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6일 기존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해가 저물어가던 1월의 어느 날, 기자들이 무리지어 리즈 유나이티드의 훈련장에 모였다. 그들은 20분 동안 로비에서 입장 허가를 기다리며 발을 끌고 있었다. 이따금씩 작은 말소리가 침묵을 깰 뿐이었다.
그날 3시에 마르셀로 비엘사가 기자회견을 연다는 소식으로 전화벨이 울리면서 모든 사람들의 예측은 틀려버렸었다. 그건 기습 인터뷰였고 리즈의 미디어 담당 부서도 어떤 일이 닥쳐올지 전혀 안내를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온갖 추측들이 난무하기 시작했고 일련의 의문점들이 이어졌다. 비엘사가 사임하는 걸까? 핵폭탄 버튼을 누르고 걸어나가려는 걸까?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당시 비엘사는 ‘스파이게이트’ 사건에 휘말려든지 6일째였고 2019년 1월 16일 점심 이후 그는 자신을 향한 비난에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는 챔피언십 상대 팀들의 훈련장에 스카우트를 보내 관찰하도록 한 것을 전부 인정했고 – 이는 리즈 소속의 프랑스인 인턴이 더비 카운티의 훈련장에서 경찰에게 잡히면서 발각됐다 – 어떤 결과라도 받아들일 준비를 했지만 정찰에 대한 비난은 엄청났고 비엘사는 그건 받아들이지 못했다. 기자들은 회견에서 그가 사임한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그들은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려 하는 비엘사의 설명을 들어야 했다.
리즈의 풋볼 디렉터 빅토르 오르타만이 비엘사가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짐작하고 있었다. 그날 아침 선수들은 평소처럼 훈련을 했고 만약 비엘사가 사퇴하기로 결정했다면 최소한 선수들에게 먼저 알려주긴 할 거라는 확신에 찬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불안감으로 가득 찼다. 리즈는 비엘사가 부임한 이후 쾌속가도를 달리며 챔피언십 선두에 올라 있었다. 그들은 그를 떠나보낼 수 없었다. 그러나 스파이게이트는 비엘사의 문제였고, 그가 쏠프 아치(리즈의 훈련장. 마을 이름이기도 하다) 1층의 미팅 룸에 기자들을 불러모았을 때, 그는 이 논란에 잡아먹히기 직전인 양 짜증나고 수척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기자들이 몇 줄의 의자에 눌러 앉으면서 방은 좁고 답답해졌고, 직원들은 방 뒤편으로 물러났다. 빔 프로젝터와 두 개의 큰 스크린은 엄청난 양의 컴퓨터 파일들을 비추며 앞으로 그가 무엇을 할지에 대해 약간의 힌트를 줬다. 비엘사는 그의 청중들에게 질문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는 아무 방해를 받지 않으며 계속해서 말하길 바랐다. 그는 미리 쓰여진 대본을 읽으며 입을 뗐다. 그게 그의 방어법이었다.
비엘사는 66분 동안 그의 분석 기술 (비엘사는 ‘적법한’ 분석 기술이라고 힘줘 말했다)을 세세한 부분까지 기꺼이 공개했다. 이런 접근법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분석 작업은 은밀하고 비밀스럽게 이뤄지며, 감독들은 그 방식을 공유하길 원치 않는다. 하지만 한 시간 동안 볼 수 있었던 그의 통찰력과 분석력은 놀라웠다. 그 방이 완전히 비워졌을 때는, 이미 해가 진 후였다.
그 설명회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그의 분석가들이 수행하고 있는 연구가 매우 깊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러면서 스카우트들을 다른 팀들의 훈련장으로 파견하는 그의 버릇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클럽이 다뤄야 할 정보가 이렇게나 많은데, 트레이닝 세션을 한 번 본다고 뭔가 달라질 수 있을까? 이미 상대를 분석할 만한 통계가 흘러 넘치는데도 비엘사는 정말 어떤 이점을 얻고 있었던 걸까?
그의 기자회견은 더비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비엘사의 인턴을 잡고 짜증스러움을 숨기지 않았던 램파드가 감독하던 팀이 바로 더비였기 때문이다. “프로 레벨에서 그런 짓을 하는 건, 내 생각엔 좋지 않다고 봅니다.” 램파드는 스파이게이트 사건에 대한 질문이 들어올 때마다 같은 톤을 유지하며 말했다. 비엘사는 갑작스러운 브리핑에서 그의 말에 되받아치는 수를 뒀다. “내가 나쁜 의도를 갖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불공정한 어드밴티지를 취하려 하지도 않았어요.” 그는 주장했다. 그래서 더비에 스카우트를 보낸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멍청하기 때문이죠.” 비엘사는 말했다. “그런 게 내 불안감을 해소해 주거든요.”
비엘사는 한 시간 동안 램파드의 더비에 대한 모든 것들을 말할 수 있었다: 그들이 선호하는 포메이션, 선수를 기용한 시간, 세트피스에서 그들이 사용하는 사인과 램파드가 경기 진행 상황에 따라 수비 대형을 바꾸는 방식까지 말이다. ‘공정한’ 수단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 분석 리포트에는 이 모든 내용이 적혀 있었다.
오늘밤, 비엘사와 램파드는 다시 한 번 맞대결을 펼친다. 하지만 이번에는 램파드가 첼시를 이끌고, 리즈가 프리미어리그로 올라왔다. 그래서 비엘사가 그의 유명한 기자회견을 돌려보고 첼시의 현재 선수단을 뜯어봤다면, 그는 오늘 저녁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경기를 기다리는 리즈 선수들에게 어떤 프레젠테이션을 할까? 그의 분석은 어떤 부분을 보고 있고 궁극적으로 그가 그리는 그림은 무엇일까? 그리고 과연 램파드는 비엘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서프라이즈를 남겨뒀을까?
비엘사의 간담회에서 공개된 매우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그를 비롯한 분석팀이 한 경기를 위해 쏟는 시간이었다. 그는 뭔가 여타 팀들과는 다른 특이한 방식으로 연구를 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 잉글랜드의 모든 저명한 클럽들은 분석 툴에 큰 돈을 붓고 있다 – 분석에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감독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2018-19 시즌 (비엘사가 부임한 시즌) 개막 전, 리즈는 더비가 2017-18 시즌에 치렀던 모든 경기를 다 돌려봤다. 총 51경기를 봐야 했고, 한 경기를 해부하는 데에는 4시간씩을 투자해야 했다. 비엘사는 이 작업의 목적이 제한적이었다는 걸 인정했다. 2017-18 시즌까지 개리 로웻이 더비의 감독이었지만 스토크로 떠났고, 프라이드 파크에는 램파드가 선임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비엘사는 여전히 더비에 남아있는 모든 선수들의 장단과 경기 영상, 실수 장면을 원했다. “우리는 이게 프로페셔널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는 말했다. “절대로 상대에 대해 모르는 게 있으면 안됩니다.”
그와 좀 더 관련 있는 것은 램파드 휘하 더비의 포메이션 변화에 관한 분석이었다. 리즈는 2018-19 시즌의 31경기를 본 뒤 더비가 플레이타임의 49%를 메이슨 마운트가 오른쪽 미드필드에 서는 4-3-3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운트가 왼쪽 미드필드를 맡는 장면은 22%였고, 간헐적으로 그가 롤을 바꾸는 4-3-1-3도 나왔다. 그러나 대개 더비의 전략은 상당히 일관된 편이었다. “경기 전에 우리는 그들이 사용할 만한 시스템을 완벽하게 알고 있었죠.” 비엘사는 말했다.
비엘사와 그의 스태프가 경기 전 분석에 투자하는 시간은 그 누구보다 길 것이다. 한 경기당 4시간이면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 모두 참가하는 첼시의 72경기를 뜯어보는 작업은 자지 않고 12일 동안 축구만 봐야 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분석가가 하루에 8시간씩 일한다고 치면 36일을 들여야 하고, 두 사람이 업무를 분담해도 3주 반이나 걸린다. 이게 단 한 경기만을 위한 준비 과정이다.
필자는 지금 비엘사의 접근법이 너무 힘을 들이는 방식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써드 파티 데이터 업체를 이용해 분석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시간 절약과 외부의 누군가가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을 믿는 것 사이에 타협이 있어야 한다. 비엘사의 경우, 분석에 대한 그의 집착은 상대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확신으로 향하는 과정이다. 그는 그가 경기를 보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수집한 데이터에 의해 결정을 내리는 걸 꺼릴 수 있다. 그 본인에게 있어서, 비엘사는 아마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면서 시간을 줄이는 것보다는 차라리 느리지만 모든 게 그의 마음대로 진행되는 걸 선호할 것이다. 그래야 놓치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정신 건강을 위해, 여기서는 램파드의 첼시를 좀 더 효율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다행히도 옵타나 스마터스카웃 같은 사이트의 통계가 과정을 간소화해주고, 매주 쏠프 아치에서 이뤄지는 끝없는 고난에 가까운 노력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해준다. 2019년 비엘사의 프레젠테이션은 세 개의 메인 테마를 바탕으로 했고, 본지 역시 이를 따를 것이다. 그의 세미나에서 나왔던 말을 인용하자면, 그는 “모든 팀들이 상대의 선발 명단, 경기에서 사용할 전술적인 시스템과 세트피스 시의 전략을 알길 원합니다. 이 세 가지가 감독이 대체로 상대를 분석할 때 설정하는 주축이예요.”
그날 저녁 비엘사가 보여줬던 첫 슬라이드는 경기 결과들을 간단히 나열한 것이었다. 그 차트를 보면서 리즈가 이번 상대를 ‘좋은 사이클에서 만나는지, 나쁜 사이클에서 만나는지’ 알면서 상대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다. 승리는 회색, 무승부는 흰색, 패배는 빨간 색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램파드의 더비는 경쟁력 있는 팀이었고, 궁극적으로 챔피언십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비엘사의 리즈를 준결승에서 꺾기도 했다. 스크린은 그들의 일관적인 성적을 보여줬다. 올 시즌 램파드의 첼시 역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1패만을 내주고 유럽 대항전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면서 굉장히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그들의 기록을 잠깐 보면 비교적 적은 골을 내주고 최근 13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강한 팀이라는 게 보인다.
기본적으로 위의 표가 램파드에게 낙관적인 의미를 시사하는 건 맞지만, 경기 저변에 깔린 퍼포먼스의 퀄리티를 평가할 때에는 기대 골 수치의 도움을 받는 게 좋은 때가 많다. 리그 경기에만 초점을 맞추면, 첼시는 지난 시즌부터 공격력 감소를 겪었지만 (파란색으로 표시) 동시에 수비적인 발전도 보여줬다 (빨간색으로 표시). 램파드가 부임한 후 첼시는 첫 시작은 좋았지만 가면 갈수록 어려움을 겪었던 마우리시오 사리 시절보다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지표는 전체적인 팀의 기량을 보여준다. 하지만 스탬포드 브릿지의 각 선수들은 어떠할까? 누가 총애를 받고 있으며 램파드는 정확히 어떻게 그의 선수단을 굴리고 있을까?
2019년을 돌아보면, 비엘사는 램파드의 더비 선수들 하나하나에 대한 정보를 모두 알고 있었다. 그는 2018-19 시즌에 스콧 말론이 레프트백 포지션에서 1,172분 동안 어떻게 뛰었고 17분 간 왼쪽 윙어에서는 어떻게 뛰었는지 말했다. 톰 허들스톤의 역할은 좀 더 다양했지만, 출전 시간의 94%를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보냈다. 리버풀에서 임대된 윙어 해리 윌슨은 네 가지의 포메이션에서 9가지의 각기 다른 롤을 수행한 것으로 분류됐다. “내가 그들이 어디서 뛰는지 알려고 훈련을 염탐할 필요는 없었어요.” 비엘사는 말했다.
아래의 차트는 비슷하게 최근 첼시의 38경기에서 각 선수들이 어떤 포지션으로 뛰었는지 보여준다. 왼쪽의 로고는 상대했던 팀을 의미하고, 가장 최근에 치러졌던 세비야 전 – 수요일 저녁 챔피언스리그에서 4-0 승리로 마무리됐다 – 이 최상단에 위치한다.
요즘 첼시의 스타팅 XI는 큰 변화없이 동일했는데, 램파드의 경기 계획이 변경되거나 휴식이 필요한 경우에만 소수의 선수들이 로테이션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에두아르드 멘디가 선발 키퍼 장갑을 낄 것으로 보이고 벤 칠웰, 티아고 실바, 커트 주마, 리스 제임스의 4백은 핏만 된다면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램파드는 대체로 마운트, 은골로 캉테, 마테오 코바치치로 3미들을 구성하는데, 사리가 했던 것처럼 조르지뉴를 레지스타로 쓸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전방에서는 상황이 흥미로워진다. 위 그림에서 표시가 중간에 끊겼다가 최근에 다시 생긴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부상이나 코로나 자가격리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카이 하베르츠와 크리스티안 풀리식이 복귀했다. 티모 베르너는 현재까지 올 시즌 전 경기를 소화한 만큼, 왼쪽 윙어 선발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전방을 보면 첼시는 올리비에 지루와 타미 에이브러햄이라는 두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주중 세비야 전에서 네 골을 모두 득점한 지루는 지난 시즌의 활약을 보면 에이브러햄보다 제공권과 연계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비엘사는 더비의 포메이션에 큰 관심을 가졌다. 그 부분을 살펴보면, 우리는 램파드가 프라이드 파크에서 스탬포드 브릿지로 옮겨왔음에도 선호하는 전술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는 지난 38경기 중 58%는 4-3-3을 사용했고, 3-4-2-1 (21%) 과 4-2-3-1 (13%) 에도 손을 대봤다. 램파드의 가장 큰 전술적인 고민은 지난 주말 구디슨 파크에서 에버튼을 상대로 정확한 패스를 여러 번 보여준 리즈의 미드필더 칼빈 필립스를 따로 마크할지 말지에 관한 것일 테다.
다음 차트는 램파드가 4-3-3을 돌린 첼시의 최근 10경기에서 (여전히 램파드의 구상 안에 있으면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를 골라낼 수 있을 만한 범위다) 각 포지션에 어떤 선수들이 가장 많이 나왔는지를 보여준다. 비엘사도 스파이게이트 프레젠테이션에서 비슷한 차트를 보여주며 더비의 선발 명단을 예측했다.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에 모두 기용되어 조르지뉴보다 밀리는 것처럼 표기된 캉테의 경우를 제외하면, 첼시는 리즈 전에 이 라인업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또한 이 차트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을 알려주면서 그들이 경기 도중에 포메이션을 바꾸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예상해볼 수 있게 해준다. 마운트를 오른쪽 윙에 세우는 것은 하킴 지예흐와 칼럼 허드슨-오도이를 둘 때보다 활발한 압박을 가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8번 미드필더의 공격적인 위협이 필요하다면 하베르츠를 중원에 기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세트피스로 넘어가보자. 비엘사의 발표에서 더비의 코너킥과 프리킥 전술과 그들의 수비 방식의 단점 등에 대한 이야기는 메인 테마로 등장했다. “우리는 상대 키퍼의 약점이나 압박할 수 있는 부분을 찾을 겁니다.” 비엘사는 말했다. “선수들이 상대에 대해 알고 있으니까요.” 그의 스태프들은 각 코너에서 더비의 선수들이 각각 니어 포스트, 파 포스트, 박스 중앙에 볼이 갈 때마다 사용하는 사인을 연구했다.
첼시의 전략을 제대로 평하기 위해서는 영상 분석이 필요하지만, 그들은 현재 프리미어리그의 모든 팀을 통틀어 세트피스에서 가장 효과적인 공격을 만들어내고 있는 팀들 중 하나다. 그들은 올 시즌 들어 세트피스에서 리그 최다인 6골을 득점했고, 득점자 역시 다양했다. 주마가 세 골을 넣었고, 칠웰과 타미 에이브러햄도 한 골 씩 넣었으며,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나온 첼시의 2-0 승리에서 제 골망을 흔든 페데리코 페르난데스도 한 골을 올렸다.
첼시의 코너킥-골 전환률은 12%로, 8번 찰 때마다 한 번은 득점하는 효과적인 공격을 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높은 기록이며 그 부문 2위인 에버튼의 기록 6.3%의 거의 두 배에 육박한다. 세트피스에 가장 강한 팀에게 비엘사 부임 이후 언제나 정지된 상황에서의 수비를 어려워했던 리즈가 고생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그는 그 설명회에서 “이 세트피스 분석이 우리한테 유용하냐고요?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여전히 실점의 반을 세트피스에서 내주고 있기 때문이죠.” 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기자회견에서도 ‘우리는 산더미처럼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다. 하지만 모든 데이터가 차이를 만들어내진 못한다’ 같은 말을 자주 해왔다.
스마터스카웃의 세트피스 제공권 지표는 첼시의 선수들이 코너킥과 프리킥에서 얼마나 강한지 보여준다. 아래 차트에 사용된 수치는 경합 상대를 고려한 공중볼 점수이다. 예를 들어, 피터 크라우치를 상대로 따낸 헤더는 더 큰 점수를 받고, 리즈의 왜소한 미드필더 제이미 샤클턴을 상대로 딴 헤더는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게 되는 것이다.
첼시의 선수들 중에서는 주마, 칠웰, 지루와 하베르츠가 코너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첼시의 정지 상황 득점을 멈추려면 이들을 리즈에서 제공권이 약한 선수들과 떨어뜨려 놓아야 할 것이다. 매치업을 잘 잡는다면 리즈는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을 놓친다면 비엘사는 일란 멜리어가 첼시의 힘에 그대로 노출되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다.
스파이게이트 세션이 보여줬듯이, 프로 구단들이 할 수 있는 분석에는 거의 제한이 없다. 하지만 상대 분석이 비엘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는 분야였고, 리즈는 오늘 경기를 준비하면서 또다시 현미경을 들이댔을 것이다. 데이터의 부는 비엘사가 어떤 것을 운에 맡기거나 모르는 채로 놔두는 것을 거부한 산물이다. 리즈에서 그의 연봉은 – 클럽 역사상 가장 높은 감독 연봉이다 – 디테일을 뜯어보는 그의 완고함에 대한 보상이다. 펩 과르디올라가 스페인에서 그에게 “당신은 나보다 바르셀로나를 더 잘 알고 있군요!” 말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66분 동안의 브리핑을 지켜본 사람들에게는 두 가지 메시지가 전해졌다. 비엘사는 그가 스카우트를 하는 데에 들이는 시간을 존중받거나, 혹은 최소한 인턴을 파견해 상대의 훈련을 지켜보는 게 그의 분석에서 극히 일부분만을 차지한다는 걸 알아주길 바랐다. 그러나 그는 그가 수집하는 정보가 확실히 지나치게 많다는 것 또한 인정했다. 그건 비엘사의 강박 관념을 충족하는 방법이었다.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 데이터를 살펴보는 걸 알면 비웃는 걸 압니다.” 그는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엘사는 이런 초대형 분석을 프로페셔널함의 증거라고 생각했다. 만약 더비나 램파드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기면, 그의 파일이 대답해줄 것이다. 그의 머리에 떠오른 생각들은 전부 자료에 나와 있었다. 비엘사가 필요로 한다면 그 파일은 빛을 보는 것이고, 아니면 그냥 무시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게 그의 습관이었고 그는 이를 고수했다.
비엘사는 올 시즌 첼시를 연구하는 데에 앞서 나온 만큼의 시간을 들이진 않을 것이다. 그는 “리그가 진행될수록, 감독들은 다른 팀들을 더욱 잘 알아가죠.” 라고 말한 바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모든 감독들이 다른 19팀에 대한 기초적인 설명을 할 수 있어요.”
그게 사실이고 2019년에는 비엘사가 다른 감독들이 하지 않는 만큼의 분석까지 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그 브리핑을 했던 건 아니지만, 그처럼 극단적인 양을 모두 분석하는 감독은 거의 없다. 데이터만으로는 램파드의 드레싱룸에 있는 수백만 파운드의 가치가 있는 선수들이나 그들의 재능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램파드가 그의 첫 감독 생활 때 깨달았듯이, 비엘사가 상대 팀에 대해 모르는 것은 거의 없다.
비엘사와 분석 이야기가 나오는 기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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