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들 제대로 비교하기: 클린시트의 맹점에 대해서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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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들 제대로 비교하기: 클린시트의 맹점에 대해서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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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는 올 시즌 정말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통계, 빌어먹을 거짓말들"이라는 언사는 축구 통계 분석가들이 자주 듣는 말이다. 기대 골 수치와 같은 심층 데이터의 도입은 많은 팬과 평론가들의 회의론에 부딪혔다. 그러나 새로운 통계 자료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방송하는 사람들도 때론 기꺼이 숫자들을 통해 선수의 가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다른 상황들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로 전달되는 대표적인 통계자료는 바로 클린시트다. 그러나, 우리는 한 키퍼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알길 원하는 거라면, 이 수치에는 훨씬 더 많은 부가설명이 필요하다.

 

골키퍼들에 대한 통계는 필드 플레이어들의 자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실하다. 때문에 클린시트는 여전히 키퍼의 퍼포먼스를 평가할 수 있는 최고의 기록으로 군림하고 있다. 하지만, 클린시트는 너무나도 쉽게 측정할 수 있는 스탯이다. 한 키퍼가 한 번의 클린시트를 할 때 얼마만큼의 노력이 필요한지는 고려하지 않는다. 우리 가디언은 상대를 무득점 침묵하게 만들 때 키퍼가 얼마나 많은 세이브를 해야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올 시즌 유럽 5대리그에서 나온 클린시트 중 10% 이상이 키퍼가 선방을 한번도 하지 않은 채로 나왔다. 여러분도 쉽게 생각해볼 수 있듯이, 이번 시즌 많은 수의 클린시트를 적립한 몇몇 골키퍼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선방만을 하면서 스탯을 쌓았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에두아르 멘디다. 첼시에 새로 영입된 멘디는 팀의 실점 기록에 큰 영향을 끼쳤지만, 그 공의 대부분은 그의 앞에서 수비하는 선수들에게 돌려야 할 것이다.

 

월요일 첼시가 에버튼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두면서 멘디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3번째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가 이 클린시트를 위해서 한 거라곤 단 한 번의 세이브 밖에 없었다. 그는 20야드 밖에서 날아온 앙드레 고메스의 맥없는 슈팅을 편안하게 막아냈다. 지난 몇 달 간 첼시의 실점이 크게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수비진이 많은 찬사를 받아야 할 것이다.

 

멘디의 클린시트 13개 중 5개는 그가 단 한 번의 세이브도 하지 않은 경기에서 나왔다. 멘디가 잘못했다고 하는 게 아니다. 키퍼들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슈팅들만 막으면 된다. 그리고 그들은 수비진을 조율하고 수비수들에게 자신감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 막연하게 스탯 하나만 던져주지 말고 그 상황에 대한 설명도 함께 해주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많은 클린시트를 기록한 키퍼들은 좋은 수비진의 도움을 받는 경향이 있다. 이는 그들이 그리 많은 세이브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항상 그렇진 않다. 골키퍼들이 클린시트를 사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보다 깊게 알아보기 위해서, 우리는 올 시즌 유럽 5대리그에서 5개 이상의 클린시트를 올린 69명의 키퍼들을 분석해 보았다. 다음은 그들의 경기당 클린시트 횟수와 그 경기들에서의 세이브 수를 나타낸 것이다.

 

 

 

첼시의 멘디(57%), 맨체스터 시티의 에데르송(56%), 릴의 마이크 메이건(54%), RB 라이프치히의 페테르 굴라치(50%), PSG의 케일러 나바스(60%), 아스톤 빌라의 에미 마르티네스(54%) 6명만이 경기당 50% 이상의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이 키퍼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슈팅만을 상대하는 경향이 있었다. 6명 중 5명이 올 시즌 모든 키퍼들이 기록한 경기당 세이브 횟수보다 적은 세이브를 했다. 그리 놀랍진 않은 수치다.

 

멘디는 6명 중에서도 클린시트를 할 때 1.23회로 가장 적은 세이브를 하고 있었다. 그는 무실점으로 끝낸 13경기에서 단 16개의 슈팅을 막았다. 그와 대척점에 서 있는 웨스트 브롬의 샘 존스톤은 이번 주말 그의 5번째 클린시트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는 그 5경기에서 21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경기당 4.2).

 

어쩌면 PSG 20경기에서 12개의 클린시트를 기록한 나바스의 부활이 훨씬 더 인상적일지도 모른다. 그는 골문을 내주지 않은 12경기에서 2.42개의 세이브를 기록해, 평균에 비해 그리 뒤쳐지지 않는 선방을 생산했다.

 

그러나, 올 시즌 전유럽을 통틀어 단연 돋보이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키퍼 하나를 꼽자면, 그건 무조건 마르티네스가 될 것이다. 마르티네스는 지난 주말 울브스 전에서 승점 1점을 지키는 엄청난 세이브를 해내면서 올 시즌 14번째 클린시트를 쌓았다. 그럼에도 이 경기는 마르티네스의 진가를 더 보여주진 못했다. 마르티네스는 울브스 전에서 두 개의 세이브 밖에 하지 못했는데, 그는 14개의 클린시트를 올리는 동안 평균 3.57개의 세이브를 했다. 마르티네스는 50개의 슈팅을 막으면서 클린시트 14개를 쌓은 반면, 멘디는 고작 16개를 막으면서 13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클린시트만으로는 키퍼의 퍼포먼스를 평가할 수 없다는 사실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라리가에서는 얀 오블락과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이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러분은 그들이 다른 키퍼들에 비해 적은 슈팅을 상대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이번 시즌에는 그들의 클럽의 상황이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 들어 최근 몇 년에 비해 광범위한 접근법을 가져가고 있다. 이러한 전술적 변화를 통해 그들은 더 많은 득점을 하는 팀으로 변모했고 현재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수비에서 약점은 더 많이 보이면서 키퍼에게 요구되는 것들이 보다 많아졌다. 알레띠는 클린시트를 기록한 12경기에서 37 세이브를 올린 오블락에게 의존하고 있다 (경기당 세이브 3.08).

 

한편 근래 몇 개월 동안 바르셀로나의 폼이 많이 좋아졌다곤 해도, 그들은 여전히 안정적인 수비와는 거리가 먼 축구를 하고 있다. 테어 슈테겐이 클린시트를 사수한 9경기에서 평균 3.22개의 세이브를 기록한 걸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키퍼들은 전반적으로 좋은 폼을 보이고 있다. 이 연구의 대상이 된 69명의 키퍼 중 14명이 경기당 클린시트와 세이브 부문 모두에서 평균을 뛰어넘었는데, 그 중 절반이 잉글랜드에서 뛰고 있다. 마르티네스가 독보적이지만, 닉 포프와 일란 멜리어도 훌륭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우카시 파비안스키, 휴고 요리스, 후이 파트리시우, 조던 픽포드 역시 평균 이상에 들었다.

 

다만 여기엔 알리송이 들지 못했다. 알리송의 기록은 리버풀의 슬럼프를 잘 대변해준다. 그는 올 시즌 리그에서 클린시트를 5개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그 경기들에서 16개의 슈팅을 막았다 이는 멘디가 무실점으로 끝낸 13경기에서 기록한 세이브 수와 같다. 두 키퍼의 대조되는 기록은 첼시 수비의 엄청난 발전과 리버풀의 추락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 이맘때엔 상상할 수 없었던 현상이다.

 

역주: 처음으로 가디언 기사 번역해봤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짧고 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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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Martin Laurence 202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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