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슈퍼리그의 부회장이 된 아넬리를 비판했던 올리버 케이 [FA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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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슈퍼리그의 부회장이 된 아넬리를 비판했던 올리버 케이 [FA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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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 아넬리에게 쓰는 편지 – 축구는 엘리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슈퍼리그 설립 관련 발언에 대한 반박문) [디 애슬레틱]

 

안드레아 아넬리에게 쓰는 편지 – 축구는 엘리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슈퍼리그 설립 관

2020년 10월 12일 기존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번역자: 프리미어리그가 빅6와 에버튼, 웨스트햄, 사우스햄튼을 중심으로 리그 시스템을 개편한다는 기사를 봤는데, 그 옆 추천

fastory.tistory.com

위 글은 디 애슬레틱의 올리버 케이가 2020년 3월 10일자로 업로드한 글입니다. 당시 케이는 ECA, 그러니까 유럽 축구 클럽 협회의 회장으로 있으면서도 소규모 최상위권 팀들만이 참가하는 슈퍼리그 창립을 주장하는 아넬리의 행태를 비판했죠.

 

핵심 문장들을 뽑아오자면 내용은 이렇습니다.

안드레아에게
유벤투스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말하는 방식에 순수한 무언가가 있다고 저는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 당신은 뭔가 좀 어리석은 언사를 하면서 이러한 느낌을 지워버리더군요.
축구가 유럽 대륙의 246개 클럽을 대표하는 유럽 축구 클럽 협회(European Club Association, ECA)의 회장인 당신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는 점은 안심이 되지만, 이 스포츠의 가치와 역사가 당신의 무모한 제안으로 인해 무너질 수도 있거든요.
당신은 계속해서 그 변화는 필수적이라고 말합니다. 각 나라 리그의 축구는 몰락하고 있고, 시청자들의 성향은 바뀌고 있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장 큰 클럽들 간의 경기를 점점 더 늘리면서 범 유럽의 확장된 경쟁을 실시해야 한다는 그 변화 말입니다.
당신은 구체적으로 “국제적인 검증 없이 단지 한 번의 좋은 시즌 덕분에” 클럽이 조별리그로 곧바로 진출하는 것이 맞느냐고 물었어요. 그 말을 듣고, ECA의 회장으로써 246개의 클럽 중 당신이 정말로 대표하는 클럽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이번 시즌 16강에 참가하는 클럽을 보유하고 있는 리그는 겨우 5개 밖에 안됩니다.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말이예요. 그리고 당신은 아마 낙수효과를 통해 모든 팀들에게 이득이 가는 것이라고 말할 겁니다. 그러나 이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예요. 그런데 당신과 다른 부자 클럽들은 이런 현상을 좋아하는 것 같네요.
훌륭한 유망주 육성 시스템이 잘 운영되고 있는 아약스가 빅클럽들이 그들의 선수를 노리기 전 한 세대에 한 번 밖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유럽 축구의 재정적 불균형으로 인해 큰 이득을 받지 못하는 중소 클럽들에게는 어떤 희망이 있는 겁니까?
나도 이러한 – 축구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기술의 진보가 가속화되면서, 어쩔 수 없이 거대한 리그나 브랜드에게 맞춰서 돌아가는 – 현상에 대해 어떤 필연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당신과 ECA 최상위권에 있는 비슷한 사람들이 챔피언스리그가 새로 시작될 때마다 계속해서 중계권료 지분을 늘리려 하면서, 전에도 공평하지 못했던 수익 분배는 양극화가 더욱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국내 리그가 지루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당신의 구단이 2012년부터 계속 세리에 A의 독보적인 왕으로 군림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건 성공이 한 팀에게만 계속 돌아가는 챔피언스리그 시대의 산물이예요. 그러나 당신과 ECA는 절대로 모든 리그의 지배적인 클럽들이 매년 계속해서 부를 쌓는 현재 시스템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지 않겠죠.
과연 당신이 키운 클럽이 자신의 리그에서 패권을 위해 싸우는 것을 보는 것보다 더 스릴 있는 것이 있을까요?
심지어 지금도 계속되는 요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지만, 만약 내가 8팀과만 계속해서 경기를 치른다면, ‘빅클럽 사이의 경기’라는 참신함은 결국 사라지고 말겁니다. 다른 방식으로 비유하자면, 나는 필릿 스테이크를 좋아합니다. 근데 매일 밤 그걸 먹고 싶지는 않아요.
당신의 승강제를 포함한 범유럽적인 ‘리그’ 시스템은 내게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했습니다. 나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고, 꿈을 잃지 않는” 대회에 대해 당신이 한 말이 마음에 들었어요. 하지만 이런 공평한 비전이 당신과 ECA가 최근 몇 년 간 말하고 실행해 온 것과는 별로 일치하지 않는 것 같네요. UEFA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32개 팀 중 16팀을 골라 가장 성공적인 클럽들의 조별리그를 만들라고 요구했을 때에도 당신은 ECA 보드진에 있었어요. 지난주만 해도 아탈란타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네 팀 중 하나가 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품으셨죠. 이거 지난해 6월 당신이 몰타 ECA 총회에서 연설할 때 말한 엘리트 중심적이고 보수적인 생각에서 나오는 거 아닌가요?
내가 정말로 궁금한 건 이겁니다. 당신은 지금 9살짜리의 시선을 회상하며 세계 축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으로서 그 비전을 실제로 실현해보려 하는 건가요? 아니면 반대로, 그 어린 시절의 순수함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기에 이런 플랜을 제안하는 건가요. 아탈란타가 챔피언스리그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요. 그냥 뭐든지 큰 게 좋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시선일 수도 있죠. 아니면 세계적인 팬층을 보유한 팀이 아니라면 깔보는 냉혈한 관리자인 거고.
안드레아, 어떤 의도를 갖고 말한 건진 모르겠지만, 정말 걱정됩니다. 나는 축구가 경기 전에 자신의 이익만을 주장할 사람들에 의해 점령될까 봐 너무 두려워요.
지난해 10월, 당신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축구는 가파른 성장 스토리를 썼습니다. 하지만 잠시 멈춰 이 종목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질문을 던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의합니다. 지난주 런던에서 당신의 말을 들을 때도 같은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당신이 그리 무심하게 일축해버린 국내리그는 여전히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축구에서 필수적인 축구의 심장이자 영혼이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축구라는 스포츠가 세계적인 매력을 쌓아온 근본적인 측면은 a) 공동체, b) 수십년 동안 쌓아온 라이벌 관계, c) 꿈을 꿀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만약 유럽 축구에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서있는 사람들 중 하나가 여전히 그걸 믿고 이해하고 있는 거라면, 그는 그 생각을 이상한 방법으로 실현하고 있다고 밖에 할 수 없네요.
그럼 안녕히 계시길.

 

1년이 넘게 지난 2021년 4월 19일, 유러피안 슈퍼리그는 공식적으로 출범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안드레아 아넬리는 조엘 글레이저, 존 헨리, 스탠 크론케와 함께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의 밑에서 슈퍼리그의 부회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UEFA는 자신들의 위원회에 속해 있었음에도, 자신의 입으로 직접 '슈퍼리그는 막연한 계획이고, 이번 챔피언스리그 개편안이 통과되면 슈퍼리그에 대한 논의는 모두 가라앉아 버릴 것이다. 새로운 챔피언스리그 시스템은 내 이상과 매우 가깝다'라고 했던 아넬리의 변절에 분노를 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아넬리의 움직임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 슈퍼리그 창설은 어떻게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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