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스, 마법같은 시즌의 비밀 - 패스는 브루노, 움직임은 피르미누 [디 애슬레틱]
Premier League

잉스, 마법같은 시즌의 비밀 - 패스는 브루노, 움직임은 피르미누 [디 애슬레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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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4일 기존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을 겨온 것입니다.

마법같은 시즌을 보낸 잉스의 이야기를 알아보자.

올 시즌, 잉스는 더할 나위 없었다.

 

2003년 제임스 비티 이후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에 20골 이상을 득점한 최초의 사우스햄튼 선수가 된 잉스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스스로를 의심했던 팀을 이끌며 핵심을 맡았다. 랄프 하센휘틀이 이 원팀을 만드는데 토대가 됐을지는 몰라도, 경기장에서 잉스의 헌신이 없었다면 사우스햄튼이 어디쯤에 있을지 생각해보면 그가 소튼에서 매우 중요했음을 알 수 있다.

 

시즌 중간에도, 디 애슬레틱은 잉스의 경이로운 시즌을 만들어낸 몇 가지 요소들을 분석해왔다. 잉스에게는 불안정한 속도로도 직선적인 침투를 가능케 하는 특별한 침투 방식이 있다.

 

잉스에게는 몸을 벌리고 볼을 골대 하단 구석으로 집어넣으려 하는 오른발 마무리가 있다.

 

잉스에게는 시즌이 중단된 동안 유로 2020 잉글랜드 대표팀에 그를 백업 스트라이커로 데려가야 한다는 논쟁이 생겼을 만큼 훌륭한 결정력이 있다.

 

우리는 사우스햄튼 올해의 선수에 그를 뽑으면서 “제이미 바디의 결정력과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활동량을 섞으면 완벽한 스트라이커의 형태를 잡을 수는 있으나 여전히 추가할 게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잉스는 3-1 승리를 거둔 셰필드 유나이티드 전에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으며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22골로 마무리했다. 득점왕을 차지한 제이미 바디의 기록에는 딱 한 골이 모자랐다.

 

오늘은 사우스햄튼의 시즌 마무리를 기념하며, 이번 시즌 잉스가 매우 독특한 선수로 자리 잡은 이유를 알아볼 것이다.

 

오늘은 대니 “The Playmaker” 잉스를 알아보자.


더 어렵고 성공률이 더 낮은 패스

7월 초, 본지는 각도, 거리, 위치에 따라 서로 비슷한 지공 상황 패스들을 찾아 리버풀이 리그 우승을 따내는데 도움을 준 패스들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우리는 그 글에서 프리미어리그에 50가지 종류의 패스가 있다는 것을 말했다. 그러나 그 글에 대한 조사를 하면서, 우리는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프리미어리그를 통틀어, 50가지 그룹에 속하는 패스를 하나 이상 한 스트라이커는 대니 잉스가 유일하다는 것이다.

 

2019-20 시즌, 잉스는 결정력 면에서 리그 내의 거의 모든 스트라이커(와 그 자신의 xG)를 능가했을 뿐만 아니라 패스 역시 상당히 특출난 모습을 보여줬다. 우리가 체크한 43명의 스트라이커의 패스 스타일을 살펴보면, 잉스는 상대의 수비라인을 보고 사우스햄튼 선수들에게 톰 하디의 명대사를 인용하는 듯한 패스를 보여줬다: You musnt be afraid to dream a little bigger, darling.

 

잉스의 기대 패스 성공률과 실제 패스 성공률은 모두 낮은 편에 속했다. 그가 어려운 종류의 패스를 많이 시도한다는 뜻이다.

위의 차트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스트라이커들이 한 패스의 위험도를 정량화해 기대 패스 성공률과 실제 패스 성공률을 함께 표시한 것이다. 차트 왼쪽에 위치한 선수들은 평균적으로 보다 어려운 패스를 시도하는 선수들이고, 오른쪽에는 연결되기 쉬운 패스를 주로 하는 이들이 포진되어 있다.

 

이 차트는 어떤 공격수가 좋은 패서 또는 나쁜 패서인지 완벽하게 알려주진 못하지만 기본적으로 특정 선수가 어떤 식으로 볼을 연결하길 좋아하는지는 알 수 있다.

 

왼쪽 하단에 위치한 트로이 디니는 낮은 기대 패스 성공률과 낮은 실제 패스 성공률을 기록한다. 이 숫자를 통해, 우리는 디니가 주로 타겟맨으로 뛰며, 고립된 상태에서 볼을 받는 스트라이커라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우측 상단의 가브리엘 제주스의 수치는 그가 점유율 축구를 하는 팀에 기용되며, 주위에 볼을 받아줄 수 있는 훌륭한 선수를 많이 둔 스트라이커’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잉스는 이 차트에서 특이한 모습을 보인다. 그는 지공 상황 패스 중 67%가 제대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되어 위 공격수들 중 5번째로 기대 성공률이 낮은 패스를 하는 선수였고, 개중에 61%만 실제로 성공해 6번째로 패스 성공률이 낮은 스트라이커가 되었다.

 

이 차트만 놓고 보면, 당신은 잉스가 사우스햄튼에서 단독 타겟맨으로 뛸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분포도에서 그의 파트너 셰인 롱의 이름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사우스햄튼에 제공권을 가져다주는 롱은 쇄도하는 공격수를 향해 연계해주는 역할을 맡으며 잉스보다 더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였으나 실제로는 훨씬 더 낮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잉스는 파트너와 함께 공격 작업을 진행하지만 더 어려운 패스를 시도하며 평균보다 더 낮은 성공비율을 기록 중인데, 이는 그가 색다른 방식으로 그의 야심을 선보일 수 있는 뭔가를 시도 중이라는 걸 의미한다.


그래서 잉스가 일반적인 프리미어리그 스트라이커들과 비슷한 패스를 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와 비슷한 패스를 하는 걸까?

 

잉스와 패스 스타일이 가장 비슷했던 선수는 스트라이커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 브루노 페르난데스였다.

본지가 잉스의 전형적인 패스들을 조사하자, 비로소 그의 독특한 연계 스타일이 확실하게 나타났다.

 

잉스가 9번롤을 맡아 일반적으로 팀의 최전방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스날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과 비슷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왼쪽 측면에 자리 잡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잉스는 그 부근에서 안쪽으로 잘라들어오며 오른발로 슈팅을 가져가거나, 돌진하는 동료를 발견해 패스를 하곤 한다.

 

소튼의 팬들은 잉스가 왼쪽 윙 네이선 레드몬드와 골을 기념하며 매직 터치 셀레브레이션을 하는 걸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이 제스처가 많이 나올수록 팀의 공격도 잘 돌아간다. 

https://twitter.com/SouthamptonFC/status/1284885879576834049

 

Southampton FC on Twitter

“C H E M I S T R 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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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중원까지 내려와 사우스햄튼의 두 미드필더 사이에 위치해 그들을 측면의 10번처럼 이용하며 연계해줄 때의 잉스는 피르미누와 비슷한 패스 스타일을 보여준다.

 

잉스가 스튜어트 암스트롱의 패스를 받기 위해 깊은 위치까지 내려온 걸 보라

 바로 후 암스트롱은 그의 뒷공간으로 쇄도하고, 잉스는 암스트롱에게 창의적인 백힐 패스로 기회를 만든다. 이는 레드몬드의 골까지 이어졌다.

이 장면을 보면 리버풀이 2018년 여름 소튼에 팔아버린 잉스가  피르미누의 활약이 좋지 못한  지금 그들이 찾는 스트라이커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잉스의 패스 그룹과 가장 많이 겹치는 선수는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브루노 페르난데스이다. 

잉스가 가장 많이 시도한 패스 그룹 8가지를 나타내는 차트. 브루노의 얼굴이 삽입된 그룹은 브루노 역시 많이 시도한 패스 그룹임을 의미한다.

리버풀의 패스 기사를 놓친 이들을 위해, 이 차트에 대해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 차트에서, 흐린 회색 화살표로 나타난 것처럼 팀은 항상 좌에서 우로 공격을 진행한다. 전체적인 표 역시 왼쪽에서 오른쪽 순으로 읽으면 되는데, 좌상단에 나오는 그룹이 가장 자주 실행된 패스의 그룹이고, 우측 하단이 개중에는 가장 적게 실행된 그룹이다. 마지막으로, 이 차트에 집계된 패스들은 모두 지공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골킥, 킥오프 등 데드볼 상황의 패스는 제외됐다.

 

위의 그래픽은 50개의 그룹 중 잉스가 가장 많이 시도한 8개의 패스 그룹을 보여준다. 그 중 다섯 그룹은 맨유의 플레이메이커도 자주 시도하는 패스들이다.

 

잉스가 가장 자주 하는 패스  패스 그룹 37  는 중앙에서 측면으로 펼쳐주는 긴 패스로, 대체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눈에 띈다. 이는 상대의 수비 라인을 부수고 (주로) 레드몬드를 찾아 소튼이 빠르게 공격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려는 잉스의 노력을 상상하게 한다. 페르난데스 역시 주로 마커스 래시포드를 보고 그런 패스를 행한다.

 

그 다음으로 잉스가 많이 하는 패스 그룹들  21, 29, 9  을 보면 이 스트라이커가 지속적으로 볼을 측면으로 순환시킨 뒤 박스 모퉁이에서 다시 볼을 받는 플레이를 하길 원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잉스가 패스하는 것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러나 패스를 받는 것은 다른 얘기다. 아래 차트에는 잉스와 비슷한 류의 패스를 많이 받는 선수들을 나열해 놓았다.

 

이 차트에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꽤나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잉스가 내려와서 볼을 많이 받아준다는 걸 잘 보여주는 차트이다.

이 차트에서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점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의 이름이 정말 많이 올라 있다는 것이다. 올 시즌은 잉스가 결정력을 보여주며 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들 중 하나임을 증명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공격형 미드필더들처럼 볼을 받아 전진해 동료들에게 배급해주는 역할도 잘 수행한다는 것 역시 보여준 시즌이다.

 

6월 말에 왓포드 전에서 득점한 뒤, 잉스는 살짝 아래로 내려와 볼을 받고 수비수들을 맞닥뜨릴 수 있는 10번의 공간에 대해 말했다. 소튼의 성공적인 경기들(특히 트랜지션 상황에서 좀 더 넓은 공간을 차지할 수 있는 원정)에서는 잉스가 순간적으로 그 공간에서 토트넘의 델레 알리, 첼시의 메이슨 마운트, 마네와 살라에게 볼을 전달해주는 리버풀의 피르미누처럼 플레이하는 걸 볼 수 있었다.

 

또다시, 리버풀의 선택에는 안타까움이 나오는 시간이다. 그런데 체 아담스 역시 90%의 유사도를 나타냈다는 것이 보이는가? 이는 소튼 내의 누군가가 잉스를 대체할 수도 있는 적절한 스트라이커를 잘 찾아냈고, 훈련장에 있는 다른 선수들도 사우스햄튼의 10번과도 같은 잉스의 역할을 모방하며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려준다.

모든 걸 할 수 있는 선수

이 차트의 최상위권에 브라이튼의 닐 무페이와 해리 케인이 올랐다는 사실이 올 시즌 잉스가 얼마나 완벽했는지를 첨언해주기도 한다. 케인이 내려와서 볼을 받아주는 잉스와 비슷한 패스를 많이 받았다는 것은 그를 위협적으로 만드는 요소에 이런 부분도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당신은 지금...

  •  제이미 바디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처럼 기회를 골로 만들면서

  •  호베르투 피르미누처럼 수비와 공격을 연결하기 위해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고

  •  브루노 페르난데스처럼 야심적인 패스를 하고

  •  10번의 공간에서 볼을 받아 해리 케인처럼 수비수들을 상대할 축구 지능을 가진

스트라이커를 보고 있다.

 

작년 이맘때, 사람들은 잉스가 몇 년 만에 처음으로 풀시즌을 다 치렀다는 게 얼마나 훌륭한 일인지 말했다. 팬들은 그가 올 시즌을 토대로 다음 시즌에는 더 잘해주길! 이라고 외쳤다.

 

역사상 가장 어수선했던 프리미어리그 시즌이 끝난 지금, 우리는 이제야 알게 되었다. 대니 잉스는 모든 걸 할 수 있는 선수다.

 

추천과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원문 링크: Carl Anka and Tom Worville 2020.07.26

(사진: 디 애슬레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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