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1-0 맨시티: 투헬, 펩을 능가하고 빅이어를 들다 [디 애슬레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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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1-0 맨시티: 투헬, 펩을 능가하고 빅이어를 들다 [디 애슬레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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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가 포르투에서 클럽 역사상 두번째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었다. 전반 42분 메이슨 마운트의 정확한 스루패스를 받은 카이 하베르츠가 결승전 유일한 득점을 올리면서 맨체스터 시티에게 1-0 승리를 거뒀다.

 

경기 시작 전에는 선수들 못지 않게 감독들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나왔으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놀라운 선발 명단을 들고 나오면서 경기 후 토론의 화두로 떠올랐다.

 

디 애슬레틱의 첼시 담당 기자 사이먼 존슨과 맨시티 담당 기자 샘 리가 결승전 중요했던 포인트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첼시의 퍼포먼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딱히 하나를 꼽기가 힘들 것이다. 첼시는 어떤 한 선수의 개인 기량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한 게 아니다. 수많은 장면들이 있었기에 그들이 두번째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 수 있었다. 첼시에는 엄청난 팀워크가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싸워주고, 받쳐줬다.

 

이런 분위기는 분명 그들의 훌륭한 감독 토마스 투헬이 조성한 것이었다. 하베르츠의 선발 기용과 같은 그의 팀 선발과 모든 결정들이 딱딱 들어맞았다. 그의 유머는 선수들이 경기 전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줬다.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그가 보여준 열정은 첼시가 계속해서 경기에 집중하고 90분 동안 모든 걸 불태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리그를 우승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첼시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누군가 나타나 그들을 막아세웠다.

 

예를 들자면 리야드가 동점골을 넣으려 크로스를 기다리는 순간 벤 칠웰이 아주 절묘한 클리어링을 해줬다. 또 비슷한 장면으로 안토니오 뤼디거가 필 포덴의 슈팅을 환상적으로 막아냈다.

 

오늘 첼시의 팀 스피릿은 전반 막판 티아고 실바가 사타구니 부상으로 경기장을 떠날 때 잘 나타났다. 그가 눈물을 흘리며 피치 밖으로 나가자, 리스 제임스가 그를 위로하며 약속했다. 우린 이 경기를 이길 거야. 당신을 위해서.

 

이후 3주 전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 전에 부상을 당한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이 등장했다. 실바의 부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는 말이 오늘 그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찬사가 될 것이다.

 

시티는 동점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밀어붙였지만, 첼시에는 캡틴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라는 구세주가 있었다. 그는 골문 앞에 서있던 귄도안에게 날아가는 크로스를 걷어냈다.

 

그리고 그 누가 은골로 캉테를 잊을 수 있겠는가? 캉테는 2년 전 유로파리그 결승 아스날 전에 그랬던 것처럼, 부상을 극복하고 가장 큰 무대에서 진가를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 1월 투헬이 첼시에 부임하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이 팀이 이런 칭찬을 받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선수들의 능력 그 이상의 팀을 만들어냈다. 그는 첼시를 유럽 챔피언으로 만들었다. 실로 엄청난 감독이다.

 

맨시티는 무엇을 잘못했는가?

후반전에 과르디올라가 들고 온 플랜이 완전히 잘못됐다는 것을 확인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짜증나기 그지없었다.

 

시티는 하프타임 이후에도 계속해서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러다 60분쯤 케빈 데 브라이너가 부상으로 나가면서 (그의 눈물은 모든 상황을 요약했다) 그들의 플레이는 아주 약간 나아졌다. 가브리엘 제주스는 절정에 달하던 폼을 거의 보여주지 못한 데 브라이너를 대체하면서 보다 편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리고 63분 페르난지뉴가 나오면서, 과르디올라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페르난지뉴는 팀 전체의 퍼포먼스를 (올바른 방향으로) 바꿔 놓았고, 귄도안은 올 시즌 내내 그가 보여줬던 박스 안으로 쇄도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그는 이전 60분 동안 할 수 없었던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빅찬스를 만들어낼 뻔하기도 했다.

 

물론 골을 넣을 뻔한 것은 그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후반전 시티는 계속해서 그런 상황밖에 만들어내지 못했다. 77분 라힘 스털링을 교체 아웃시킨 것은 이날 밤 펩이 저지른 또다른 패착을 잘 보여줬다.

 

오늘 시티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치른 세르히오 아구에로도 그들을 구해낼 수는 없었다.

 

하베르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다

주중에 팟캐스트를 녹음할 때 리암 투메이, 도미닉 파이필드와 결승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우리는 모두 하베르츠가 선발 라인업에 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투헬은 경기 전 그를 신뢰한 몇 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첫째, 그는 경기 막판 교체로 들어가 상황을 바꿔 놓기에는 크리스천 풀리식이 더 좋은 옵션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베르츠는 보다 좋은 제공권을 지니고 있으며 독일 대표팀 동료인 티모 베르너와의 호흡도 더 좋았기에 선택을 받았다.

 

풀리식이 아스날, 아스톤 빌라 전 패배를 포함한 지난 네 번의 선발 출전 경기에서 그의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투헬의 선택은 옳았다. 하베르츠는 시티 수비진들 사이 열린 공간으로 뛰어들어 마운트의 스루패스를 받아 에데르송을 제치고 결승골을 득점했다. 이적 후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을 신고하기엔 나쁘지 않은 타이밍이었다.

 

하베르츠는 부드러운 터치도 몇 차례 보여줬으며, 첼시가 공격을 만들어 가는 데 아주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올 시즌 많은 사람들이 그의 여름 이적료에 관해 의문을 드러냈다 첼시는 그에게 9000만 파운드를 소비했다. 하지만 그는 바로 이런 경기에서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영입된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하베르츠는 영웅이 되었고, 교체 투입된 풀리식에게 골 찬스를 만들어줬다. 풀리식은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장식하는 쐐기골을 넣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골대 살짝 바깥쪽으로 슈팅을 날려버렸다.

 

하지만 이 경기는 THE HAVERTZ SHOW였다. 그의 골에는 가치를 매길 수 없으며, 이적료는 일시불로 결제되었다.

 

올 시즌 부진과 코로나 감염 이후 몸관리 문제로 힘들어 하던 하베르츠는 이제 첼시 역사의 한 페이지에 그 이름을 새겼다.

 

베르너의 침투가 차이를 만들어냈다

이번 경기는 파란 유니폼을 입은 베르너가 다시 한번 실망스러운 활약을 펼치는 그저 그런 날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첼시는 그가 없었다면 득점을 만들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전반전 베르너는 첼시의 가장 큰 구멍이었다. 초반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팀의 스트라이커라면 골을 만들어냈어야 할 두 번의 찬스를 모두 놓쳤다. 하나는 컷백이 디딤발을 맞고 정확히 골대 반대 방향으로 튕겨 나갔다.

 

올 시즌 내내 우리가 봐왔던 것처럼, 베르너의 고개가 숙여지고 또 다시 오늘은 그의 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런 경기가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몇 분 간의 침묵을 깨고 마운트와 칠웰이 왼쪽 측면에서 패스를 주고받자, 베르너는 그의 움직임을 가져갔다.

 

그의 결정력은 형편없었지만, 그의 속도는 여전히 시티의 골칫거리였다. 후벵 디아스는 사이드라인을 향해 달려나가는 베르너를 쫓아 중앙을 비워야 했다.

 

이 선택은 시티 수비라인 중앙에 커다란 구멍을 만들었다. 하베르츠는 그 공간으로 쇄도했고, 시티의 레프트백 올렉산드르 진첸코가 뒤늦게 그를 쫓았다.

 

베르너는 결승전에도 첼시를 완전히 만족시키지 못했다. 후반 초반에는 투헬이 그에게 분노에 차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때까지 베르너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긴 했지만, 이것이 그를 풀리식과 교체하는 결단에 영향을 줬을지도 모른다.

 

칸셀루 대신 진첸코

진첸코가 공격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진 못했더라도, 과르디올라가 그를 선발로 내세운 것이 이상한 선택은 아니었다. 그의 선발에 대해서는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는 최근 몇 주 동안 칸셀루보다 더 나은 폼을 보여줬다. 그러나 여기엔 흥미로운 요소가 숨어 있었다. 칸셀루는 특히 81라운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전에서 너무 모험적인 패스들을 많이 시도했고, 과르디올라는 오늘 시티가 볼을 점유하면서 경기를 지배하길 원했다. 때문에 진첸코가 선발로 나선 것이다.

 

하지만 시티의 게임 플랜은 들어맞지 않았고, 그들은 좋았을 때와는 거리가 먼 큰 문제들을 여럿 노출했다. 시티가 볼을 빼앗기면, 수비수들은 곧바로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수비적인 능력을 보면 칸셀루와 진첸코는 별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처음부터 공간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리스 제임스가 유로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에 선발될 만한 활약을 펼쳤는가?

경기 전까지 제임스에 관한 말들은 그의 바뀐 헤어스타일 이야기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제임스는 에스타디오 도 드라강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아마 잉글랜드의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시선도 끌었을 것이다.

 

오른쪽 스토퍼로 기용됐던 이전 세 경기와는 달리, 제임스는 자신의 본래 주 포지션인 오른쪽 윙백 자리에 배치됐다.

 

그는 잉글랜드 대표팀 동료 라힘 스털링과 화려한 맞대결을 벌였고, 초반에는 스털링이 재미를 보는 듯했다. 스털링은 제임스가 볼을 바라보는 사이 뒷공간으로 침투해 에데르송의 롱볼을 받아냈고, 제임스는 간신히 볼을 걷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제임스는 스털링을 압도했다. 그는 이미 잉글랜드 대표팀의 예비 33인 명단에 올라 있지만, 이 경기에서의 활약상을 보면 화요일 발표될 26인 명단에도 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우스게이트로 하여금 선발 라인업까지 들어갈 만한지 궁금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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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Simon Johnson and Sam Lee 2021.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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