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3일 기존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울브스는 디오고 조타를 팔았던 그들의 결정이 옳다는 데에 아주 큰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9월 19일의 이적료 (최대 45m 파운드) 와 판매 타이밍 (지난 시즌 말미로 갈수록 조타는 선발 명단에서 멀어져 갔다) 은 정말 완벽한 것 같았다.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는 새로운 사이클에 돌입해 더 많은 골과 점유율로 경기를 지배하는 방식의 이전과는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선보였다. 페드로 네투와 다니엘 포덴세는 조타의 구멍을 메워줬고, 울브스는 그들의 성과에 만족했다.
팬들도 대체로 그러했다. 그러다가 울브스의 득점은 끊겼고… 조타의 무득점은 멈췄다. 9월 19일부터 11월 27일까지, 조타는 리버풀의 전 대회에서 총 8골을 득점했다. 같은 기간 동안, 울브스는 7골을 넣었다.
날이 갈수록 45m 파운드가 헐값으로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서포터들은 조타가 노랑과 검정 유니폼을 입고 저 골들을 넣어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누누가 좀 더 모험적이었다면, 포덴세와 네투, 혹은 경기에 잘 나오지 못하던 아다마 트라오레가 조타만큼의 득점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닐까? 누누의 전술이 조타의 발목을 잡았던 걸까? 페이스북의 울브스 팬 그룹은 조타를 금지 단어로 설정했다. 그는 아픈 손가락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런 건 조타가 떠난 클럽이 글렌 호들 감독 시절 칼 콜트가 왼쪽 윙어로 뛰었던 때 이후로 가장 지루한 축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바꿔 놓진 못했다. 레스터 전의 전반전 xG 0.02와 가장 지루했던 45분은 마치 페인트가 말라가는 걸 보는 기분이었다.
조타는 토요일에도 골을 기록했다. 이젠 놀랍지도 않다. 그러나 일요일 밤 에미레이츠 원정에서 새로운 4-2-3-1 시스템의 등장과 함께 나온 울브스의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공격력은 마침내 조타 이적 후 처음으로 어떻게 그들이 그 없이도 골을 넣을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네투, 포덴세, 아다마가 2선에서 트리오를 구축하며 라울 히메네스를 보좌했지만, 라울이 다비드 루이스와 크게 충돌한 뒤 실려 나가면서 파비우 실바가 최전방에 서게 됐다.
아다마는 두 골에 모두 관여했다. 첫 골 장면에서는 키어런 티어니를 가벼운 치달로 제친 후 엔드라인 크로스를 올렸고, 두번째 골에서는 그라니트 자카를 등지고 턴하며 전방에 볼을 전달하면서 힘과 강인함, 그리고 하프라인부터 공격을 시작한다는 선봉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네투는 레안데르 덴동커가 아다마의 크로스를 받아 날린 헤더가 골대를 맞고 나오자 30야드를 달려와 세컨볼을 따내 레노가 막지 못할 낮고 강한 슛을 날렸다.
포덴세는 세 명의 멍청한 수비수들 사이에서 루즈볼을 따내 가브리엘을 가볍게 제치고 골망을 흔들었다.
세 선수는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화려한 공격을 계속했다. 아다마는 골을 넣었을 만한 지점에서 옆그물을 흔드는 슈팅을 날렸고, 드리블을 하다가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에게 발을 밟히며 페널티를 얻을 수도 있었다.
포덴세는 아스날 진영에서 볼을 탈취해 박스 안까지 볼을 몰고 가 슈팅을 만들어냈다.
네투는 동료의 머리를 정확히 보는 크로스를 날리고 포덴세와 계속해서 볼을 주고 받으며 고요한 호수를 스치며 물수제비하는 조약돌처럼 좌측면을 빠르게 오갔다. 그는 올 시즌 총 18번의 찬스 메이킹을 기록했다 – 이는 울브스 내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들의 거의 두 배이자 (주앙 무티뉴와 후벵 네베스가 10회) 프리미어리그 공동 9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올 시즌 울브스에게서 부족함을 느꼈던 우리에겐 특히 이 경기가 놀라웠다. 어떤 면에선 누누 휘하의 울브스가 공격에서 더 큰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은 3-4-3이 아닌 4-2-3-1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울브스는 3-4-3에서 이런 화끈한 공격을 많이 보여줬었다. 누누는 거기에 브레이크를 건 게 아니라… 더 빠른 엔진을 장착한 것이다.
이번 경기는 승격 이후 에미레이츠에서 울브스의 훌륭한 기록을 이어갔다. 울브스는 3번의 아스날 원정에서 공격, 수비, 결과까지 좋은 성과를 냈다. 두 번의 1-1 무승부는 그들의 경기력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2018-19 시즌 (1-1)
- 5회의 역습 – 2018/19 시즌 단일 경기 단일팀이 만들어낸 최다 역습 (공동 1위)
- xG 1.9 – 해당 시즌 울브스가 원정에서 기록한 두 번째로 높은 수치 (아스날은 0.9 기록)
- 12회의 찬스 메이킹 (해당 시즌 울브스 경기 중 6번째로 높음) 과 13 슈팅
2019-20 시즌 (1-1)
- 24 슈팅 – 지난 시즌 경기 중 가장 많은 슈팅
- 16 찬스 메이킹 – 3-2 승리를 거뒀던 맨체스터 시티 전 (19회)을 제외하면 최다 수치
- xG 1.77 – 아스날은 0.87 기록
2020-21 시즌 (2-1 승리)
- xG 1.78 – 현재까지 가장 높은 기록 (아스날은 1.53 기록)
- 상대 박스 내 터치 23회 – 현재까지 원정 경기에서는 가장 높은 기록
- 11 슈팅. 드리블 성공은 각각 포덴세 5회, 아다마 4회, 네투 2회
4-2-3-1로의 포메이션 전환이 꽤나 매끄럽게 이어진 것은 누누의 선수단에서 다재다능한 선수들의 가치를 잘 보여준다. 페르난도 마르살은 윙백에서 중앙 지향적인 풀백으로, 포덴세는 측면 공격수에서 공격적인 10번으로, 네투는 내려앉은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왼쪽 윙으로, 그리고 여태까지 3백에서만 뛸 수 있었던 코너 코디는 4백의 센터백으로 포지션을 전환했다. 그리고 정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울브스가 4백으로 시스템을 바꾸고 180분 동안 가장 빛났던 스타 플레이어를 단 한 명만 꼽자면, 그건 주앙 무티뉴가 될 것이다. 에미레이츠 경기에서 그는 6개의 태클을 하며 피치 위에 있었던 다른 선수들보다 최소한 3개는 많은 수치를 기록했고, 5개의 클리어링과 두 개의 인터셉트도 추가했다. 무티뉴는 베테랑 미드필더의 품격을 보여줬던 사우스햄튼 전보다 수비적인 롤을 맡았고 영리한 수비로 4백을 보호했다.
“이게 더 공격적이라는 얘긴 아닙니다. 그냥 다른 거죠.” 누누는 4-2-3-1에 대해 말했다. “나는 아직 우리가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시스템은 지금의 팀이 좀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해결책이었어요.”
“(아스날 전 승리는) 선수들에게 정말 많은 걸 요구한 결과였습니다. 훈련, 조직력, 신뢰, 공간을 향해 달리고 서로를 활용하는 방법, 돕는 방법, 공간을 채우고 간격을 좁히는 것 등이었죠. 그게 우리의 토대가 됐습니다. 선수들은 정말 잘 해냈어요.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땐 상대를 힘들게 했고, 압박을 풀어내며 좋은 온더볼, 1대1 돌파, 연계 플레이를 할 수 있었어요… 아주 좋은 경기였습니다.”
“우리는 아스날이 볼 소유권을 쥐도록 놔뒀고, 그들은 측면에 퀄리티 있는 선수들을 갖고 있었죠. 우리가 볼을 가졌을 땐 공격을 좀 더 만들어내면서 2대2 상황을 통해 그들을 이겨내려고 노력했어요.”
“(우리 선수들의 다재다능함은) 우리가 강점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던 부분이예요. 한 선수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도록 만드는 건 시간과 여러 가지를 요합니다… 선수가 그런 훈련을 소화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하죠. 그 능력은 그냥 선수의 특성으로 치부될 만한 게 아닙니다. 우리는 유틸리티를 활용하며 어려운 순간을 이겨내는 방법을 잘 보여줬어요.”
“포리바렌테 롤의 선수들은 감독이 소규모 선수단을 유지하면서 발전 과정에 믿음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입니다. 팀에 그런 선수들이 없다면 선수단 숫자를 늘려야 하겠죠… 그건 내 철학이 아닙니다. 지금을 위해서가 아닌 미래를 위해서 선수와 함께 가는 거죠. 그게 내 일입니다. 우리 선수들을 발전시키는 거요.”
“다음 경기는 정말 힘들 겁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야겠죠.”
다음 경기라니? 아, 리버풀 원정이다. 조타가 있는 곳 말이다.
그러나 울브스는 리그 6위이자 1위와의 승점차를 4점으로 유지하면서 포메이션을 바꾼 두 경기에서 4점을 챙겼다… 그들은 두려움 없이 안필드로 향할 것이다.
2020/11/30 - [울브스] 아스날전 리뷰: 4백이란 이런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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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Tim Spiers 2020.12.01
(사진: 디 애슬레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