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8일 기존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을 옯겨온 것입니다.
교체로 출전하지 못하고 벤치에만 있던 존 러디나 모건 깁스-화이트 같은 선수들은 대다수의 백룸 스태프들처럼 터널을 통과해가고 있었다. 경기는 끝났지만,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는 몰리뉴의 2019-20 시즌 마무리 전에 팀의 단결을 원했다.
로망 사이스, 윌리 볼리, 다니엘 포덴세는 친구들이나 올림피아코스의 전 동료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은 터치라인을 지나 경기장을 떠나고 있었다. 누누는 그들 모두를 불러 모았다.
몰리뉴 스타디움 상공에 비틀즈의 Hey Jude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선수들이 둘러 모였다. 모든 선수들이 그 자리에 있었다 – 주장 코너 코디는 덴마크의 어린 키퍼 안드레아스 손데가르드와 같이 섰고, 지쳐버린 후벵 네베스도 허벅지에 손을 올린 채 감독을 바라보았으며 부상을 입어 오른 다리를 붕대에 감은 조니 카스트로 오토도 함께 했다.
그러나 선수들만 있는 건 아니었다. 연조직 치료 전문가 맷 위그넬도 함께 했다. 재활 치료 전문가 대니 피쉬윅, 스포츠 과학자 톰 메일, 새로 영입된 팀닥터 로빈 차크라버티도 있었다. 총 33명이었다. 금빛 원이 만들어졌다.
의형제와도 같은 피트니스 전문가 안토니오 디아스와 골키퍼 코치 후이 바르보사를 양 옆에 둔 누누는 선수들의 마음을 생각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사람들이 보기에 그의 선수들과 직원들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 그러나 누누는 터치라인 근처에서 경기에 집중하다가 디오고 조타의 극적인 막판 결승골을 축하하며 경기장 위로 달려들어 찬사를 건넨 사람이다. 그는 좋은 결과를 얻은 뒤에 선수들 하나하나를 다 껴안는다. 누누는 몰리뉴에서 승리를 거둔 뒤 주먹을 허공에 대고 휘두르며 뛰어다닌다.
“허그가 정말 그리워요.” 누누는 지난 6월 울브스가 비접촉 훈련을 재개했을 때 말했다. “접촉의 부재는 우릴 정말 힘들게 하죠.”
그러나 그에게도 이 경기가 끝난 뒤의 집결, 이 황금빛 원을 그리며 둘러싼 선수들과 스탭들은 모두에게 단결과 유대를 보여줄 의도적인 쇼였다.
누누는 선수들에게 30초 동안 다음주에 독일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기회를 붙잡으라고 말하고, 팀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하며, 얼마 뒤에는 사람들과 지인들, 가족, 팬들을 다시 볼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몰리뉴는 누누의 무대지만 그는 그의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누누는 수요일에 “경기 시작 전부터 끝난 후까지 공허함이 느껴져요.”라고 말했다.
팬데믹과 그로 인한 여러 여파는 누누의 어깨에 무거운 짐을 드리웠다. 그는 5월 이후로 보지 못한 아내와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질병이 들이닥치자 선수들, 직원들, 울버햄튼 사람들의 건강을 걱정하며 의료 기기를 살 자금을 기부했다.
누누는 기자 회견을 하는 도중 논란의 여지를 거의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동 제한 이후 그의 언사는 보다 감정적으로 바뀌었다. 최근 누누는 집의 가족들과 만나지 못하는 것을 언급하며 현재의 그와 울브스가 ‘감옥’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올림피아코스 전 승리 이후, 그는 울브스 부임 이후 거의 가장 인상적인 기자 회견을 했다. 누누는 ‘우리는 승리를 원한다’, ‘힘든 경기가 될 것’, ‘경기에 집중할 것이다’ 같은 진부한 캐치프레이즈를 일삼아 지루함을 느꼈을 기자들에게 마음을 열고 있다.
“오늘은 정말 중요한 날이었어요.” 그는 울브스가 48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 대항전 8강 진출을 확정한 말했다.
“정말 큰 의미가 있어요. 우리는 1년도 더 전에 몰리뉴에서의 크루세이더스 전으로 시즌을 시작했고, 정말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오늘, 몰리뉴에서 환상적인 승리로 유럽 대항전 8강까지 진출했죠. 모두가 선수들의 헌신을 알아줘야 합니다. 우리가 얼마나 먼 여정을 떠나왔는지 모르겠네요. 아시아도 갔다 왔잖아요.”
“우리가 이뤄낸 성과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물론 이게 끝은 아니지만, 우리가 시작했던 곳에 비하면 정말 엄청난 거죠. 우리는 챔피언십에서 시작했어요. 프리미어리그에서 첫 시즌을 마쳤고, 이제는 두번째 시즌입니다.”
누군가 그에게 울브스가 유럽에서 이뤄낸 성과들을 상기시켜주자, 누누는 “1950년대와 60년대의 성과를 다시 한번 만들어내는 건 매우 어려워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리고 대회 우승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자, 그는 이렇게도 말했다: “항상 자신 있었어요. 우리에겐 언제나 자신감이 가득하죠. 다음 도전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를 잘 모르는 이들이 보기에 이 인터뷰가 그리 인상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겠죠” 하는 주문이나 외우던 누누에게는 거의 진실의 물약을 먹인 정도의 발언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당신이 누누에게 복권에 당첨되었다고 말해도 그는 어려운 경쟁이었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그래서, 경기가 끝난 뒤의 집결은 무엇이었는가? 누누는 선수들과 직원들에게 무슨 말을 했는가?
“일 한 번 내보자.” 그는 말했다. “오늘 정말 좋은 성과를 냈어. 이제 우리는 독일로 간다.”
“나는 ‘오늘 우리는 정말 용감했지만, 더 나아져야 한다. 비행기 타러 가자.’라고 말했어요. 동시에 이 경기가 올 시즌 몰리뉴에서의 마지막 경기였는데, 팬들이 정말 그리웠죠. 사람들을 곧 다시 볼 수 있길 바라요.그들이 없으면 뭔가 느낌이 다르죠.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자랑거리가 되어야 합니다. 이게 내가 선수들에게 말한 내용이에요.”
“나는 그들에게 ‘좋아. 우리의 축제가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는 결국 성공하겠지만, 아직은 아니야. 유로파 8강까지 왔잖아. 일 한 번 내보자.’라고 했죠.”
379일 전에 시작돼 58경기를 치르면서 특별한 일들(최소 규모 스쿼드, 가장 많은 역전승, 전반전 최악의 팀, 유럽 최고의 드리블러)로 가득했던 올 시즌, 58번째 경기는 정말 가슴을 졸이게 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라울 히메네스가 경기 시작 8분 만에 페널티 골을 득점해 가장 빠른 골을 만들기도 했다. 어찌된 일인지 올 시즌 중 가장 많은 슈팅(16회)을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클린시트를 유지했다. 후이 파트리시우는 눈부신 선방을 두 번이나 해냈고, VAR은 울브스를 도와 올림피아코스의 동점골을 저지했다.
이제 그들은 독일로 가서 팬들 없이 세비야와 유로파리그 8강전을 치를 것이다. 2020년은 정말 특이한 해였다 – 그리고 메이저 트로피 없이 40년을 기다려온 울브스가 이 대회를 우승으로 마무리하는 모습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누누의 말을 빌리자면, ‘꿈은 자유니까’.
추천과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원문 링크: Tim Spiers 2020.08.07
(사진: 디 애슬레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