의 품질을 알 수 있다면 우리는 선수들의 창의성을 보다 더 정확히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기대 골 수치(xG) 창출 수치는 한 번 찬스를 창출할 때마다 찬스의 질에 따라 각각 다른 점수가 누적되는 시스템으로 측정되기 때문에, 선수가 얼마나 좋은 찬스들을 만들었는지를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맥닐은 프리미어리그 소속 선수들 중 케빈 데 브라이너,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리야드 마레즈 뒤인 4위에 위치해 있다. 그가 기록한 6.8의 xG는 이번 시즌 7개 정도의 어시스트를 기록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하지만 5 어시스트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그를 어시스트 개수로만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이 수치를 출전 시간에 따라 조정하면 맥닐은 19위로 떨어지지만, 이 기준에서 그보다 순위가 더 높은 선수들 중 더 많이 뛰었던 선수는 알렉산더-아놀드가 유일하다.
나는 분석과 팀 선정의 이러한 측면이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동안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짧은 시간 동안 매우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를 택할 것인가? 다른 기사에서 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맥닐이 매우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그가 탑6 이상의 팀에서 뛰게 되면 그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상투적인 표현을 쓰며 맥닐 이야기를 마친다.
히샤를리송
골드 티어의 마지막 선수는 바로 히샤를리송이다. 2018년에 왓포드에서 지금 시점에는 굉장히 저렴해 보이는 35m 파운드에 이적한 히샤를리송은 -본지의 에버튼 담당기자 패트릭 보이랜드를 포함해- 많은 이들로부터 현대 축구에 완벽히 부합하는 스트라이커라고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런 잣대만으로 그를 평가하긴 힘들다. 히샤를리송은 올 시즌 전방의 4개 포지션(스트라이커, 왼쪽 윙, 오른쪽 윙, 공격형 미드필더 -역자)에서 모두 출전했고, 그것은 상대에게 다양한 위협감을 줬다. 이번 시즌 10개의 논-페널티 골과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다른 세부적인 지표들을 보면 그가 골 스코어러이면서 동시에 찬스 메이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시즌 총 xG는 7.8이었기에 그의 득점들에는 어느 정도의 운이 따랐겠지만, 그가 만들어낸 찬스의 질(위의 맥닐 파트에서 설명한 것과 같은 수치로)은 6.1골이나 되기 때문에, 3어시를 기록한 부분에서는 불운이 따랐다.
히샤를리송은 저평가된 드리블러이기도 하다. 스마트스카웃에 따르면, 그의 드리블은 99점 만점에 92점으로 평가되고, 이는 최근 몇 년 간의 조던 아예우, 에당 아자르와 비슷한 수치이다. 결정력, 창의성, 드리블 능력을 겸비한 선수인 것이다. 바르셀로나가 노린다는 소문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실버 티어
데이비드 맥골드릭
6.2나 되는 xG를 기록했음에도 한 골도 넣지 못한 것은 좋지 않다. 그러나 이 셰필드 유나이티드 선수보다 더 많은 태클 시도/성공을 기록한 프리미어리그 스트라이커는 없다.
에미 부엔디아
나는 부엔디아의 찬양자이고, 이미 그에 관한 글을 기재했었다. 리그에서 가장 저평가 된 크리에이터 중 하나이다. 스마트스카웃에 따르면, 같은 시간 동안 볼을 소유하도록 조정할 때 부엔디아는 모하메드 살라와 동일한 정도의 볼 전진성을 갖는다.
하비 반스
그는 좌측 미드필더 또는 윙어 중 디오고 조타, 라힘 스털링, 사디오 마네 다음인 4번째로 높은 90분 당 xG(0.35)를 기록한다. 이 수치를 보고나면 그가 저평가 되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라울 히메네스
프리미어리그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들 중 한 명이 되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벤피카에서의 골 기록을 보고 울버햄튼이 그를 영입한 것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는 과거의 퍼포먼스가 미래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좋은 예시가 되었다. 이번 시즌 테무 푸키만이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출장했고, (페널티 제외)10골과 6도움은 히메네스가 울브스의 공격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는지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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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Tom Worville 2020.03.17
(사진: 디 애슬레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