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수록 중독된다': 챔피언십을 편한 리그로 만든 비엘사의 훈련, 머더볼 [디 애슬레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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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수록 중독된다': 챔피언십을 편한 리그로 만든 비엘사의 훈련, 머더볼 [디 애슬레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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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Loco’. 
스페인어로 ‘광인’이라는 뜻입니다.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의 별명이죠. 
괴팍한 성격에, 축구에 미친 그에게 잘 어울리는 별명입니다. 
저는, 그런 비엘사가 궁금했습니다. 
저렇게 해도 시즌 운영이 될까? 
처음 감독을 시작했을 때에도 지금 같은 전술을 구사했을까? 
누구에게 영향을 받았고 또 누구에게 영향을 줬을까? 
그리고 어떻게 저런 감독이 있을까? 
‘비엘사 시리즈’는 그런 연유에서 탄생했습니다. 
누구보다 비엘사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에 대한 글들을 번역해보기로 마음먹었죠. 
축구계의 진정한 광인, 비엘사에 대해 알아봅시다.

 

 

마르세유에서는 opposition이라고 불렸다. 아슬레틱 빌바오에서는 champions였다 선수들은 그걸 하기 전날 밤에는 끼니를 잘 챙겨 먹고 오는 습관을 들였다. 뉴웰스 올드 보이스에선 그 훈련에 특별한 이름을 붙이진 않았지만, 1990년대 로사리오에서 이 개념이 탄생했다. 논스톱 풋볼 히카르두 루나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것이 바로 마르셀로 비엘사의 트레이드마크이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훈련은 이제 리즈 유나이티드가 머더볼로 부르는 개념으로 진화했다. 머더볼이란, 선수들이 경험해왔던 많은 감독들과 비엘사의 차이점을 만드는 주중 훈련 세션이다. 머더볼은 리즈의 매력의 원천이고 비엘사가 그 무엇보다도 높게 평가하는 훈련이다. 선수단은 그걸 사랑하고, 싫어하며 훈련 전에는 만반의 준비를 한다. 과거 또는 지금 그의 밑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의 말을 빌리자면, 공식 경기들도 그 정도로 치열하진 않다고 한다.

 

인터뷰 등에서는 자주 언급되지만 공식적으로 공개된 적은 없는 훈련 머더볼은 오랜 시간 동안 쏠프 아치의 추상적인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정확히 그게 무엇이고, 왜 그리 많은 선수들이 재미와 공포를 동시에 풍기며 이를 언급하는 걸까? 이동 제한 기간 동안 엘런 로드에서 꾸준히 반복되던 말이 있다. 리즈의 선수들은 훈련이 재개될 가능성 마저도 반갑게 느껴질 정도로 집에 틀어박혀 있는 생활에 염증을 느꼈다. 힘든 만큼 그리움도 커요. 타일러 로버츠는 지난 달 말했다. 머더볼을 실제로 할 때 싫은 만큼, 하지 못할 때 그리운 법이죠.

 

비엘사에게 머더볼 세션은 피지컬 훈련에 대한 노력의 집약체이다. 머더볼은 일반적인 경기장에서 1111로 펼쳐지는 게임이지만 전술적인 부분들보다 선수들의 활동량과 달리는 강도가 그의 머리를 싸매게 한다. 스태프와 볼들이 피치 주변 곳곳에 배치되어 있고, 모두 플레이가 중단되지 않도록 한다. 볼 하나가 나가면, 곧바로 다른 볼이 나타나고 템포가 유지된다. 다리 근육과 스태미나를 단련시켜주는 머더볼은 비엘사의 주중 근무 시간에서 아주 큰 파이를 차지한다. 리즈는 상대적으로 챔피언십 경기들이 편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한 선수는 내게 비교도 안되죠.라고 말했다.

 

다양한 이름들로 불림에도 불구하고, 비엘사 밑에서 뛰어 본 선수라면 누구나 힌트를 주지 않아도 지금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머더볼은 비엘사가 매우 주관적인 관점과 단호한 피트니스 관리 방식을 갖고 코칭을 했던 뉴웰스에서 시작됐다. 그가 신뢰했던 미드필더 중 하나였던 루나리는 아르헨티나에서 똑같은 훈련을 경험했다. 그들은 힘들고 지쳤지만 비엘사의 엄청나게 활발한 전술을 구현하는 뉴웰스에 스쿼드에 녹아들기 위해 그런 세션을 거쳤다. 그리고 그 광기 뒤에는 체계성이 있었다. 만약 뉴웰스의 선수들이 과도한 훈련을 지속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다면, 비엘사의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훈련은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게 하고 정신도 계속해서 바짝 차려져 있도록 했다. 축구의 트랜지션 과정에 대한 본질적인 훈련이 바로 머더볼이었다.

 

당시 우리는 그 훈련을 머더볼이라 부르지 않고 논스톱 풋볼이라 불렀어요. 하지만 그 세션을 정말 많이 소화했죠. 루나리는 디 애슬레틱에 말했다. 볼은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어요. 만약 벗어나면, 누군가 즉시 던져주겠죠.

 

코너도 스로인도 없어요. 정말 힘들죠. 쉴 수 없이 움직여야 해요. 마르셀로는 우리의 심장박동수가 떨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강도 높은 운동량을 유지하길 바랐죠. 그러면서 우리는 그의 강한 압박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었어요. 모든 훈련은 점차 강도를 높여가면서 이전 세션보다 긴 시간 동안 진행됐죠.

 

리즈에서 비엘사는 이 훈련을 5분 배틀 여러 단계로 나눴다. 머더볼은 주중 경기가 없을 때 매 수요일마다 열린다. 전체 루틴은 평균적인 경기보다 짧지만 일반적인 경기에 비해 속도나 볼의 흐름이 훨씬 더 빠르다. 비엘사와 코칭 스태프는 경기장 주변에 넓게 퍼져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오더를 내리지만, 심판 역할을 자처하진 않는다. 파울 따위는 없고 선수들은 서로를 향해 달려든다. 태클과 충돌도 이 훈련의 일부분이다. 시간이 흐르면 비엘사는 선수들을 불러 전달사항을 빠르게 일러주곤 다시 경기장으로 보낸다. 그 누구도 지거나 쿼터를 내주는 걸 원하지 않는다. 모든 선수들이 이 세션을 통해서 비엘사의 라인업이 대체로 결정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비엘사의 오래된 아슬레틱 빌바오 선수단은 모두가 이 모델에 참여할 수 있었다. 스페인에서 비엘사는 훈련의 구조를 살짝 바꿔봤지만 전체적으로 루틴은 상당히 유사했다. 빌바오와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라이트백이었던 안도니 이라올라는 머더볼 이야기를 듣자마자 말을 꺼냈다. 무슨 말 하는 건지 알아요. 그는 말했다. 우린 그 훈련을 챔피언스 게임이라 불렀죠.

 

때때로 그 훈련은 다른 이들보다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을 위해 진행되기도 했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니었어요. 실제 경기보다는 좀 짧지만 훨씬 힘들었죠. 비엘사는 선수들이 뛸 준비가 되었는지, 혹은 자신의 피지컬적인 한계치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머더볼을 활용했어요. 그는 머더볼을 할 때면 특히 소리를 지르면서 까다로운 모습을 보였고 전술적인 면은 거의 신경쓰지 않았어요. 그냥 완전 신체적인 부분들만 보는 거죠.

 

우리는 머더볼을 하기 전날 밤에는 고봉밥을 먹고 가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 훈련을 하고 나면 에너지가 아예 바닥나 버리거든요. 선수들은 그 훈련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아마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감정이 훨씬 컸다고 하겠죠.

 

비엘사는 가끔 퍼스트팀과 빌바오 아슬레틱(빌바오 B)1011로 머더볼을 하게 하면서 강도를 높이기도 했다. 빌바오의 위성구단이자 사실상 그들의 써드팀 역할을 하는 바스코니아를 상대할 땐 911 경기를 한 적도 있다 훨씬 더 어렵게 만들려는 의도였죠. 이라올라는 말했다.

 

2014-15 시즌 비엘사가 마르세유 감독으로 부임한지 6주가 지나고 처음으로 opposition 훈련을 하는 온라인 영상도 있다. 이 게임은 선수들이 노란색과 초록색 조끼를 입은 팀으로 나뉘어져 양 끝 골대를 향해 달려가면서 느슨하고 부산하게 돌아간다. 비엘사는 간헐적으로 선수들을 불러모으고, 그럴 때마다 선수들은 가쁜 숨을 몰아내쉰다. 그의 수석코치 얀 반 바인켈은 경기장 옆에서 노트북을 두드리며 실시간 분석을 작성한다. 한쪽에서는 니콜라스 은쿨루가 엉덩이 부상을 치료하러 경기장을 빠져나온다. 비엘사의 스태프 중 하나는 그에게 빠르게 스프레이를 뿌려주곤 다시 돌려보낸다. 정말 야생적인 태클들이 난무하는 걸 보면 서로에게 주먹을 날리지는 말라는 지시를 받은 게 분명하다.

 

www.dailymotion.com/video/x209ej0

 

Première opposition 2014-15 à l'OM, premiers buts - Vidéo Dailymotion

Au cours de l'entraînement du mercredi 25 juin 2014, les Olympiens ont eu droit à leur première opposition. Le premier buteur est... Réponse en vidéo.

www.dailymotion.com

 

이 영상에서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트랜지션의 중요성이다. 비엘사는 리즈가 머더볼을 할 때 여러 전형을 섞어 놓지만, 이라올라와 루나리가 회상하길 그 전환의 정확성보다는 피지컬적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고 한다. 마르셀로는 수비와 공격 사이에 어떠한 딜레이도 없이 빠르게 전환되길 바랐어요. 루나리는 말했다. 리즈가 소화하는 훈련은 우리가 뉴웰스에서 겪었던 것과 아주 유사해요. 그런 훈련들이 마르셀로의 팀과 여타 팀들의 차이를 만드는 거죠.

 

리즈는 지난주부터 EFL의 실전 훈련 허가가 떨어지자 훈련에 매진하고 있고, 비엘사는 즉시 목요일과 토요일에 두 번의 머더볼 세션을 잡아 두었다. 머더볼은 그의 선수들의 몸상태가 어떤지 체크하고 이동제한 전 3월의 흐름(당시 리즈는 5연승을 기록하고 있었다)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측정 방법이다. 선수들은 힘들어하면서도 가면 갈수록 이 훈련을 인정하게 된다. 훈련 자체는 정말 고되지만 선수들은 계속해서 머더볼의 장점을 체감한다. 비엘사의 코칭은 대개 이런 방식으로 리스펙트를 받는다. 큰 노력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하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

 

루나리와 이라올라 모두 선수 생활을 마친 뒤 지도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들은 비엘사의 아이디어 일부를 차용했지만 머더볼을 모방하는 건 둘 모두 포기했다. 그 훈련은 너무나도 비엘사와 그의 독특한 스타일에 딱 맞는 훈련이다. 머더볼은 그가 비엘사이기에 잘 작동할 수 있는 것이다. 그와 함께하는 모든 것들이 한계를 뛰어넘는다. 난 비엘사의 훈련 몇몇을 활용하지만 머더볼은 아니에요. 스페인 2부리가 클럽 미란데스를 지휘하고 있는 이라올라는 말한다.

 

나는 이라올라에게 비엘사가 아닌 다른 누군가 머더볼 훈련을 활용하고 선수단에 적용시키는 걸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죠. 이라올라는 말했다. 나도 절대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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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Phil Hay 202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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