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2일 기존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가장 마지막으로 챔피언스리그 시스템의 주요한 변화를 겪었던 시즌은 놀라운 우승팀을 만들어냈다.
이는 2003-04 시즌으로, 이 시즌부터 지루한 2차 예선을 폐지하고 간단한 홈&어웨이 2차전 형식의 16강 토너먼트를 진행했다. 이러한 변화는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가장 의외의 4강 진출팀 조합을 만들어내는데 어느 정도 일조했다 – 첼시,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 모나코, 그리고 최후의 우승팀 포르투가 4강까지 살아남았다.
이 포맷은 그 후로는 엄청나게 놀라운 결과를 초래하는 장치로 작용하진 않았지만, 우리는 이 사례에서 기본적인 원칙 하나를 알 수 있다 – 더 적은 경기를 치르면 더 놀라운 결과를 얻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2019-20 챔피언스리그 8강전 네 경기가 4강에 진출하는 4팀이 정해질 일요일 전까지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에 연달아 치러지는 것과 연관이 있다.
단판제는 일시적인 변화로, 어쩔 수 없이 시행되는 것에 가깝다. 그러나 이 새로운 국가대표 대항전 스타일의 포맷이 훌륭한 경기들을 만들어낸다면, – 아마 클럽들은 그러지 않겠지만 – 서포터들 사이에 이 시스템을 클럽 대항전에도 영구적으로 도입하자는 논쟁이 생길 것이다. TV 수익 분배부터 많은 교체 선수들까지 전문 선수들이 축구를 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짜여진 곳에서 언더독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혁신적인 안건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8강까지 올라온 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다음주 수요일과 목요일에 치러질 4강에는 이 대회를 한 번도 우승해본 적 없는 팀이 3팀이나 포함될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올 시즌은 2003-04 시즌 이후 가장 예상을 빗나간 토너먼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단판제는 어떤 팀에게 이득이 갈까?
전문가들은 지난 두 시즌 간 유럽 내에서 가장 인상적인 팀들 중 하나로 급부상한 아탈란타를 선택했다. 아탈란타는 파리 생제르맹을 상대로 2경기가 아닌 1경기 만을 치르면서 4강 진출 가능성을 좀 더 높일 수 있었다. 그들의 감독 지안 피에로 가스페리니는 약삭빠른 지략가이고, PSG는 2차전으로 진행되는 토너먼트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에 대한 의심을 받아왔으나, 아탈란타는 2차전이나 위험한 플레이, 원정 다득점 규정 등에 대한 부담을 덜면 내일 밤 리스본에서의 경기를 즐기며 90분 간 상대를 몰아넣을 수 있는 팀으로 여겨진다.
이는 목요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하는 RB 라이프치히에도 적용된다. 그러나 두 클럽 모두 팀의 핵심 선수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단점을 안는다 – 라이프치히의 티모 베르너는 이미 첼시에 합류했고, 아탈란타의 요시프 일리치치는 개인적인 사유로 인해 경기에 뛰지 않는다.
리옹 역시 이런 새로운 포맷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그들의 서포터들은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와의 조별리그 2경기에서 ‘합계’ 스코어 4대3으로 우위를 거뒀다는 점에 의의를 둔다.
이러한 개념은 유로파리그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최근 몇 시즌 동안 2차전 형태의 토너먼트에서 세비야를 상대로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팀은 거의 없기 때문에, – 다른 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럽 대항전 토너먼트 경험이 적은 – 울버햄튼 원더러스가 단판 승부에서 그들의 좋은 기량을 다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역주: 그러나 누누가 감독인 팀에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또한 2차전을 가용하는 대회가 점점 더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포맷의 변화를 보다 진지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UEFA 컵 결승전은 1997년까지 2경기로 치러졌고, 1981년~2007년의 코파 이탈리아와 – 악명 높은 보카 주니어스와 리버 플레이트의 맞대결이 펼쳐졌던 – 2018년까지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 역시 마찬가지였다. 잉글랜드 축구계에서는 1966-67시즌까지 첫 6시즌 간 결승전을 두 경기로 치렀고, 2001-02 시즌까지는 1, 2라운드에서도 그러했다 – 이제는 4강전만이 두 경기로 구성되며, 최근 몇 년 동안은 그마저도 중단됐다.
그러나 유럽 대항전이 두 경기로 이뤄진다는 개념은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의심받은 적이 없었기에, 이 시스템의 변화는 진정한 모험처럼 느껴진다.
물론 경기들이 서포터들 없이 포르투갈의 중립 지역에서 펼쳐진다는 요소도 존재한다. 고려해야 할 다른 요인들도 있지만, 당신은 좀 더 작은 팀이 이점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열릴 때 맨체스터 시티에서는 뭔가 좀 부족한 분위기가 형성됐었다 – 이제 그들은 4강에서 바이에른 뮌헨 같은 팀을 만나도 그런 면에서 불리해지진 않을 것이다.
무관중 경기를 치러본 경험도 유용하게 작용할까? 프리미어리그, 라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 A 팀들은 최근 몇 달간 무관중 상태로 경기를 치러온 반면, 리그앙은 지난 4월에 2019-20 시즌을 조기 종료했기에 리옹과 PSG에는 무관중이 익숙하지 않은 환경으로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향후 경기들에서 눈 여겨봐야 할 것은 양팀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느냐다. 국가대표 토너먼트의 마지막 경기들과 비슷하게, 클럽들은 실책을 하지 않는 데에 온 신경을 쏟게 되어 매우 조심스러운 경기를 할 수도 있다.
2차전으로 구성된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역시도 한때는 조심스러운 양상의 경기들이 펼쳐졌지만, 8강과 4강에서 나온 합계 스코어들을 시간 순으로 배열하면 4-4, 2-1, 4-3, 5-1, 3-4, 7-6, 4-4, 3-2, 4-0, 6-1, 3-3, 4-3이 나왔다. 이 득점 중 추가시간에 나온 것은 하나도 없었다. 스테이지 당 평균 6.75골이 나왔는데, 이는 3.38골의 리그 평균 득점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하지만 우리는 많은 것을 원한다 – 우리는 단판 경기들에서도 같은 수준의 흥분을 느껴보길 원하지만, 상술한 요소들의 추가가 더 많은 즐거움을 가져다주길 바라기도 한다. 자국 리그에서 팬들의 긴장감을 떨어트린 시즌의 중단과 재개 후에 치러지는 유럽 대항전은 두고두고 기억될 특이한 상황과 미래의 시즌을 위한 예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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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Michael Cox 2020.08.11
(사진: 디 애슬레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