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르의 웃음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완벽한 희생양을 제공했다 [디 애슬레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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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르의 웃음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완벽한 희생양을 제공했다 [디 애슬레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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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는 탈락했고 아자르는 웃었다.” 스페인의 TV 진행자 조셉 페드레롤은 레알 마드리드의 윙어 에당 아자르가 웃는 모습을 띄워두고는 말했다.

 

“아자르는 2년 동안 마드리디스타(역주-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을 분노케 하고 있습니다. 2년 동안이요. 몸무게는 불었고, 이젠 어떤 수비수도 뚫을 수가 없죠. 많은 이들이 또다른 베일이 탄생한 거냐고 말합니다. 그래요. 또다른 베일, 그게 바로 우리가 얻은 겁니다.”

 

불길한 음악이 깔리고 약간 과장된 제스처와 함께 진행된 오프닝 독백은 엘 치링기토 데 로스 후고네스el chiringuito de jugones의 핵심 파트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수요일 밤 첼시를 상대해 고작 2-0으로 진 게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합계 스코어 3-1로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했다. 페드레롤은 분노했고 그는 그의 화를 집중시킬 수 있을 만한 사람을 찾았다.

 

“팀이 졌는데 웃고 있나요(역주-원문은 ‘첼시가 방금 자기들을 떨어트렸는데 웃고 떠드나요)? 지단이 선발 기회를 줬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는데? 넌 모두들 앞에서 웃었지… 아자르는 이제 단 1초도 레알 마드리드에 남아 있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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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이적 후 2년 간 당한 10번째 부상에서 막 복귀한 아자르는 수요일 그의 친정팀을 상대하는 4강 2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그는 큰 영향력을 끼치지 못했고, 회심의 슈팅은 상대 키퍼 에두아르 멘디에게 쉽게 막혀버렸다. 그가 창출한 기회는 하나도 없었다.

 

지네딘 지단 감독은 아자르에게 중앙 플레이메이커 롤을 주면서 그를 중심으로 팀을 짜온 것처럼 보였고, 때문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나 페데리코 발베르데 같은 선수들은 평소와 다른 포지션에서 뛰어야 했다. 그러나 아자르는 팀의 승리를 이끌지 못했고 오히려 패배의 중심에 서있었다.

 

그는 올 시즌 레알의 가장 큰 경기에서 거의 보이질 않았고, 분석가들이나 그 이유를 되짚어 보려 했을 것이다. 대다수의 팬과 전문가들은 그가 뭔가를 보여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터이다.

 

그러나 그의 현 소속팀이 바로 직전에 대회에서 탈락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그가 전 첼시 동료 커트 주마와 함께 웃는 모습을 TV 카메라가 비추자 모든 게 바뀌었다. 아자르는 레알의 팬과 펀딧들이 느끼던 분노와 고통을 표출할 완벽한 타깃을 제공했다.

 

엘 치링기토 데 후고네스는 스페인 TV 채널 라 섹스타에서 방영되는 심야 축구 쇼이다 – ‘치링기토’는 ‘beach bar’를 뜻하고, ‘후고네스’는 ‘big players’를 의미한다.

 

호스트이자 진행자 페드레롤은 언제나 굉장히 친레알적인 시선으로 그날 하루의 가장 자극적인 이야기에 대해 말하는 패널 토론을 이끈다. 그들은 팬들이 궁금해하는 스토리를 푸는 기자들을 자처하지만, 프로그램의 성향은 뉴스보단 엔터테인먼트에 훨씬 더 무게가 실린다 – 그리고 패널 출연자들은 설령 우스워질지라도 자신의 팀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는다.

 

페드레롤은 드라마틱한 상황을 연출하는 데에 분명한 재능과 팬들에게 인기를 끌 만한 비난의 대상을 선정하는 안목을 지니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가 지목했던 이들로는 레알보다 골프를 더 좋아한다고 알려졌던 가레스 베일과 카탈루냐 독립 사상을 지지하는 바르셀로나의 주장단 헤라르드 피케가 있었다.

 

가끔 엘 치링기토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세르히오 라모스가 플로렌티노 페레즈와 불편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등의 단독 뉴스를 보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페레즈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보를 전달하곤 한다. 이런 경향은 페레즈가 유러피안 슈퍼리그 프로젝트를 지켜내기 위해 그의 첫 공식 인터뷰 무대로 엘 치링기토를 택했을 때 다시 한번 나타났다.

 

체중 증가 문제를 겪었던 그의 첫 프리시즌부터 10번의 각기 다른 부상을 당하면서 21달 동안 무려 58경기를 결장하기까지, 1억 유로 이상의 이적료로 레알에 합류한 아자르의 2년은 완벽한 재앙이 되어가고 있다.

아자르는 그의 레알 이적에 지대한 공헌을 했던 지단의 꾸준한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90분을 풀로 소화한 경기가 5개 밖에 되지 않는다. 심지어 그의 이적 첫 시즌이었던 2019년 11월 파리 생제르맹 전에서 심각한 발목 부상을 당한 뒤로는 풀타임 소화가 없었다.

 

아자르는 40경기에 출전해 4골 7어시스트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이적 직전 시즌 그는 첼시에서 리그 16골 15도움을 올렸다.

 

 

아자르에게 모든 이목이 집중되면서 굉장히 실망스러운 경기력과 또다시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실패한 것이 묻혀버렸고, 레알의 다른 이들은 비판을 피해갈 수 있었다.

 

아자르가 여전히 매우 높은 주급에 묶인 계약 기간 3년을 남겨두고 있으며 지난 두 시즌 그의 폼과 피트니스가 어떻게 곤두박질쳤는지를 생각해보면, 그가 가까운 미래에 레알을 바꿔 놓을 확률은 0에 수렴한다.

 

그러나, 레알의 다른 주요 인물들에게도 미래에 대한 물음표가 붙어있다. 최근 몇 주 동안, 지단은 그가 시즌을 마치고 사임했던 2017-18 시즌처럼 남은 시즌을 최대한 잘 끝내는 데에만 온 집중을 다하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세르히오 라모스, 루카 모드리치, 루카스 바스케스는 모두 6월 30일에 계약이 만료되고, 팀에 오랫동안 기여했던 라파엘 바란과 나초 페르난데스 역시 이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마드리드의 팬들 – 그리고 페드레롤 – 은 다음 시즌 새로운 팀을 이끌 재목 킬리앙 음바페나 엘링 홀란드를 영입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왔지만, 특히 슈퍼리그 플랜이 파기된 (혹은 잠시 멈춰진) 지금 클럽의 어려운 재정 상황은 빅 사이닝을 힘들게 만들 것이다.

 

첼시의 승리는 지난 몇 년 간 레알의 경쟁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잘 보여줬다. 일부 팬들 또는 전문가들은 슈퍼리그가 완전히 실패한 이후 페레즈가 이끄는 클럽의 방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을 것이다. 지단과 라모스 역시 최근 몇몇 의심스러운 결단을 내렸다.

 

하지만 페드레롤은 아자르의 웃음을 낚아채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완전히 다른 곳으로 돌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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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Dermot Corrigan 202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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