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티스와 라스 팔마스 전에 든 생각 [FASTory]
Wolves

베티스와 라스 팔마스 전에 든 생각 [FA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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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브스가 크루 전에 이어 2, 3번째 친선 경기를 치렀다. 스페인 마르베야로 이동한 울브스는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베티스, 라리가 2 UD 라스 팔마스와 경기를 치렀다. 베티스 전은 늦은 시간 쿠트로네의 골로 1-0 승리를 거뒀지만, 라스 팔마스 전에는 어이없는 실점들로 2-3 패배를 당했다.

 

어쨌든 두 경기를 보면서 든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두 개 다 내가 만든 건데, 실바 버전을 더 잘 만든 것 같다. 이걸 먼저 만들고 비율 같은 걸 다 까먹은 다음에 베티스 전 사진을 만들었다...

 

크루 전과는 달리 주전 선수들이 어느 정도 돌아온 경기들이었다. 모스케라, 무티뉴, 네베스, 조제 사, 덴동커가 모두 돌아왔다. 부상 때문에 뛰지 못한 네투와 포덴세, 경기 이후 캠프에 합류한 코디와 아다마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1군 선수들이 뛰어봤다고 해도 될 것이다.

 

먼저 라즈의 전술에 관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일단 라즈의 기본 빌드업 전술은 다음과 같았다.

위의 영상처럼 키퍼가 볼을 갖고 있으면 두 센터백이 벌리면서 네베스와 무티뉴 (주로 네베스였다) 중 하나가 내려와 후방 빌드업에 도움을 주는 형태였다. 다만 세메두가 출전한 우측 풀백은 전진하고 미드필더는 한 명 밖에 내려와주지 않아 후방에 숫자가 그리 많지 않기에 약간 불안하다는 단점은 있었다. 실제로 이 빌드업 과정에서 상대의 압박이 강하게 들어오면 볼을 내주거나 전진이 막히는 장면들이 나왔다. 전진이 막히면 킬먼, 사이스, 모스케라 모두 어느 정도 긴 패스가 가능하니 롱볼을 가져가면 됐지만, 쉽게 넘어갈 장면이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베티스 전에 특히 이런 빌드업 대형에서 불안한 장면이 꽤나 나왔다.

 

그러나 1차 빌드업을 마치고 좀 올라가면 안정적으로 볼 소유를 하는 모습이 많이 나왔다. 센터백들이 거의 중앙선까지 올라와서 볼 순환에 가담하다 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마르살은 중앙으로 좁혀서 두 센터백과 함께 변형 3백의 형태를 만드는 데 가담했고, 세메두는 측면에 붙어 오버래핑을 주로 했다.

 

네베스는 누누 시절에 비해 전환 패스나 전진 패스 시도 자체가 상당히 많이 증가했고, 패스 퀄리티 역시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수비 시 완전히 내려와 442 대형을 구축할 때가 아니면 거의 모든 상황에서 무티뉴가 네베스보다 한 칸은 앞에 위치했다. 아마 네베스의 롱패스를 써먹으려는 배치가 아닐까 싶다.

 

라즈는 센터백들이 직접 전진 패스를 주는 것도 선호했다. 사이스, 모스케라, 킬먼, 볼리, 마르케스까지 가리지 않고 전진 패스를 시도했다. 네베스만 내려와주고 전방에 선수들이 많아 공격진 혹은 측면 자원들이 상대 선수들 사이의 채널을 발견하면 곧바로 낮고 빠른 패스를 보내줬다.

 

수비하면서 완전히 내려앉을 때에는 역시나 442를 기반으로 하는 감독이다 보니 완전히 좁은 간격의 442로 대형 전체가 움직이면서 수비를 하는 방식을 보여줬다. 대형 자체가 콤팩트하니 상대가 볼을 전개하는 반대 방향의 측면이 빌 때도 있었는데, 윙이나 미드필더가 대신 커버를 가주면서 어느 정도 전형을 유지했다.

 

다만 누누 시절에 비해서 확실히 라인이 높았는데, 여기서 파생되는 문제점들도 있었다. 상대가 뒷공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라스 팔마스 전의 첫 실점에서 잘 드러났는데, 모스케라 외에는 센터백들의 스피드가 대체로 느리기 때문에 이대로 시즌을 들어가면 뒷공간이 완전히 털릴 것이다. 새로운 센터백 영입은 필수다. 무조건 주전급 센터백을 하나는 데려와야 한다. 라즈의 전술은 그 이유를 하나 더해줬다.

 

공격할 때 볼은 오랫동안 소유하고 있지만, 파이널 써드에서의 완성도는 부족해 보였다. 측면과 하프 스페이스를 중심으로 빠르게 연계를 통해서 전진하는 플레이를 지속적으로 보여줬기에 이를 주요 공격 루트로 삼겠다 하는 추측은 가능했지만, 볼을 소유하는 시간에 비해서는 위협적인 장면을 그리 많이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아다마, 네투, 포덴세가 복귀하면 개인 기량과 연계 플레이를 통해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베티스 전 선발 명단
라스 팔마스 전 선발 명단

 

선수들 이야기를 하자면, 이번 두 경기에서 가장 먼저 언급돼야 할 선수는 단연 모스케라라고 본다. 베티스 전 후반전에 교체로 투입된 모스케라는 라스 팔마스 경기에서는 유일하게 90분을 소화하면서 아주 좋은 활약을 펼쳤다. 코디, 볼리, 사이스, 킬먼에 추가하자면 마르케스까지 느림보 투성이인 울브스 수비진에 새로운 옵션이 등장했다. 탄탄한 피지컬과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수비를 구사한 모스케라는 라스 팔마스 전 거의 모든 볼을 빼내면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특히 상대가 드리블을 칠 때 따라가면서 막아주는 수비는 기본적으로 주력이 빠르고 대인수비 능력도 좋기에 아주 돋보였다. 패스도 라스 팔마스 전 모건 깁스-화이트의 골이 되는 엄청난 롱패스를 보내줬다. 패스를 모스케라의 장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으나, 어느 정도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

 

그러나 아까도 말했지만 주전 센터백 영입은 필수다. 유럽 무대가 처음인 20살짜리 유망주를 믿고 한 시즌을 보낼 것인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킬먼이야 언제나 평균 이상의 대인 수비를 보여줬고, 왼발 빌드업 역시 괜찮았다. 볼리도 베티스 전 초반에 전방에 깔아주는 패스가 좋았지만, 16분 만에 부상으로 아웃됐다. 현재는 햄스트링 검사 중이라고 하는데, 아직 어느 정도의 부상인지는 나오지 않았다.

 

사이스는 베티스 전에 좋았으나 라스 팔마스 전에는 좋지 못했다. 첫 경기에는 패스와 수비 모두 수준급의 폼을 보여줬지만 두번째 경기에는 느린 발과 부족한 수비력이라는 단점을 노출했다. 만약 모스케라를 믿고 가더라도 센터백 영입은 필요한 또다른 이유이다. 코디는 모두가 알다시피 3백 스위퍼 전용 선수이고, 킬먼은 이 둘보다 수비력이 좋다 뿐이지 역시 한 시즌을 믿고 가기엔 부족하다. 볼리는 그 전 시즌들에 비해 지난 시즌에 떨어진 폼과 인저리 프론의 면모를 내보였다. 두 경기 모두 후반전에 출전한 마르케스는 중원에서 조금 불안한 플레이를 했다. 그러나 3백의 스위퍼로 뛴 라스 팔마스 전에는 측면으로 뿌려주는 좋은 롱패스를 많이 해냈다.

 

마르살은 상술했듯이 공격 시에 많이 올라가지 않고 중앙에 붙는 포지셔닝을 가져갔다. 크루 전에 비해 전진하는 빈도도 많이 줄었다. 후방에서 우측의 모스케라에게 한 번에 넘겨주는 패스 시도도 꽤 있었다. 라스 팔마스 전에는 실점 위기를 막는 스루 패스 커팅을 한 번 보여줬고, 그 외에 상대의 드리블이나 패스를 끊는 좋은 슬라이딩 태클을 많이 성공했다. 곧 아다마와 포덴세가 복귀하기에 레프트백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마르살이 건강하기만 하다면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들의 부재로 왼쪽 윙에 나선 누리는 좀 아쉬웠다. 드리블 시도에 비해 성공률이 너무 낮았다. 패스나 크로스도 그리 좋진 못했다. 아무래도 후방에서부터 스피드가 붙은 다음에 드리블을 치는 게 더 좋은 유형인 듯했다. 만약 레프트백 자리에서도 공격적으로 뭔가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누리를 기용할 이유는 딱히 없다. 어차피 수비는 마르살이 우위를 점하기 때문. 반대쪽의 트린캉 역시 세메두가 오버래핑할 수 있도록 하프스페이스 쪽으로 붙어주는 것 외에는 딱히 말할 게 없었다. 한 두 번 정도 좁은 공간에서도 드리블을 통해 볼을 지켜낼 수 있다는 인상을 받은 것 말고는 특별할 게 없었다.

 

라이트백에 나온 세메두와 후버 역시 그리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진 못했다. 세메두는 스피드는 좋지만 컨트롤이 좀 아쉬웠고, 후버는 어떤 선수인질 잘 모르겠다. 라스 팔마스 전에 골을 넣긴 했는데, 패스, 드리블, 수비, 속도 등 뭐 하나 장점이 안 보였다.

 

네베스는 정말 많이 좋아졌다. 특히 라스 팔마스 전에 적극적으로 전진 패스와 측면 전환을 시도했는데, 퀄리티도 좋았다. 누누 시절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전진성이 떨어졌지만, 베티스 전에 위협적인 중거리도 하나 날리는 등 다시 공격성을 되찾아가는 듯 보였다. 중원에서 경합도 생각보다 잘 싸워줬다.

하지만 그 옆의 파트너가 문제이다. 무티뉴는 442의 투미들에 서기엔 기동력이 너무 떨어진 모습을 보여줬고, 덴동커는 아직 별로 안 뛰긴 했지만 이 선수를 믿는 게 더 이상하다. 물론 센터백 영입이 먼저지만, 미드필더 영입도 가능하다면 무조건 해야 한다. 믿는다 푸싱.

 

라울은 베티스 전에 60분가량을 소화하면서 매치 핏을 한층 끌어올렸다. 부상 이전과 플레이 스타일은 딱히 달라지지 않은 듯하다. 약간 내려와서 볼을 받고 측면 또는 전방의 동료들과 연계하는 플레이는 변하지 않았다. 다만 라울이 측면으로 빠지면서 박스 안에 제공권을 담당할 선수가 없어져버리는 상황도 나왔다. 이 경기에서는 MGW와 투톱을 구성했으니 그런 문제가 부각됐다. 시즌에 돌입하면 파비우 실바와 함께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걱정할 문제는 아닐 것이다.

 

실바는 버티는 플레이와 연계가 정말 몰라보게 늘었다. 주변의 동료들을 보는 시야가 상당히 넓어졌고 패스 연결도 쉽게 가져간다. 좁은 고안에서도 상대의 압박을 버티고 볼을 지킬 수 있다. 문제는 그 옆에 출전한 쿠트로네였다. 쿠트로네는 베티스 전 유일한 골을 득점했다. 그러나 라스 팔마스 전에는 가히 최악의 활약을 펼쳤다. 전방에서 영향력이 거의 없었고, 오프사이드에 걸리거나 경기 초반 세트피스에서 노마크 찬스를 날려버리고 패스 미스를 하는 것 외에는 눈에 띄는 장면이 0에 가까웠다. 움직임은 좋은 때도 있었으니 투톱을 쓴다면 로테이션 멤버 정도로 생각해볼 수 있을 테다.

 

아주 중요한 선수를 빼먹을 뻔했다. 바로 사다. . 주제 사는 라인을 높게 가져가는 라즈볼에 잘 맞는 키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수비 라인과 자신 사이에 애매한 볼이 떨어지면 튀어나오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스위퍼 키퍼로 분류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 나와준다. 라스 팔마스 전 세 골을 실점하긴 했지만, 모두 11 상황이었으니 사를 탓하는 건 너무 가혹할 것이다. 심지어 한 번은 1대1 찬스를 막았는데 세컨볼 상황에서 실점한 것이었다. 상대의 좋은 중거리를 하나 막은 것 외에는 선방 능력을 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발밑이 좋아보이진 않으나, 스위핑만큼은 확실히 기대해 볼 만하다.

 

다음 경기는 731일과 81일 다시 한번 연이틀 치러지는 스토크 시티와 코벤트리 시티 전이다. 왜 일정을 이렇게 잡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코벤트리 시티 전을 스포티비에서 중계하는 이유는 더더욱 모르겠는데, 여기에 임형철과 양동석이 들어가는 이유는 진짜 모르겠다. 어쨌든 기대가 된다. 아다마도 돌아올 테니 파이널 써드에서 영양가 있는 장면을 많이 생산해냈으면 한다.

 

사진 찾으면서 안 사실인데, 2019년 10월 31일 데뷔하면서 울브스 역사상 두번째로 어린 나이에 데뷔한 선수라고 한다.

그런데 방금 몰래 마르베야에서 알 샤밥이라는 아랍 클럽과 친선 경기를 비공개로 치른 모양이다. 라울이 페널티킥으로 득점하고 쳄 캠벨도 한 골을 넣어 2-1로 이겼다는데, 대체 어떻게 3일 연속으로 경기를 하는지 , 크루 전 보고 쳄 캠벨 잘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쳄 캠벨, 그의 이름을 기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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