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9일 기존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1년 전만 해도 아다마 트라오레는 유럽 축구 전체를 통틀어 가장 자주 이야깃거리가 되는 선수들 중 하나였다.
그 기간 동안 누구보다도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던 아다마는 매주마다 불쌍한 레프트백들을 괴롭혔다.
그는 하나의 새로운 현상이었다. 한결같이 훌륭했다. 아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주력과 극소수의 수비수들만이 붙어볼 수 있는 힘을 지녔고, – 궁극적으로 – 결과물까지 냈다.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이 말했듯이, 그는 ‘거의 막을 도리가 없는’ 선수였다.
이제 2021년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첫 경기를 살펴보자.
아다마는 거의 그만이 할 수 있는 유니크한 드리블로 기어를 높이면서 마치 급행으로 역을 지나치는 기차처럼 댄 번을 제치고 브라이튼 & 호브 알비온의 박스로 쇄도했다. 파비우 실바와 페드로 네투가 컷백을 기다리고 있었고, 번은 선택지가 없다는 걸 깨달은 뒤 그를 넘어뜨려 연초부터 ‘올해의 가장 명백한 페널티 상’ 후보에 오를 만한 반칙을 범했다.
후벵 네베스는 잔발을 밟으며 다가와 깔끔하게 페널티를 성공시켰다. 이는 네베스의 올 시즌 첫 골이자 거의 1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골이었고, 지난 6달 중 아다마가 보여준 가장 어시스트에 근접한 플레이였다. 프리미어리그는 동료가 성공한 페널티를 얻어낸 선수에게 어시스트를 부여하지 않는다. 이는 도움이 굉장히 근시안적인 스탯이라는 예시 중 하나다.
아다마는 한 경기에 5개의 찬스를 만들어낼 수도 있지만, 만약 그가 패스를 건네준 동료가 득점하지 못한다면 그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11월 울브스의 2-1 승리로 끝났던 아스날 전의 두 골도 빌드업 과정에서 아다마의 드리블을 통한 볼 운반이 아니었다면 없었을 것이다.
기회 창출이 보다 적절한 기록이다. 그러나, 팩트는 그가 지난 6월 본머스 전에서 라울 히메네스의 골을 도운 이후 24시간 이상 (24시간 22분) 동안 눈에 보이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골 가뭄은 직접 눈으로 기록을 확인하면 더 크게 심각함을 느낄 수 있다.
아다마의 마지막 프리미어리그 골은 2019년 12월 27일 맨체스터 시티 전 때 나왔다(역주-에데르송 퇴장, 멘디 만근추 경기). 그 이후로 그는 리그에서 37시간 21분을 뛰어 놓고 한 골도 넣지 못했다.
- 2019-20 시즌: 37경기 4골 9어시스트
- 2020-21 시즌: 17경기 0골 0어시스트
올 시즌 아다마가 여태까지 쌓은 ‘기대 도움’은 (즉, 그가 만들어낸 찬스들에서 나왔어야 할 득점의 수는) 1.48로, 당연히 그의 실제 도움 수인 0보다 높을뿐더러 울브스 선수들 중에서도 페드로 네투(2.05), 넬송 세메두(1.77) 다음으로 높은 수치이다. 1.05회를 찍은 다니엘 포덴세보다 좋은 기록이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전체를 통틀어 보면, 그의 기대 도움 순위는 49위로 떨어진다.
이번 시즌 드리블이나 기회 창출 같은 아다마의 중요 기록들을 살펴보면, 약간씩이긴 해도 거의 모든 부문에서 하락세를 겪었다. 그러나 그는 90분 당 기회 창출 횟수를 늘렸다.
실제로 리그 전체에서 그는 23개의 찬스 메이킹으로 해당 부문 21위에 올라 있다 – 리버풀의 사디오 마네와 동일하고 토트넘 핫스퍼의 해리 케인보다 하나 부족한 수치이다. 지난 시즌에는 24위였다.
그의 엄청난 드리블 능력은 여전히 대단하다. 올 시즌 그는 94번의 드리블을 시도했다 – 이는 77회를 시도한 2위 마커스 래쉬포드보다 17회가 많은 기록이다. 그 94번 중 그는 62번을 성공시켰다(수비를 제치고 볼을 지켜낸 횟수가 62번이라는 걸 뜻한다). 이 역시 50회를 성공한 2위(풀럼의 안드레-프랭크 앙귀사)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아다마의 퍼포먼스를 평가할 때 이 숫자들이 무시되어선 안되지만, 그의 엄청난 드리블을 매 경기마다 수 차례씩 본 후에 이를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예수가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걸 봐도 얼마 지나면 ‘아 술이 있구만. Jesus Christ’이라는 말이 나오기 마련이다.
당신은 아다마가 모든 1대1 대결을 뚫길 기대하고 실제로도 그는 매우 자주 수비를 제쳐나간다. 리그에서 그보다 드리블 돌파를 잘하는 선수는 없다.
그러나 다른 부분들에서는 분명 그가 발전시켜야 할 것들이 있고 디 애슬레틱이 알기론 그게 바로 울브스가 지난 여름에 아다마 대신 조타를 팔기로 결정한 주된 이유다. 클럽의 보드진은 아다마가 자신만의 대단한 기량을 지녔으나 아직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는 리버풀로 떠난 조타는 몰리뉴에서 그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를 선보인 반면 아다마는 아직 그러지 못했다. 따라서 아다마는 몰리뉴에 남았고 이제 클럽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건 아다마(현재 울브스가 충분한 주급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 재계약 협상에서 시간을 끄는 중이다)에게 달렸다.
아다마가 특히 더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분은 바로 골 결정력이다. 아다마는 데뷔 이후 한 번도 다득점으로 시즌을 마친 적이 없었고, 지난 시즌의 54경기 6득점이 그의 커리어 하이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그는 기대 골 수치(xG) 3.83의 기회를 맞아 4골을 넣었다.
아래 그림은 지난 시즌 그의 슈팅들이 어느 위치에서 나왔는지를 보여준다. 큰 원은 득점 확률이 보다 높았던 기회를 나타낸다 (6야드 박스 바로 앞에서 놓친 슈팅은 7월 3-0 승리로 끝났던 에버튼 홈경기에서 나왔었다).
올 시즌엔 그의 xG가 0.45로 급락했다. 그의 팀 동료 맥스 킬먼(0.54), 세메두(0.59), 로망 사이스(1.16), 네베스(1.91), 포덴세(2.07), 레안데르 덴동커(2.09), 파비우 실바(2.15), 라울(2.43), 네투(2.44)가 그보다 더 높은 xG를 기록했다.
사실, 아다마는 골에 가까운 기회에 놓여진 적도 없었다. 옆그물을 흔들었던 아스날 전의 슈팅이 그의 가장 좋은 기회였다. 아다마는 17경기에서 단 9개의 슈팅밖에 때리지 못했다. 네투는 같은 수의 경기를 뛰면서 32개를 때렸다.
당신은 우측면에 있을 때 아다마의 주요 목표는 기회를 만들어내는 거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 그가 득점했던 골들을 살펴보면, 그가 결정력도 갖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는 그저 그 능력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위치에 놓이지 못한 것이다. 대신 아다마는 거의 언제나 터치라인 근처에서 드리블을 치고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릴 뿐이다. 5명의 프리미어리그 선수들만이 그의 63회보다 많은 크로스를 올렸다.
아다마가 번을 제쳐내고 볼을 박스 안까지 몰고 들어와 파울을 얻어냈던 주말 브라이튼 전의 플레이는 그리 자주 나오지 않는다.
그의 올 시즌 히트맵은 공격 시 아다마가 가장 자주 위치했던 지역이 코너 플래그 근처라는 것을 보여준다.
과연 그곳이 아다마가 드리블을 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일까? 두개골 골절 부상을 당한 라울이 박스 안에 없는 상황이라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골대 앞에 라울이 없다면 아다마에게 선택지란 없다. 그러나 그는 코너 플래그 근처에서 상대 수비 두 세 명을 뚫어내야 했다.
지난해 9월 울브스를 상대로 4-0 완승을 거뒀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해당 경기 에버리지 포지션을 살펴보자. 웨스트햄은 아론 크레스웰(3), 아르투르 마수아쿠(26), 파블로 포르날스(18), 총 3명의 선수로 아다마 (와 세메두)를 막아냈다.
아다마는 이제 언제나 다중수비를 통한 집중견제를 받는 선수가 됐다. 2019-20 시즌만 해도 그가 폭발적인 활약을 보여주기 전까진 그리 위협적인 무기로 여겨지지 않았기에, 상대팀들은 레프트백 하나로 아다마를 수비하게 했다. 이는 지난 시즌 아다마가 첫 35경기에서 28번의 파울을 얻어내는 결과를 냈다.
그는 계속해서 수비를 제쳤고, 상대 수비는 계속해서 그를 파울로 멈춰세울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의 이야기는 좀 다르다. 아다마는 여태까지 17경기에 나와 단 5개의 파울밖에 당하지 않았다. 상대팀들이 수비수 여럿을 배치하고 그가 쇄도할 수 있는 공간 자체를 없애기 위해 내려앉아 방어한 것의 여파다.
그의 공격포인트가 수직하락한 걸 생각하면, 상대 수비의 집중 타겟이 된 것은 그의 부상 문제만큼이나 악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가 1년 전 습관성 어깨 탈구 부상을 자주 겪은 직후 (토트넘 전 처음으로 당한 뒤 시즌 후반기에 4번이나 어깨가 빠졌다) 좋지 못한 드리블을 보여준 건 절대 우연이 아니다.
또한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은 최근 아다마가 11월 국가대표팀에 소집됐을 때 발 부상을 안고 뛰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토트넘으로 팔린 맷 도허티와 11월 29일 아스날 전 이후 나오지 못하고 있는 라울이 이탈하면서 아다마는 그의 중요한 두 파트너를 잃었다. 지난 시즌 아다마의 프리미어리그 어시스트 9개 중 7개가 라울의 골을 도운 것이었다. 하나는 본머스 전이었고…
이번에는 아스톤 빌라 전…
이건 리버풀 전에서 나왔다.
울브스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아다마가 득점한 5골을 살펴보면, 모두 중앙 부근에서 나왔다는 걸 알 수 있다 – 그리고 모든 골이 볼 탈취 이후 몇 초 안에 터졌다.
가장 최근에 나왔던 1년이 좀 더 된 맨체스터 시티 전 골에서는, 도허티가 볼을 따낸 뒤 아다마에게 패스를 건넨다…
…아다마는 그대로 볼을 몰고 가다가 먼쪽 포스트를 향한 중거리로 클라우디오 브라보를 무력화시킨다.
그보다 12일 전 토트넘 전에선 사이스가 수비 진영에서 볼을 빼앗고 라울이 중앙의 아다마에게 전달해준다…
…아다마는 시티 전 골과 비슷한 위치에서 비슷한 방향으로 중거리포를 꽂아 넣는다.
2019년 10월 에티하드 원정에서의 두 골은 거의 똑같았다. 빠른 역습에서 라울이 아다마에게 볼을 건네주고 아다마가 1대1 찬스를 마무리지었다.
아다마는 두 번의 기회를 모두 놓치지 않고 깔아차는 슈팅으로 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2018년 9월 웨스트햄 전에 나온 그의 첫 프리미어리그 골을 보자. 또다시 울브스는 볼 소유권을 빼앗고 빠르게 전방으로 연결한다. 이번에는 네베스의 태클 이후 무티뉴가 전진 패스를 통해 레오 보나티니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아다마는 니어 포스트를 향한 총알 같은 슛으로 우카시 파비안스키를 뚫었다.
그의 다섯 골은 다섯 번의 역습과 다섯 개의 낮고 강한 오른발 슈팅에서 나왔다. 모두 살짝 우측으로 치우친 곳의 박스 바로 안이나 밖에서 상대 수비 한 명만이 마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다마는 정말 많은 것들을 향상시켜야 해요. 그러나 그는 정말 열정적이고 긍정적입니다. 다시 최고의 폼을 되찾을 수 있을 거예요.” 누누는 지난 달에 이렇게 말했다.
“아다마는 극찬을 받을 만한 선수입니다. 그는 정말 유니크한 선수예요. 아다마는 대단한 재능을 지녔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는 경기와 훈련 모두에서 몇몇 문제의 영향을 받고 있어요. 그는 고통을 모두 떨쳐냈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줬고 난 그가 정말로 자랑스럽습니다.”
“아다마는 갈수록 나아지고 있어요 – 그러나 그는 경기에 나설 때마다 상대의 타겟이 됩니다. 우린 아다마를 다시 지난 시즌의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네요.”
그가 매우 독특한 재능을 갖고 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브라이튼 전에서 아다마는 페널티를 얻어냈고, 만약 경기 종료 직전 오웬 오타소위가 버저비터 헤더를 성공시켰다면, 그는 결승골을 도울 수도 있었다. 예전 아다마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아다마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걸까? 그렇다. 그가 못하고 있는가? 그건 절대 아니다.
몇몇 울브스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그에게서도 시즌 후반기엔 더 좋은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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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Tim Spiers 2020.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