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즌을 가장 함축적으로 잘 나타낼 수 있는 경기가 있다면, 바로 지난 경기였을 것이다.
셰필드 전은 울브스의 2020-21 시즌의 축소판과도 같았다. 골 결정력에서 부족함을 보였고 (한 골을 득점했는데, 여태까지 32경기 32골을 넣은 울브스의 평균 득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여러 선수들의 부상으로 베스트 일레븐은 절대로 가동할 수 없었으며 (라울 히메네스, 페드로 네투, 후벵 네베스, 조니 카스트로 오토가 모두 빠졌다) 수비는 불안했고 팬들의 에너지가 전해지지 않는 경기장에서의 울브스의 경기는 대부분 재미가 없었다.
그러나, 울브스는 끝내 잔류를 확정했다. 3경기에서 8골을 실점하고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에게 패배를 당한 뒤 FA 컵에서 프로 리그에도 들지 못하는 촐리에게 슈팅을 하나밖에 때리지 못했던 시즌 중반, 잔류는 울브스의 가장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재앙과도 같았던 WBA 전 패배 이후, 누누는 울브스의 수비를 단단히 했고 (13경기에서 12골을 실점했는데, 그 중 네 골은 맨체스터 시티 전에 나왔고 6경기에선 클린시트를 지켜냈다), 윌리안 주제를 스트라이커로 데려왔다. 주제는 12경기 만에 첫 골을 득점하긴 했으나, 홀드업 플레이와 연계로 대표되는 그의 장점을 잘 활용해 팀의 퍼포먼스를 공수양면으로 크게 발전시켰다(역주-솔직히 파비우 실바도 이만큼은 하는데 유망주 기용 안하고 왜 임대생을 쓰는지…).
실제로 주제의 홈 데뷔전이었던 아스날 전 이래로 프리미어리그 순위를 따져보면 울브스는 11경기에서 승점 18점을 차지해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웨스트햄 다음인 5위에 올라 있다.
나아지기 위한 길을 개척하고 계속해서 시도를 통해 상황을 바꿔 놓은 누누는 (그는 최근 6개월 동안 이전 3년 간 팬들에게 받았던 비난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비판을 견뎌내야 했다) 신뢰를 얻었다. 그동안 흥미진진하거나 재미있는 경기는 거의 없었지만, 누누가 뭐라 말할지라도 무엇보다 중요한 건 결과였다. 아다마 트라오레, 넬송 세메두, 후벵 네베스, 주제 같은 선수들은 그 기간 동안 꾸준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이젠 6경기가 남았다. 승점 50점 고지에 도달해 (울브스는 현재까지 41점을 획득했다) 아스톤 빌라나 리즈를 잡고 11등, 10등 정도를 차지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막판에 두 목표를 모두 성취하면 꽤나 인상적으로 올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터진 주제의 골과 또 한번 나온 아다마의 멋진 어시스트가 (아다마는 프리미어리그 3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제로에서 탈출한 뒤 3경기에서 1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셰필드 전에서 울브스에게 승점 3점을 가져다 준 이후, 팬들은 저 두 목표에 목을 매진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 없는 순위 놀음 대신, “제발 유망주들 좀 쓰라고요”하는 외침이 되풀이됐다. 비티냐, 파비우 실바, 오웬 오타소위, 모건 깁스-화이트, 맥스 킬먼, 키-야나 후버, 테오 코르베아누는 모두 토요일 경기 벤치명단에 올라 있었다. 졸지에 23살로 베테랑 반열에 올라버린 킬먼을 제외하면, 모두 21세 이하 선수들이었다.
잔류를 위한 싸움은 끝이 났다. 이제 누가 기회를 받을 수 있을까?
네투가 몇 달 간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함에 따라, 캐나다 국적의 윙어 코르베아누가 셰필드 전 1군 벤치까지 올라왔지만 아직 성인 무대에 첫 발을 내딛진 못했다. 해밀턴에서 태어난 18살의 코르베아누는 지난달 캐나다 국가대표팀에 소집되어 버뮤다를 상대로 데뷔골을 올렸다.
양발잡이에 드리블이 좋고 훌륭한 결정력을 지닌 188cm의 코르베아누는 누누의 공격진에 또다른 옵션을 제공한다. 비록 몇몇 팬들은 그를 지난 시즌 FA 유스컵 16강 첼시 전에서 파넨카 페널티킥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선수로 기억할지도 모르겠으나, 코르베아누는 23세 이하 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성인팀까지 승격할 수 있었다. 당시 울브스 U-23팀은 0-0으로 비기고 있다가 7-0 대패를 당했다.
자신감은 어떨까? “오만함에 대해 먼저 말해야겠어요.” 누누는 코르베아누의 성격을 묻는 본지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퍼스트팀에선 페널티가 나오면 절대로 코르베아누에겐 볼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오만함은 절대로 좋은 태도가 아니에요. 테오는 U-23 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고 1군과도 많은 세션을 소화했죠. 그는 재능 있는 선수이고, 크게 발전할 수 있어요. 나는 코르베아누가 여전히 수비와 오프 더 볼 면에서 많이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온 더 볼 상황이라면 그는 이미 정말 좋은 선수입니다. 코르베아누는 올바른 단계들을 잘 밟아가기만 하면 돼요.”
“그는 양발을 사용하며 공격적으로 1대1 돌파를 시도하거나 골망을 흔드는 데에 매우 능해요. 하지만 그것들이 가장 중요한 건 아니죠.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남아 있어요.”
향후 몇 주 간 경기에 뛸 가능성이 더 높은 선수들은 바로 비티냐와 깁스-화이트이다. 그들은 각각 1월 2일, 1월 12일 이후 선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반면 최근 교체로 나와 좋은 활약을 보여줬으니 스타팅 일레븐의 최전방에 배치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오타소위는 2021년 들어서 4분 밖에 뛰지 못했다. 그는 3월 에티하드 원정에서 교체로 들어가 투입되자마자 실점의 결정적인 빌미가 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코르베아누처럼 올 시즌에 처음으로 1군에 합류한 오타소위는 활동량이 많고 피지컬이 좋은 재능 있는 미드필더이다. 바로 지금이 그의 재능을 볼 수 있는 이상적인 타이밍인 것 같다.
누누가 울브스의 감독으로 부임한 후 세 시즌 동안 팀은 그 전보다 나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앞만 보고 싸워 왔다. 2017-18 시즌에는 승점 100점을 따내며 챔피언십 타이틀을 들었고, 이후 두 시즌 연속으로 7위에 올랐다. 앞으로 남은 여섯 경기는 울브스가 쉽게 얻을 수 없었던 좋은 실험의 기회가 될 것이다.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누누는 순위에 모든 걸 걸지 않는다.
“순위 얘기를 하는 게 아니에요. 우리가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다음 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무엇을 쌓아 나가며 어떤 방식의 플레이를 할지 생각해야죠.” 누누는 말했다. “매 경기마다 다를 거예요. 우리는 퍼포먼스를 향상시켜야 합니다. 선수들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고요. 여태까지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죠.”
“순위 말고, 팀을 만들어가고 발전시키는 과정이 반복돼야 합니다. 이런 기조는 내가 부임한 후 한 번도 바뀐 적이 없고 앞으로 바꿀 생각도 없어요.”
“팀의 결정과 선택은 많은 요소들을 기반으로 정해질 겁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최대한 많은 선수들이 다치지 않아 최적의 상황에서 팀을 선발할 수 있는 거예요.”
“우리는 수많은 장애물을 헤쳐 나가야 했고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우리는 아직도 문제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각 시즌을 직접 비교할 수는 없어요. 완전히 다른 겁니다. 그런 식으로 성공을 재단해선 안 돼요. 그러나 우리는 이 어려운 시기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울브스는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고 결국엔 적절한 균형을 잡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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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Tim Spiers 2021.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