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 그가 바르셀로나에서 보여준 GOAT의 퍼포먼스 10가지 [디 애슬레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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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 그가 바르셀로나에서 보여준 GOAT의 퍼포먼스 10가지 [디 애슬레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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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애슬레틱 내부 선정 2020년 최고의 칼럼.

 

리오넬 메시가 누구에게나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인정 받은지도 10년이 넘었다. 그는 언제나 최정점에 머물러 있지만, 그의 활약이 예전과 똑같이 대단하다는 것은 아니다. 메시도 전성기에 비해선 많이 내려왔다.

 

메시는 매 시즌이 지날수록 자신의 플레이를 발전시키고 있다. 이제는 33살의 바르셀로나 캡틴(역주-칼럼 작성 시점은 바르셀로나를 떠나기 전)을 보고 200410월 리그 데뷔전을 치렀던 라 마시아 졸업생의 플레이를 떠올리기 어려운 정도까지 왔다.

 

2006년 여고생 머리를 휘날리면서 거의 모든 헤타페 선수들을 제치고 골망을 흔든 십대의 윙어는, 말끔하게 머리를 자르고 2009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펄스 나인으로 출전해 박스 안으로 침투하면서 헤더로 득점을 기록하고 커리어 첫 발롱도르를 수상한 공격수나, 팔에 타투를 새기고 수염을 기른 채로 6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한 2019년 12월의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와는 완전히 다른 선수였다.

(Photo: Bagu Blanco/Getty Images)
(Photo: Denis Doyle – UEFA/UEFA via Getty Images)
(Photo: Power Sport Images/Getty Images)

최정상에 도달한 선수들은 메시와 함께하는 한 포르투갈 선수를 예로 들 수 있겠다 그들의 재능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짜면서 모든 부분에서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보다 더 완벽한 경지에 도달한 선수들은 메시 이전 아르헨티나 10번 셔츠의 상징과도 같았던 선수를 보면 그리 많은 걸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커리어의 대부분을 똑같은 포지션에서 보내기도 한다.

 

선수로서 메시의 발전은 약간 다르다. 그가 게으르거나, 자신의 재능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뽑아낼 수 있을지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메시는 시즌이 진행되면서 마주하는 각기 다른 상황과 팀의 요구에 따라 진화를 거듭했다. 그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재창조했고, 팀에 맞는 새로운 역할을 맡길 자처했다. 감독들은 바뀌었고 동료들도 바뀌었다. 메시만은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가 항상 똑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지는 않았다.

 

메시의 궁극적인 목표가 그 자신을 최고로 만들기 위함으로 보이진 않는다. 대신 그는 그의 팀이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고 모든 트로피를 딸 수 있도록 최선의 방법을 찾아간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디에고 마라도나와의 비교는 그를 완벽하게 설명했지만, 메시가 각기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완벽하게 마스터하는 방식은 그의 팀이 그에게 요했던 것에 따라 결정되었다.

 

디 애슬레틱은 그가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축구계 최정상에 올랐는지 알아보기 위해 스탯밤의 데이터와 메시의 데뷔 시즌부터 2018-19 시즌까지를 다루는 그들의 리오넬 메시 데이터 바이오그래피를 활용해 그의 플레이스타일을 10가지로 분류한 뒤 각각의 롤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던 때를 꼽아봤다. 이런 키 작고 왜소한 선수가 그 모든 능력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그런 선수가 바로 메시이다.

 

메시는 모든 걸 잘하죠. 그의 오랜 바르셀로나 동료 사비는 2018 La Nacio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가 드리블을 치기로 했다면, 그는 당신을 제칠 수 있습니다. 패스를 주기로 했다면, 세계 최고의 어시스트를 찔러주겠죠. 프리킥을 때리면 탑코너에 꽂히고, 볼을 뺏으려 한다면 또 잘만 뺏을 거예요. 만약 그를 센터백에 둔다면 글쎄요, 아마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역주 – 원문 제목은 리오넬 메시의 위대한 10단계에 가깝지만 의역을 했습니다. 또한 기사의 작성 시점은 2020년 8월로, 현재의 상황과는 다른 서술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시기에 관한 부분은 최대한 주석을 달아 두었으니 양해 부탁 드립니다.

메시가 최고의 드리블러였던 때는?

우리 마음 속의 메시는 완벽한 드리블러이다.

 

우리 모두가 유튜브에서 메시가 성장하던 시절의 비디오를 봤다. 거의 항상 경기장에서 가장 작은 선수였던 메시는 자기 진영 아래쪽까지 깊게 내려와 볼을 받은 뒤 상대의 도전을 무마시키면서 질주하고 팀 동료들은 무시한 채로 엄청난 솔로 골을 터트렸다.

 

이런 공격 방식은 그가 선수로서 자라난 나라보다는 그의 진짜 고향의 전형적인 플레이에 더 가깝다. 아르헨티나 축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소죠. 호르헤 발다노는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패스를 하는지 아는 선수보다 어떻게 드리블을 쳐서 상대를 제칠지 아는 선수가 더 좋은 평가를 받아요.

 

바르셀로나에 합류한 이후 메시는 유스 코치들로부터 한 두 번의 터치만으로 플레이를 이어가도록 지도를 받았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 호르헤는 사이드라인에서 그의 경기를 자주 지켜봤다 언제나 정통 아르헨티나 식 플레이를 하도록 했다.

2003년 10월 메시와 그의 가족. 좌측부터 형 로드리고, 여동생 마리아 솔, 아버지 호르헤, 어머니 셀리아, 조카 토마스, 형 마티아스. (Photo: Marcelo Boeri/El Grafico/Getty Images)

그는 엄청났어요. 볼을 잡으면 그냥 드리블을 시작하고 모두를 제쳐나갔죠. 메시의 바르셀로나 유스 팀 동료였던 빅토르 바스케즈는 기옘 발라그의 전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메시는 모든 세션에서 그런 플레이를 했어요. 상대가 누구든 모두를 제치고 골을 터트리는 거죠. 우리는 그런 걸 본 적이 없었어요. 왜냐면 바르셀로나는 그런 것보다는 패스 축구를 하는 팀에 가까우니까요. 하지만 메시는 볼을 잡으면 그냥 앞으로 뛰었습니다.

 

메시의 다재다능한 면모는 연령대를 높여갈수록 발전했지만, 2003년 바르셀로나의 첫 선발 명단에 들었을 때에도 그는 여전히 드리블러였다. 메시는 두 가지의 드리블을 칠 수 있었다 스피드를 활용해 공간으로 치고 나가면서 드리블을 하거나, 좀 더 화려하게 스킬을 쓰면서 상대를 속이고 제치는 걸 모두 할 수 있었다.

나는 수비수를 속이고 그에게서 벗어날 공간이 어디 있는지 찾으려 했어요. 메시는 언젠가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수비수가 내게 집중하게 만들고 페인팅을 한 다음에 옆쪽으로 움직이면서 그의 균형을 무너트리는 겁니다. 상대가 무너지면 그에게서 벗어날 타이밍이 온 거죠.

 

메시의 드리블 실력을 축약해서 보여주는 스탯이 하나 있다. 필자는 이 기사를 쓰기 위해 452경기를 분석했는데, 메시는 그 중 444경기에서 드리블을 시도했다 (역주-솔직히 8경기에서 안 했다는 게 더 놀랍습니다).

 

11 상황에서 수비수를 제칠 수 있는 능력은 언제나 메시의 경기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아래 그래픽에서 볼 수 있듯이, 시간이 지날수록 메시의 드리블 횟수는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그는 드리블의 신이라는 자리에서 조금씩 내려오고 있는 것 뿐이다. 이제 메시는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드리블러들 중 하나일 뿐이다. 물론 대부분의 선수들을 제치고도 남는다.

 

일례로, 메시의 커리어 사상 90분당 드리블을 가장 적게 시도한 시즌은 2017-18 시즌이었다 (2004-05 시즌에는 92분 밖에 뛰지 않았기 때문에 제외했다). 스탯밤의 기록을 무료로 제공하는 FBR 해당 시즌 메시는 90분 당 7.3개의 드리블을 시도했는데, 유럽 5대리그에서 그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한 건 당시 라치오 소속이었던 펠리페 안데르송과 그의 전 팀 동료였던 파리 생제르맹의 네이마르 뿐이었다 (역주-이제 다시 메시와 네이마르는 동료가 되었다). 메시는 커리어 로우를 찍어도 유럽에서 세번째로 드리블을 잘하는 선수였다.

메시가 1대1 드리블에서 가장 뛰어났던 시즌은 07-08 시즌이었다.

드리블만 보면 메시가 가장 뛰어났던 시즌은 그보다 10년 전이었던 2007-08 시즌이었다. 하지만 그 시즌은 선수에게나, 클럽에게나 망한 시즌이었다. 바르셀로나는 리그에서 5년 만에 가장 낮은 순위인 3위로 시즌을 마쳤고, 프랭크 레이카르트 감독이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난 뒤 신임 펩 과르디올라가 바르셀로나의 지휘봉을 잡았다.

 

메시는 당시 라리가에서 28경기를 뛰면서 6개의 논 페널티 골을 넣었을 뿐이었다. 이는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적은 골이었다. 결과가 좋은 시즌은 아니었지만, 90분 당 11.8개의 드리블은 참으로 괴상한 수치이다. 좀 더 파고들어볼 가치가 있다.

(Photo: Pierre-Philippe Marcou/AFP via Getty Images)

메시는 그 중 8.6개를 성공시켰고, 73%의 드리블 성공률을 기록했다. 다만 그것도 커리어 하이는 아니었다. 2005-06 시즌의 76%가 성공률만 따지면 가장 높은 때였다.

 

드리블 횟수나 성공률을 별개로 두고, 메시가 드리블을 치는 위치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면 그의 스타일 변화가 보다 명확하게 보인다. 아래 그래픽에서 메시가 드리블을 시도하는 위치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노란색 지역은 빨간 곳보다 더 많은 드리블을 시도한 위치라는 것을 뜻한다.

라리가에서 메시가 드리블을 시도한 위치를 나타낸 히트맵

2007-08 시즌은 메시가 가장 윙어스러운 동선을 가져간 시즌이었다. 이후 그는 가면 갈수록 상대의 페널티박스 근처로 접근했다.

 

드리블 횟수도 중요하지만, 알랑 생-막시맹이나 아다마 트라오레의 플레이를 본 사람이 있다면 드리블 이후의 플레이가 어떻게 되는지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터이다. 상대를 제치고 거의 곧바로 크로스를 발사하기만 하는 선수는 별 쓸모가 없다.

 

다행히도 메시는 정확한 크로스 이상의 결과를 보여줬다.

 

그가 드리블 이후 유형적인 결과물을 가장 많이 만들어냈던 시즌은 2011-12 시즌과 2012-13 시즌이었다. 그때 메시는 라리가에서 각각 50골과 46골을 득점했다. 두 시즌 동안 메시는 드리블 이후 215어시스트를 만들어냈다.

메시가 드리블 이후 최고의 결과물을 낸 때는 2011-12, 2012-13 시즌이었다.

정말로 메시다운 것은 이 골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패턴은 그가 볼을 달고 올라가 득점으로 마무리를 짓기까지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다는 것 뿐이었다. 상대가 트랜지션 상황이든, 그들 진영에 모여 있든 메시에겐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몇 초 안에 일을 끝냈다.

 

2011-12, 2012-13 시즌 메시가 드리블 이후 만들어낸 득점 중 그가 8초 이상 시간을 끌면서 기록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아래의 예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메시의 움직임과 생각의 속도는 그가 경기장을 종단하면서 골을 득점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해당 시즌 메시의 드리블 이후 득점들을 나타낸 그림

메시가 최고의 오른쪽 윙어였던 때는?

바르셀로나 유스 팀에서 메시는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했다. 그는 중앙의 10번 역할을 선호했지만 이 포지션은 그가 성장한 뒤 아르헨티나에서 원했던 위치이기도 하다 바르셀로나의 아카데미가 언제나 10번에게 맞는 포메이션을 가동하진 않았기 때문에 항상 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드리블을 선호하는 메시의 플레이 스타일은 그가 측면으로 갈 때 좀 더 큰 효율을 냈다. 대개 난 측면에서 뛰면서 수비수들을 11로 마주하고 상대가 다리를 뻗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제치는 플레이를 했어요. 메시는 설명했다.

(Photo: Denis Doyle/Getty Images)

그가 1군팀에서 데뷔를 하기 몇 년 전쯤, 바르셀로나의 스타가 호나우지뉴였다는 점은 메시에겐 행운이었다. 클럽은 유스 팀이 1군의 베스트 11과 같은 형태를 구축하고 같은 전술 하에서 경기를 뛰게 하기로 결정했다: 이전의 바르셀로나는 윙어들이 측면으로 도는 딱딱한 4-3-3 시스템을 가동했지만, 호나우지뉴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움직임을 통해 세계 최고로 올라섰다(역주-다른 윙을 보고 자랐으면 클래식 윙어로 성장했을 텐데 1군에 지뉴가 있었으니 그걸 따라했다는 말).

 

그래서 왼발잡이였던 메시는 절대로 왼쪽 윙에 서지 않았고 루이 판 할 시대의 바르셀로나였다면, 왼발잡이 윙어는 무조건 왼쪽에 배치됐을 것이다 오른쪽에 익숙해졌다. 메시가 1군으로 승격했을 때, 그는 기본적으로 호나우지뉴의 롤을 그대로 복사했다 그의 첫 골은 데쿠(20)와 지오반니 반 브롱크호스트(12)의 빌드업 이후 호나우지뉴(10)의 어시스트를 받아 만들어졌다.

2004-05 시즌 알바세테 전, 30번을 달고 바르셀로나 소속 첫 득점을 올린 메시

메시가 주전으로 올라선 첫 시즌이었던 2005-06 시즌은 실망으로 끝났다 그는 챔피언스리그 8강 첼시 전에 허벅지 근육 부상을 당했고, 아스날 전 결승 이전에 핏을 되찾았음에도 불구하고 프랭크 레이카르트 감독은 메시를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그럼에도 메시는 19살의 나이로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몇 표를 받았다. 그보다 더 많은 표를 얻는 윙어는 프랭크 리베리 리베리는 마르세유에서 좌측 윙어로 많이 뛰었지만, 프랑스의 월드컵 결승에서는 우측에 배치됐다 와 이 시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거의 우측 윙어로 뛰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뿐이었다. 메시는 벌써 세계 최고의 오른쪽 윙어 중 하나로 올라선 것이었다.

 

메시의 다음 몇 시즌은 수차례의 부상 이탈에도 불구하고 그의 의심의 여지없는 재능을 입증하는 시간들이었다. 메시는 2007년 발롱도르에서 카카와 호날두의 뒤를 잇는 3위에 올랐고, 2008년에는 호날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메시가 세계 최고의 오른쪽 윙어가 된 시점은 호날두가 오른쪽 윙어로 뛰지 않기 시작한 시점과 떼려야 뗄 수 없다 2008년 호날두는 갈수록 유나이티드에서 프리롤을 받고 있었다. 2009년까지 그는 좌측으로 빠져주는 포워드로 활약했다. 과르디올라가 바르셀로나의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이었던 2008-09 시즌 초반의 어떤 시점에는 메시가 세계 최고의 우측 윙어로 올라선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중앙 공격수에 사무엘 에투를, 왼쪽 윙어에 티에리 앙리를 배치하고 사비와 이니에스타가 중원에서 경기를 이끄는 4-3-3을 가동했다. 그 시즌 눈에 띄는 경기는 20094월 챔피언스리그 81차전 바이에른 뮌헨과의 홈 경기였다. 해당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세 공격수가 모두 득점을 기록하면서 (메시는 멀티골을 넣었다) 4-0 대승을 거뒀다.

메시는 우측에서 들어와 에투가 박스 안으로 넣어준 패스를 먼 쪽 포스트에 가볍게 밀어넣으면서 캄프 누의 경기 시작을 알리는 선제골을 득점했다. 그는 상대 수비를 제치고 반대로 에투에게 패스를 내주면서 팀의 두번째 골을 만들었고, 좌측에서 돌파에 성공한 앙리의 크로스를 받아 문전에서 마무리를 지으면서 3-0 리드를 가져왔다. 네번째 골 역시 메시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우측면에서 볼을 달고 에투와 원투를 주고받으면서 중앙으로 들어왔고, 바이언의 마크 반 봄멜이 그에게 태클을 했지만 볼이 앙리에게 흘러가면서 골로 연결됐다.

 

이 공격진은 그 다음 달 챔피언스리그 결승 맨유전에도 그대로 출격했고, 최종 스코어(2-0)는 이 경기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지만 퍼포먼스는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다만, 그 경기에서 메시는 새로운 역할을 맡았다. 바로 펄스 나인이었다.

 

메시가 펄스 나인으로서 최고였던 때는?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 시절 초반 메시가 2008-09 시즌의 대부분을 우측면에서 보내기 전 그를 잠시 동안 펄스 나인으로 기용했다.

 

과르디올라는 이 무기가 정말로 필요하기 전까지는 비밀 병기로 감춰뒀다 그는 타이틀 경쟁팀이나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경기가 아니면 메시 펄스 나인이라는 전술을 꺼내지 않았다. 이 전략은 6-2 완승을 거뒀던 레알 마드리드 전과 챔피언스리그 결승 맨유 전에 쓰였던 것으로 많이들 기억한다.

 

100퍼센트 펩의 결단이었어요. 당시 과르디올라의 수석 코치였던 도메넥 토렌트는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아직도 그 날이 기억 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상대팀들을 분석할 때, 나는 항상 레알 마드리드를 분석했거든요. 그래서 펩은 일주일 동안 내게 그들은 어떻게 수비를 하죠?라고 물었죠. 그 역시 모든 경기를 봤지만 내 의견을 물었습니다. (나는 그에게) 센터백이 스트라이커를 따라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고, 펩은 우리 모두가 아는 그 전술을 들고 나왔죠.

 

우리는 선수들에게 설명했어요. 만약 센터백이 메시를 따라나오면, 왼쪽의 티에리 앙리나 오른쪽의 사무엘 에투가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질 거야. 평소대로 상대가 나오지 않는다면 레오가 중원에 합류해 미드필드에서 43으로 수적 우위를 만들 수 있는 거지. 물론, 그는 이니에스타, 사비와 연계 플레이를 했고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뿐만 아니라, 메시는 아래로 내려와 미드필더들과 패스를 주고받은 뒤 전방으로 달려가 슈팅까지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 점이 메시의 펄스 나인을 더욱 무섭게 만들었다 그는 중원으로 내려와 볼 소유를 유지하고 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게 모두 가능한 선수였다. 메시는 가짜 9번인 동시에 진짜 9번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리고 놀라운 점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2008-09 시즌의 종료와 함께 이 전술을 메인으로 가져가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는 에투의 피할 수 없었던 이탈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의 스왑딜로 활용했고, 이후 과르디올라는 메시를 고정적으로 펄스 나인으로 쓰기 보다는 즐라탄을 중앙에 세웠다. 그러나 이브라히모비치와 과르디올라의 관계는 안 좋기로 유명했고, 그는 중요 경기에서 항상 선발 출전하진 못했다. 그러나, 다음 시즌 이브라히모비치가 떠나고 다비드 비야가 영입된 2010-11 시즌 까지 펄스 나인은 메시의 주 포지션이 아니었다.

 

2008-09 시즌에도 메시가 펄스 나인으로 출격해 그의 천재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건 몇 경기 뿐이었다. 2009-10 시즌에는 12경기 정도였다. 그러나 2010-11 시즌의 메시는 윙어보다도 중앙 공격수에 가까웠다. 비야와 페드로가 양 측면에 서고 메시가 중앙에 위치하면서, 펄스 나인이라는 전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유명세를 탔다.

2010-11 시즌 바르셀로나의 라인업. 흰색은 주전, 회색은 후보 선수

메시가 중앙에 있으면 그는 압박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됐어요. 확실한 상황에만 압박을 하고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볼은 더 자주 만질 수 있었죠. 토렌트는 말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변화는, 당연하게도 메시가 이제 골문과 훨씬 더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메시가 최고의 골잡이였던 때는?

사람들은 메시가 라리가에서 50골로 최다 득점을 갈아치운 2011-12 시즌을 거론하겠지만, 이 글에서는 46득점을 기록한 2012-13 시즌이 더 좋았다는 점을 강조해야겠다. 그 이유는? 바로 페널티이다.

 

페널티킥은 대체로 75% 정도가 득점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4번의 페널티를 차면 대충 세 개는 골이 된다는 것이다. 오픈 플레이에서 골대 바로 앞에서 때린 슛들이 이런 득점 확률을 가진다. 오픈 플레이에서 그런 찬스를 얻는 것은 페널티를 얻는 것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에 선수의 진짜 득점력을 따질 때에는 제외되기도 한다.

 

메시 역시 다르지 않다. 그는 라리가에서 총 69개의 페널티를 얻었고 그 중 58개를 득점해 약 84%의 성공률을 보여줬다. 물론 평균보다 높은 수치이다.

 

그래서 페널티를 빼고 계산해보면, 메시의 경기당 득점 그래프는 이렇게 나온다

50골을 득점한 메시의 2011-12 시즌은 3,270분을 뛰면서 페널티킥 10골이 더해진 기록이었다. 이는 풀 시즌의 모든 경기보다 단 150분이 적은 시간으로, 2012-13 시즌의 출전 시간에 비하면 620분이나 많았다.

 

2012-13 시즌 메시는 29경기 정도 되는 출전 시간 동안 마흔 두 개의 논-페널티 골을 득점했다. 90분 당 1.37득점이라는 (추가시간이 포함된) 수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2006-07 시즌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비견될 만한 선수가 없다. 아마 그 전 시즌에도 그랬을 것이다 (역주-2006-07 시즌을 집어 말하는 이유가 있나 해서 찾아봤는데 큰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해당 시즌 리그에서 1000분 이상을 뛴 선수 중 가장 높은 90분 당 골 수치를 기록한 선수는 아스날 소속이었던 로빈 반 페르시(0.68골)이었습니다. 2005-06 시즌에 역시 아스날의 티에리 앙리가 90분 당 0.91골이라는 이상한 스탯을 찍어내긴 했네요. 물론 메시에 견줄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앙리가 있어서 굳이 2006-07 시즌이라는 언급을 한 것 같진 않습니다. 그냥 별 의미 없는 거 같아요). 프리미어리그에서 1000분 이상을 뛴 선수 중 그때 메시의 시즌 기록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2011-12 시즌의 파피스 시세였다. 시세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고 1,113분 동안 13득점을 올렸다. 그의 기록은 90분 당 1.05골이었다 그 누구도 메시에게 가까이 다가서진 못했다.

 

모하메드 살라의 리버풀 데뷔 시즌을 보는 것이 아마 좀 더 적절한 비교가 될 것이다. 2017-18 시즌 살라는 2,921분을 출전해 31개의 논-페널티 골을 득점했다. 출전 시간의 샘플이 보다 큰 선수를 조사하면 조커로 투입돼 득점하는 효과를 많이 제거할 수 있게 된다. 시세 역시 교체 투입의 덕을 많이 봤다(역주-2006-07 시즌에도 900분을 뛰고 7골을 득점해 90분 당 0.69골을 넣은 선수가 있긴 했습니다. '슈퍼조커' 솔샤르였네요).

 

하지만 살라 역시 메시와는 견줄 바가 안 됐다. 살라는 완벽한 시즌을 보내면서 90분 당 0.96골을 기록했지만, 메시는 지난 10년 중 6시즌에 그 이상을 보여줬다.

 

2012-13 시즌의 득점들은 메시의 전형적인 골을 잘 보여줬다. 칩샷도 있었고, 박스 좌측에서 슈팅을 때려 오른쪽 하단 코너에 들어가는 슈팅이나 프리킥도 나왔다. 그의 득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건 박스 안 빈 공간으로 파고들어가 흘러나온 볼을 골대에 집어넣는 방식이었다.

2012-13 시즌 메시의 득점 유형

2012-13 시즌 라리가 개막전이었던 레알 소시에다드 홈 경기에서 나온 두 골은 선수들이 밀집된 페널티 박스에서 혼자 집중력을 잃지 않고 기어이 득점에 성공하는 포처(역주-골잡이)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 이어지는 레알 마드리드 전에는 장거리 프리킥을 포함해 멀티골을 득점했고,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전에는 헤더를, 아틀레틱 빌바오 전에는 엄청난 솔로 드리블 이후 득점을, 그리고 왼발 슛으로 골대 하단 양 코너에 골을 여럿 집어넣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깔끔한 칩샷으로 키퍼들을 속이고 그들을 바보로 만들어버리는 골들은 그의 특별함을 잘 보여줬다. 메시는 레반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데포르티보 전에 그런 식의 득점을 기록했다. 바르셀로나가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밀란을 상대로 1차전의 2-0 열세를 손쉽게 극복하게 해줬던 박스 바로 안쪽에서 골대 낮은 쪽 구석을 노리는 두 번의 슈팅은 극한의 효율을 보여줬다. 메시는 두 번 모두 수비수들에게 둘러싸인 상태에서 슛을 때렸지만, 그는 그저 볼을 한번 터치하고 가볍게 골망을 흔들었다 밀란 키퍼 크리스티안 아비아티를 기준으로 한 번은 오른쪽 상단을, 한 번은 왼쪽 하단을 찌르는 골이었다. 메시는 모든 방법을 써서 득점을 만들어내고 있었고, 모든 게 너무나도 쉬워보이게 하는 마법을 부렸다.

 

골만 보면 2012-13 시즌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시즌이었다 메시는 엄청나게 많은 골수와 득점 방법의 다양화에 모두 성공하면서 스코어러로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팀에게나 메시에게나 시즌의 마무리는 잘 풀리지 않았다. 티토 빌라노바 감독의 심각한 병환이 캄프 누의 모든 것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리그 19경기 연속 득점과 타이틀 레이스는 3월에 끊겨버렸고, 메시는 4월 초에 종아리 부상을 당했다. 그는 챔피언스리그 41차전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복귀했지만, 팀의 4-0 완패를 막을 수는 없었다.

 

내가 결과를 바꿀 수는 없었어요. 안타깝습니다. 메시는 그날 밤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그들이 강하다는 걸 보여줬고, 경기를 압도하면서 승리를 챙겼어요. 경기를 봤다면 그들이 정말 대단한 팀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가능한 한 많은 골을 집어넣는 것은 바르셀로나에 라리가 타이틀을 가져다주고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연속 발롱도르 트로피를 수상하는 업적을 세울 수 있도록 해줬다. 그러나 다시 한번 유럽을 호령하는 팀을 만들기 위해서, 메시는 그 이상을 해내야 했다.

메시가 최고의 찬스 메이커였던 때는?

메시는 커리어 내내 골을 넣었지만, 그와 동시에 팀을 위한 찬스를 만들 수도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실제로, 메시가 처음으로 두 자릿수 어시스트를 기록한 2007-08 시즌 (12도움) 이후로 그가 10도움에 실패한 시즌은 9도움을 기록한 2016-17 시즌 뿐이었다.

 

사실 메시가 어시스트에서 정점을 찍은 시즌은 2019-20 시즌이었다. 해당 시즌 메시는 21개의 어시스트를 올리면서 90분 당 0.62개의 골을 도왔다. 이는 21세기 들어 유럽 5대리그에서 단일 시즌 단일 선수가 기록한 최다 어시스트 횟수와 맞먹는 기록이다. 체감을 위해 비교해보자면, 2002-03 시즌 20도움을 기록한 티에리 앙리는 90분 당 0.55개의 어시스트를 만들어냈다. 메시와 같은 시즌 케빈 데 브라이너는 앙리와 같은 20개의 도움을 기록하면서 90분 당 0.64개의 어시스트를 만들었다.

 

이 시즌 메시가 근육 부상으로 인해 리가에서 4경기 연속으로 득점을 올리지 못했던 2월이 눈에 띈다. 이는 역시 부상 때문에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2013-14 시즌 이후 최악의 기록이었다. 그 갭은 바르셀로나의 7득점 중 6득점에 어시스트로 관여하면서 메워졌다 메시는 수비수들 여럿을 뚫어내고 빈 공간에 위치한 안수 파티에게 볼을 건네 주고, 박스 안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클레망 랑글레에게 데드볼을 전해주고, 프랭키 데 용에게 살짝 띄워서 볼을 내주고, 수비 뒷공간으로 들어가는 앙투안 그리즈만에게 원터치 패스로 찬스를 만들어줬다. 그는 자신이 득점을 하지 못하더라도 팀은 골을 넣을 수 있는 플레이를 했다.

메시가 어시스터로서 최고의 면모를 보여준 것은 2019-20 시즌이었다.

어시스트만 보면 메시가 처음부터 엄청나게 뛰어났던 건 아니다. 그는 2006-07 시즌 후반부터 아주 조금씩 두각을 드러냈다. 해당 시즌 메시는 3,000분을 넘게 뛰고도 단 세 개의 어시스트밖에 만들지 못했다. 2007-08 시즌에는 티에리 앙리, 사무엘 에투와 함께 엄청난 공격진을 구성하면서 각각 4, 3골을 도왔다.

 

이 시즌부터 메시는 압도적인 찬스 메이커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는 2004-05 시즌부터 2019-20 시즌까지 라리가에서 179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2019-20 시즌 전까지, 메시가 가장 많은 90분 당 도움을 올린 시즌은 2010-11 시즌이었다. 그는 보얀 (3도움), 헤라르드 피케 (1도움), 페드로 (4도움), 티아고 (2도움), 다비드 비야 (8도움)까지 스페인 선수들에게만 골을 만들어줬다.

(Photo: David Ramos/Getty Images)

그 시즌 라리가 첫 엘 클라시코는 메시가 득점 기록지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도 경기를 완전히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경기였다. 메시는 조세 무리뉴의 마드리드를 5-0으로 완파하는 다섯 골 중 첫 네 골을 도왔다. 그는 비야에게 두 개의 어시스트를 날려줬는데, 비야의 완벽한 움직임과 메시의 패스 타이밍은 마드리드의 백4를 완전히 무너트렸다.

 

비야의 8득점은 메시가 단일 시즌 단일 선수에게 기록한 최다 어시스트 타이에 해당한다. 2014-15 시즌의 네이마르와 2015-16 시즌의 수아레즈가 메시의 도움을 받아 8골을 기록했다.

놀라운 점은 메시가 지난 10년 간 도움을 기록한 선수들의 수이다. 그의 팀 동료들은 계속해서 바뀌었기에, 그들에게 마지막 패스를 내주는 방식도 바뀌어야 했다. 가령 수아레즈는 네이마르, 세스크 파브레가스, 피케와는 다른 위치에서 볼을 받길 원한다.

 

첫번째 그래프에서 점선으로 표시된 전반적인 트렌드는 그가 우상향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메시는 그의 커리어 내내 좋은 크리에이터와 매우 훌륭한 크리에이터 사이를 오가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메시가 최고의 원-투 패스를 보여줬던 때는?

메시의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는 원-투 패스를 주고받을 수 있는 능력이다(역주-2대1 패스라고 보셔도 무방할 것 같은데 원문에 나온대로 원-투 패스로 표현하겠습니다). 그는 혼자서 다른 속도로 움직이면서 타이트한 상황에 공간을 찾아내고 압박을 받으면서도 볼을 전진시킨다.

 

가라테 블랙 벨트 소지자처럼, 메시는 상대방의 움직임을 활용해 그들이 가장 무게 중심에서 벗어나 있을 때 반대로 볼을 이동시키고 비워둔 공간으로 침투한다.

 

2010-11 시즌 말라가 전의 장면은 메시가 이런 플레이를 어떻게 하는지 정확하게 보여준다. 먼저, 그는 중원에서 세르히오 부스케츠에게 패스를 받는다.

 

메시는 곧바로 어깨 너머로 볼을 어디로 보내야 할지를 살핀다.

그는 말라가의 이그나시오 카마초에게 압박을 받지만, 사비에게 패스를 보내준 뒤 뛰어들어간다.

사비는 다시 메시에게 볼을 건네 준다. 메시는 어느새 카마초의 뒷공간으로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카마초는 그에게 완전히 뒤쳐졌고, 메시는 수비와 미드필드 라인 사이에서 볼을 끌고 골문을 향해 달려간다.

분명한 건 메시가 선보이는 플레이 중 당신이 따라할 수 있는 것은 원-투 패스가 거의 유일하다는 점이다. -투 패스는 축구를 보다 보면 굉장히 여러 번 나오는 간단한 플레이다. 하지만 이 플레이가 만들어내는 데이터는 따로 없다. 그래서 우리는 원-투 패스를 메시가 볼을 내주고 2초 내에 다시 볼을 돌려받는 플레이로 규정하고 이런 플레이의 횟수를 일일이 세어 봤다.

 

왜 우리가 2010-11 시즌의 말라가를 예시로 들었을까? 그 시즌은 바르셀로나 역사상 최고의 시즌 중 하나였다. 그들은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우승했다. 메시는 그 어느 시즌보다도 매 경기마다 원-투 패스를 많이 활용했고, 실제로 이 시즌에 들어서면서 그의 원-투 패스 횟수는 가파른 상승폭을 보였다.

바르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즌은 메시가 원-투 패스를 가장 많이 시도한 시즌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것이 단지 최전방 라인 앞쪽에 약간의 공간을 만들기 위한 플레이는 아니었다. 이 시즌 메시는 원-투 패스 이후 42도움을 기록했는데, 둘 모두 당시까지 커리어 하이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2010-11 시즌은 메시가 좀 더 중앙에 가깝게 뛰기 시작한 해였다. 그가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히트맵을 나타낸 아래 그래픽이 이를 잘 보여준다.

메시가 원-투 패스를 시도한 위치를 보여주는 히트맵

초기의 메시는 측면에서 주로 연계 플레이를 했고, 그는 첫 몇 시즌 동안 호나우지뉴나 에투와 많은 패스를 주고받았다.

 

2008-09 시즌, 다니 알베스가 영입되면서 바르셀로나의 우측면은 유럽 최정상은 아니어도 그 중 하나에 속했다.

시즌 별 메시가 가장 많이 원-투 패스를 시도한 선수들과 이후의 공격 포인트

메시와 알베스는 서로 마음이 통하는 파트너십을 구축했고, 알베스는 바르셀로나에 있는 동안 메시와 가장 자주 원-투를 주고 받는 동료로 자리잡았다. 알베스가 메시의 원-투 파트너에서 3위 밖으로 밀려난 2012-13 시즌, 메시는 라리가에서 46골을 기록했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득점에서 피크를 찍었다.

 

메시는 2012-13 시즌 원-투 이후 93도움을 올리면서 가장 파괴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메시가 최고의 스루패스를 보여줬던 때는?

그의 타고난 재능인 드리블과는 달리, 상대 수비 사이로 패스를 찔러주는 능력은 그가 바르셀로나에서 뛰면서 습득한 것이다.

 

사실, 메시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스루패스를 성공한 시점은 생각보다 늦은 2005-06 시즌 에스파뇰 원정이었다. 에스파뇰의 코너킥 이후 튀어나온 볼을 잡은 메시는...

...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수비를 가볍게 벗겨낸 뒤...

 

팀 동료 줄리아노 벨레티(라이트백)에게 스루 패스를 넣어준다.

벨레티는 이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는 데 실패했지만, 메시는 이때 처음으로 역습 상황에서 상대의 라인을 깨고 낮은 위치에서 찬스를 만드는 패서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그 때부터 메시는 더욱 편하게 스루패스를 시도하게 되었고, 이는 2015-16 시즌에 정점에 달했다. 해당 시즌 메시는 수아레즈, 네이마르와 발을 맞추면서 모든 대회에서 131골을 합작했고 라리가에서만 90골을 만들어냈다.

 

그 시즌 메시는 90분 당 3.4개의 스루 패스를 시도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2017년까지 되돌아봐도 90분 당 최다 스루패스 시도가 2017-18 시즌 필리페 쿠티뉴의 1.4개라는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수치이다.

2015-16 시즌은 메시의 상대 뒷공간으로 볼을 절묘하게 보내주는 플레이가 극에 달한 시즌이었다.

메시의 90분 당 스루패스 횟수는 대체로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다. 2017-18 시즌을 제외하면 말이다. 해당 시즌은 점차 나이가 들면서 신체 능력의 감소를 실감하고 패스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메시의 플레이를 생각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2015-16 시즌은 슈팅 어시스트와 득점에 대한 어시스트로 이어진 스루패스 역시 가장 많았던, 스루패스 면에서 가장 물이 오른 시즌이었다. 27살의 메시는 슈팅으로 이어진 스루패스를 52개나 해냈고, 그중 11개가 득점으로 이어졌다. 수아레즈와 네이마르가 주로 그의 스루패스를 받았고, 메시는 그들의 주변 혹은 더 낮은 위치에서 수비 사이로 그들에게 패스를 찔러줄 수 있었다.

(Photo: Alex Caparros/Getty Images)

이때부터 '삼지창(역주-MSN 트리오를 뜻하는 표현)'은 서로의 플레이를 완벽하게 알고 있었고, 그들의 강점은 훌륭한 조화를 이뤘다. 메시가 아래로 내려가 볼을 잡으면, 수아레즈는 최소한 한 명의 센터백을 제 자리에서 끌어내는 움직임을 가져갔고, 네이마르는 빈 공간으로 빠르게 달렸다. 헤타페 전을 예시로 살펴보자 - 2016년 3월 캄프 누에서 치뤄진 6-0 경기 말이다. 메시는 네이마르의 완전한 1대1 상황을 만들어주는 두 번의 정확한 스루패스 어시스트를 포함해 모든 면에서 완벽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 시즌의 코파 델 레이 결승에서도 메시는 두 번의 완벽한 타이밍, 완벽한 세기의 스루 패스를 찔러 줬다. 연장 승부 끝에 2-0 승리로 세비야를 준우승에 그치게 한 바르셀로나의 두 골은 모두 메시의 발끝에서 시작되었다. 첫 패스는 조르디 알바가 좌측면에서 올라와 마무리지었고, 두번째는 네이마르가 비교적 편하게 득점을 올렸다.

2015-16 시즌 메시는 스루패스를 통해 11개의 어시스트를 성공시켰다.

대단한 점은 그가 보내준 패스의 위치 뿐만이 아니라 동료에게 볼을 보내주는 테크닉에 있다. 땅볼이든 공중으로 띄워 보내든 상관 없이, 2015-16 시즌의 메시는 라리가 역사상 가장 많은 수비수 사이를 관통하는 패스를 성공시켰다.

메시가 그의 동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스루패스를 보내줬는지 보여주는 그림.

메시가 최고의 10번이었던 때는?

메시의 국가대표 커리어는 그가 수많은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올라가는 과정의 곁다리로만 치부되곤 한다. 대체로 국가대표에서 그의 발전은 클럽에서의 발전보다 몇 년은 늦는 경향이 있었다 - 그가 바르셀로나에서 어떤 롤을 맡아 훌륭하게 해내면, 사람들은 왜 그가 아르헨티나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는지 물을 뿐이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든 적게 걸리든, 그는 결국 아르헨티나에서도 대체로 바르셀로나에서 보여준 플레이를 해내긴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진정한 10번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은 완전히 반대였다. 메시가 바르셀로나에서 오른쪽 윙어로 주로 나오면서 중앙 기용은 변칙 플레이로 여겨지던 데뷔 초, 그의 고향에서는 그를 아르헨티나 정통 10번으로 생각했다. 어린 시절 그는 때때로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뛰기도 했지만 국가대표 레벨에서는 클럽에서보다 훨씬 전부터 10번 역할을 도맡았다.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10번 출신 감독 디에고 마라도나의 지휘 하에 뛰었던 2010 월드컵에서, 메시는 4-3-1-2 시스템에서 두 명의 스트라이커를 받치는 10번으로 뛰었다. 메시는 비록 득점 없이 대회를 끝냈지만, 그 역할을 맡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Photo: Mike Hewitt/FIFA/FIFA via Getty Images)

펄스 나인과 오른쪽 윙어로 뛰면서 커리어를 보낸 메시는 2014 월드컵에서도 4-2-3-1의 10번 롤을 맡았다. 그는원톱 곤살로 이과인의 뒤에서 유수의 골을 만들어냈고 훌륭한 스루패스도 자주 넣어줬다. 이 대회에서 메시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사실 메시의 수상에는 약간의 행운이 따랐다 -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아르연 로번이 그보다는 확실히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월드컵 공식 최고의 선수는 바로 메시였다.

 

클럽에서는 2017-18 시즌까지 메시가 10번으로 뛴 적이 없었다. 그를 다시 우측면으로 보낸 루이스 엔리케는 루이스 엔리케가 떠나고 - 바르셀로나의 3번째 월드클래스 공격수 네이마르 역시 떠나갔다. 엔리케의 후임으로 부임한 에르네스토 발베르데는 수아레즈 밑에 메시를 세우는 4-4-1-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론상으로는 펄스 나인으로 뛸 때와 움직이는 공간이 비슷해 보였지만, 이제 메시는 그의 앞에 센터백들을 물러나게 하고 포켓 공간을 만들어주는 훌륭한 스트라이커를 두게 되었다. "낮은 위치에서 뛸 때 좀 더 자유로운 느낌이 들었어요. 낮은 위치에서 플레이를 시작하면서도 항상 그래왔듯 상대 골문에 가까이 갈 수 있는 능력은 잃지 않는 거죠." 그는 말했다.

 

이때가 아마도 바르셀로나라는 팀이 메시에게 가장 많이 의존했던 시기일 것이다 - 팀은 과거의 구조와 짜임새를 잃어버렸고, 측면 자원들의 득점은 사라졌다. 중원과 수아레즈 사이의 광대한 공간을 채워주는 것은 그들의 10번 뿐일 때가 많았다. 당시 메시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2019년 2월 1-0 승리로 끝난 레알 바야돌리드 전, 바르셀로나는 20개의 슈팅을 때렸다. 그 중 12개가 메시의 슈팅이었고, 나머지 8개는 메시가 창출한 기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바야돌리드 전 1-0 승리의 결승골을 득점한 메시 (Photo: David Ramos/Getty Images)

그러나 그가 항상 원했던 롤은 바로 10번이었다 - 스트라이커를 앞에 두고 중앙에서 뛰는 역할 말이다. 그가 이 자리에서 뛰기까지는 데뷔 이후 15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지만, 메시는 마침내 등번호 뿐만 아니라 역할 면에서도 바르셀로나의 넘버 텐으로 꾸준히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물론, 그는 10번 자리에서도 세계 최정상이었다.

 

메시가 출전 시간 면에서 최고였던 때는?

출전 시간은 아마 축구에서 가장 간단한 기록일 것이다 -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와 동시에 중요성이 가장 쉽게 간과되는 기록이기도 하다. '출전 시간'은 말 그대로 뛴 시간을 알려주는 기록이지만, 두 가지 능력에 대한 지표가 될 수 있다. 하나, 이 선수가 얼마나 건강하고 경기에 많이 뛸 수 있는가? 둘, 이 선수가 얼마나 자주 선발 명단에 드는가?

 

몇 가지 주의점만 조심하면, 장기간 동안의 '출전 시간' 기록은 리그의 스타 선수들이 누구였는지를 명확하게 알려준다. 예를 들어, 지난 10년 간 - 2009-10 시즌부터 2018-19 시즌까지 - 의 라리가 최다 출전 시간 선수 10명을 살펴보면, 리그 최고의 센터백들 - 디에고 고딘, 세르히오 라모스, 피케 - 과 최고의 홀딩 미드필더들 중 하나 - 세르히오 부즈케츠 - 그리고 확실한 최고의 공격수 세 명 - 앙투안 그리즈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메시 - 가 들어가 있다.

 

놀랍게도 메시는 1위이다 - 그는 그 어떤 선수보다도 15경기 반을 더 뛰었다. 폭발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고 언제나 깊은 태클을 받을 수밖에 없는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공격수가 이렇게 많이 뛰었다는 것은 엄청난 성과이다.

 

아래의 그래프에서 보여지듯이, 루이스 엔리케 휘하에서 트레블을 거머쥔 시즌의 메시는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가져갔다 - 그는 바르셀로나의 라리가 경기 중 99%를 소화했다. 이는 그 시즌 필드 플레이어 중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메시가 가장 많이 뛴 시즌은 2014-15 시즌이었다.

2014-15 시즌 외에 메시가 시즌 최다 출전 시간 10위 내에 든 것은 한 시즌이 다였지만, 그의 심각한 부상을 피하는 능력은 대단했다. 부상으로 인해 그의 출전 시간이 75% 단 한 번 뿐이었다. 메시가 이미 라리가 역사상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외국인 선수라는 점도 짚고 넘어갈 가치가 있다.

 

펩 과르디올라가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 메시의 식이 요법을 바꿨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 그는 메시에게 육류, 탄산 음료, 피자, 팝콘을 줄여야 한다고 설득할 필요가 있었다 - 그러나 그는 최근 몇 년 간 더 큰 발전을 이뤄냈다. 메시는 설탕을 멀리하고 견과류를 더 많이 섭취하려고 훨씬 더 노력했다.

 

"마음가짐은 그대로거든요. 그래서 어려운 거죠. 난 아직 25살 때랑 똑같고 여전히 같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생각하는 거예요." 메시는 시즌 초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하지만 몸은 그렇지 않고 전보다 더 조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여기에 적응하는 데에는 훈련과 경기를 준비하는 다른 방식과 과정이 필요해요."

 

메시의 어마어마한 출전 시간을 만든 또다른 요소는 일찍 교체되거나 '약팀'을 상대로 휴식을 취하는 것을 꺼리는 그의 성향이다. 루이스 엔리케와 에르네스토 발베르데를 포함한 바르셀로나의 감독들은 그와 시간을 보내면서 그에게 휴식이 필요한지 여부와 관계 없이 그가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대체로 메시는 그가 쉴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메시가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게 하고 싶어요. 그도 그렇겠지만요." 루이스 엔리케는 2016년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 부분은 메시의 선택에 맡기고 있어요. 그의 컨디션이 어떤지에 따라 결정되는 겁니다."

 

메시는 피치 위에서 뛰는 스타일을 바꾸기도 했다. 한때 그는 바르셀로나의 압박을 이끌고 계속해서 상대의 전진을 막기 위해 전방으로 스프린트하기도 했지만, 오늘날의 그는 볼 소유권이 없을 때에는 어슬렁 어슬렁 산보하면서 공격 시 정말 필요한 때를 위해 스프린트를 아껴둔다. 때로 메시는 그 어떤 바르셀로나의 선수보다도 적은 활동량을 가져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그러나 그의 출전 시간 같은 기록을 보면, 어느 정도 정당한 타협인 것 같기도 하다.

 

메시가 최고의 프리키커였던 때는?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성인 무대 데뷔 이후 3번째 시즌까지 단 한개의 프리킥도 차지 못했다. 호나우지뉴가 메인 키커로 활약하면서 거의 모든 직접 프리킥을 찼다. 그의 프리킥 골 전환률은 꽤나 불규칙했지만, 그는 전반적으로 훌륭한 프리키커였다 - 2004-05 시즌과 2005-06 시즌에는 32번의 프리킥에서 한 골밖에 넣지 못했지만, 그 이후에는 감각이 살아나 65회 중 8득점을 올렸다.

 

그래서 호나우지뉴는 2004-05 시즌부터 2007-08 시즌까지 총 97회의 프리킥을 차 9골을 넣었다. 스탯밤의 xG에 따르면, 그는 평균적으로 4.4골 밖에 득점하지 못할 기회에서 9득점을 올렸다. 표본이 작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호나우지뉴가 프리킥 전문가라고 말할 정도는 충분히 돼 보인다.

 

바르셀로나에서 프리키커로서 메시의 기록은 호나우지뉴와 눈에 띌 만한 유사성을 보인다. 초반의 그는 적은 수의 프리킥을 차면서 오랫동안 많은 골을 넣지 못했다.

 

메시는 2006-07 시즌부터 2010-11 시즌까지 다섯 시즌 동안 총 36개의 직접 프리킥을 시도했고, 세 골을 득점했다. 12번의 프리킥마다 한 골을 넣는 것은 꽤나 훌륭한 기록이다. 메시는 약 8%의 골 전환률을 보여준 것인데, 이 프리킥들의 xG 총합은 2.3으로, 약 6%에 불과했다.

 

이것이 적은 표본에 따른 행운이었을까, 아니면 이후에 벌어질 일들의 전조였을까?

 

과르디올라 부임 초반이었던 2008-09 시즌 호나우지뉴가 클럽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메시는 메인 키커가 되기까지 두 시즌을 더 기다려야 했다. 2008-09 시즌에는 다니 알베스가 대부분의 프리킥을 처리했고, 2009-10 시즌에는 그와 메시가 똑같이 11개씩 찼다.

 

2011-12 시즌부터, 메시의 직접 프리킥 수가 크게 증가했다. 그는 가장 많은 프리킥을 전담하면서 사실상 바르셀로나의 전담 키커로 올라섰다. 더 많은 샘플은 메시가 데드볼 상황에서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를 더 잘 보여줬다.

시즌별 메시의 90분 당 프리킥 횟수. 그는 2011-12 시즌부터 메인 키커가 되었다.

2011-12 시즌부터 메시는 90분당 직접 프리킥을 한 개 이상씩 차게 되었고, 17-18 시즌에는 정점에 달해 1.35개를 시도했다. 간단한 비교를 위해 말하자면, 2021-22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90분 당 직접 프리킥 시도는 제임스 워드-프라우스의 0.64개였다(역주-본문에서는 2018-19 시즌의 해리 윌슨이 나왔는데, Fbref에서 올 시즌의 기록을 가져왔습니다).

 

2010년대 초 메시는 커리어 초반에 비해 훨씬 더 많은 프리킥을 찼지만, 골 전환률은 살짝 떨어졌다.

 

그는 212개의 직접 프리킥을 차서 16골을 득점해 7.5%의 전환률을 기록했다 - 일반적인 선수는 6%이 전환률을 기록할 직접 프리킥 기회들이었다. 메시가 직접 프리킥 면에서 평균으로 내려오는 일은 거의 없었지만, 그렇다고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도 아니었다.

 

호나우지뉴와의 유사성은 최근의 기록을 보면 더욱 극명해진다 - 나이가 들수록 직접 프리킥은 더 좋아진다. 메시는 2017-18 시즌과 2018-19 시즌에 앞선 다섯 시즌의 기록과 동일한 총 12개의 프리킥 득점을 기록했다. 메시의 프리킥이 가장 좋은 때는 바로 지금(2020년)인 것이다.

메시의 프리킥 시도 위치와 횟수, 득점 수를 나타낸 그림

2017-18, 18-19 시즌에는 평균적으로 7%의 골 전환률을 보이는 직접 프리킥의 13.6%가 골로 연결됐다. 지난 세 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메시의 프리킥 득점 수나 효율에 맞먹을 만한 선수는 없었다.

 

레스터 시티의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은 29번의 프리킥에서 4골을 득점했지만, 그의 90분 당 직접 프리킥 시도는 0.48개에 불과했다. 마커스 래쉬포드는 지난 몇 시즌 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수많은 경기를 뛰었고 90분당 0.5개의 직접 프리킥을 날렸지만, 득점은 하나 뿐이었다.

2018년 12월, 메시는 한 경기에 두 개의 프리킥 득점을 올리면서 이웃 클럽 에스파뇰과의 카탈루냐 더비의 열기를 한층 끌어올리기도 했다. 첫 골은 20미터 정도 떨어진 중앙에서 수비벽 위로 감겨져 날아가 골키퍼 디에고 로페즈의 왼손에 닿지 않고 오른쪽 상단 코너의 옆그물을 흔들었다.

 

두번째 골은 좀 더 득점 확률이 낮은 위치였다. 그는 왼발로 자신있게 수비벽을 넘겨 왼쪽 상단 코너에 공을 가져다 놓았다. 키퍼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주저 앉아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프리킥을 찰 때 나만의 의식을 따르려고 노력해요." 메시는 경기 후 보기 드문 믹스드 존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 의식이 잘 치뤄지면, 난 언제나 똑같이 프리킥을 차려고 합니다. 그럼 또 골이 잘 들어가는 거죠. 오늘은 두 번이나 그게 됐고, 다른 날은 잘 되지 않아 한 골도 못 넣을 때도 있습니다. 오늘 연속으로 프리킥 두 골을 넣은 것은 운이 좋았어요."

 

그가 더 노력할수록 더 큰 행운을 얻게 되는 걸지도 모른다. 그는 3월 캄프누에서 열린 또 한번의 에스파뇰 전에서 비슷한 행운을 얻었다. 에스파뇰은 70분 간 바르셀로나를 무득점 상태로 틀어막았다. 페널티 박스에서 10cm 떨어진 지점에 메시에게 기회를 주기 전까지는. 좀 가까운 위치에서 메시는 파넨카 칩샷을 날렸고, 에스팔뇰의 수비수 다비드 로페즈는 그의 슛을 보고 뒷걸음질치다 골키퍼 로페즈와 부딪혔다. 볼은 이미 골망을 흔든 뒤였다.

2019-20 시즌 후반기에는 메시의 천재적인 프리킥을 막기 위해 상대팀들이 창의적인 대책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세비야는 양 골대쪽을 막기 위해 두 선수를 배치하고, 벽 아래에도 한 명을 눕혀두는 전략을 꺼냈다. 두 경기 뒤 셀타 비고 전에도 20미터 거리의 프리킥이 나오자 두 명이 양 골대 앞에 서는 상황이 나왔다. 메시는 나무가 아닌 숲을 봤고, 동료들이 골대에 보다 가까이 갈 수 있다는 허점을 봤다. 그는 수아레즈에게 로빙 패스를 건네줬고, 수아레즈는 빈 공간에서 편하게 헤더로 마무리를 지었다.

이 역사상 가장 이상한 시즌(역주-코로나 팬데믹 당시 리그가 중단된 시점에 쓰여진 기사이다)은 메시가 그의 오랜 커리어에 걸쳐 보여준 다양한 자질과 능력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줬다.

 

올 시즌이 가장 많은 드리블을 치거나, 가장 많은 골을 넣거나,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가져간 해는 아니었다. 그러나 메시가 바르샤 팀 내에서나, 스페인 리그에서나 이렇게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적은 없었다.

 

2019-20 시즌의 가장 새로운 요소는 이제 메시가 경기장 밖에서도 팀의 가장 큰 보컬 리더라는 점이다. 그는 캄프 누에 있는 모든 사람을 뛰어넘을 정도로 엄청난 위상을 지니게 되었고, 그 힘을 활용할 의지를 보였다. 전 팀 동료이자 현재는 바르셀로나의 스포츠 디렉터인 에릭 아비달과 심지어는 조셉 마리아 바르토메우 구단 회장까지도 현지 언론 인터뷰와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통해 자신들의 자리를 확고히 해야 했다.

 

락다운이 풀린 이후, 메시는 훨씬 더 뛰어나고 훌륭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불행한 바르셀로나를 혼자 읶르고 타이틀 레이스를 진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수염을 말끔하게 정리한 메시는 리그 중단 전에 비해 더욱 몸이 가벼워 보인다. 그는 이제 팀에서 가장 많은 어시스트와 기회를 창출하는 중원의 메인 플레이메이커가 되었고, 그와 동시에 가장 믿을 만하고 기복 없는 피니셔이기도 했다. 메시는 팀 내에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역할을 수행 중이고, 그 모든 것들을 매우, 매우 잘 해내고 있다.

 

"메시는 정말 지능적인 선수예요. 그는 언제나 자신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 파악하죠." 전 바르셀로나 선수이자 이제는 라리가 TV에서 패널로 출연하는 알베르 페러는 말했다. "과거의 그는 정말 폭발적이고, 빠르고, 경기장의 모든 수비를 제쳤어요. 그 다음엔 골 결정력이 더 좋아졌죠. 이제 바르셀로나의 스타일은 달라졌습니다. 그는 더 많은 어시스트를 해내고, 볼을 순환시키고, 모든 패스가 그를 통해 가요. 바르셀로나는 그에게 더욱 의존하고 있습니다. 메시는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선수가 되었어요."

 

2020년 6월, 메시는 커리어 통산 700번째 골을 득점했다. 안타깝게도, 그의 노력이 레알을 멈추고 우승을 가져오진 못했다. 

 

그는 이제 35살이 되었다. 그의 플레이를 즐길 수 있을 때 즐겨라.

 

역주-원문은 33살이나 현재의 나이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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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Michael Cox, Tom Worville, and Dermot Corrigan 2020.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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