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8 후벵 네베스 (CDM, CM) A
39경기 5골 2어시 xG 5.1 xA 2.1 키패스 1.08개
1997년생으로 아직도 어리다고 할 수 있는 네베스지만, 이제 울브스로 이적한지 4년이나 됐습니다. 그러나 올 시즌 활약은 전에 비해 좀 별로였습니다. 울브스, 남은 시즌과 앞으로의 이야기 [FASTory] 이 글의 ‘네베스, 그리고 비티냐’ 파트에도 나오지만 이번 시즌에는 전진성과 슈팅이 죽어버린 감이 있었어요. 물론 누누가 343의 더블 볼란테 중에서도 수비적으로 기용하고, 4백을 써도 수비형 미드필더에 놨기 때문이긴 하지만요. 중거리 역시 잘 때린 슈팅들이 몇 개 있었는데 레스터 전처럼 엄청난 선방에 막혀버리면서 결국 올 시즌 박스 밖 득점은 하나도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네베스는 역시 울브스의 핵심이었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울브스의 중원을 책임지는 건 네베스였어요. 게다가 이번 시즌의 네베스는 좀 다른 방향으로 한 단계 올라섰습니다. 수비력이 굉장히 좋아졌어요. 태클 성공 66회로 리그 전체에서 5위, 드리블 수비 성공 37회로 8위, 압박 성공 197회로 6위, 패스 블록 60회로 8위, 태클+인터셉트는 12위에 올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올 시즌의 네베스는 패스보다 수비가 더 돋보이는 시점도 꽤 길었다고 생각해요. 아마 울브스 경기를 지속적으로 팔로우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네베스 하면 2017-18 시즌의 더비 전이나 2018-19 시즌의 에버튼 전, 지난 시즌 맨유, 에스파뇰 전 등에 보여줬던 엄청난 중거리와 18-19시즌 레스터 전에서 나왔던 좋은 스루 패스를 떠올리시지 않을까 싶은데, 올 시즌은 좀 달랐다는 거죠.
중원에서 볼 가진 선수한테 달라붙어서 볼 빼내는 걸 보면 거의 네베스였어요. 후반기 맨시티 전이나 빌라 전처럼 패스 선택이 진짜 아쉬운 경기들도 있었습니다만, 수비를 기본으로 깔아두니 믿음직한 선수였죠. 거기에 패스가 잘 긁히는 경기들도 좀 있었으니 리그에서도 수준급 미드필더 정도의 활약은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중거리도 이 정도 킥력을 지닌 선수면 안 들어가더라도 때리는 게 오히려 팀에 이득이에요. 때리는 모션만 취해도 상대 수비진이 다 헝클어지고 완전히 내려앉아버리는 것도 방지할 수가 있습니다. 다음 시즌에도 슈팅 많이 때리는 플레이 스타일은 유지해야 한다고 봐요.
그리고 이번 시즌 네베스는 페널티 키커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라울 히메네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파비우 실바가 PK로 한 골을 넣었고, 나머지 세 개는 네베스가 모두 성공시켰어요. 페널티도 잘 찹니다. 물론 라울이 복귀하면 다시 키커는 바뀌겠지만요(라울은 통산 페널티킥을 16번 차서 15개를 넣었어요. 그 하나는 안타깝게도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8강 세비야 전이었습니다…).
아마 라즈가 새 감독으로 부임하는 게 거의 확정인 것 같은데, 442를 좋아하는 감독으로 알고 있어요. 네베스가 라즈 밑에서 공격적인 재능도 많이 보여주길 바라봅니다.
아 그리고 추가할 내용. 울브스의 신임 감독: 선두주자 라즈, 다른 옵션도 보는 클럽, 그리고 네베스의 매각 가능성 [디 애슬레틱] 이 글에서 팀 스피어스가 클럽이 올 여름에 네베스를 3500만 파운드에 매각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틀린 정보입니다. 익스프레스&스타의 조 에드워즈(저 매체가 울브스에 관해서는 거의 1티어-2티어 사이에 있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텔레그래프의 존 퍼시 같은 기자들도 그런 말은 못 들어봤다고 얘기했고, 결정적으로 테크니컬 디렉터 스콧 셀라스가 직접 ‘네베스의 계약 기간은 2024년까지이고, 네베스는 팔 생각 없다. 판다고 해도 우리가 더 높은 위치에 서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단은 안심해도 될 것 같네요.
No. 28 주앙 무티뉴 (CM) C-
36경기 1골 1어시 xG 0.7 xA 2.6 키패스 1.67개
이제는 에이징 커브가 왔습니다. 사실 모든 사람들이 예견했던 결과이기도 해요. 지난 시즌 33살의 노장을 유로파리그 2차 플레이오프부터 8강까지, 리그 개막전부터 최종전까지 4,100분을 넘게 뛰게 했으니 엄청난 혹사였죠. 막판 아스날 전처럼 말미부터 힘이 떨어진 모습도 많이 보였고요.
올 시즌에도 그런 폼이 유지됐습니다. 아마 전반기엔 아스날 전, 사우스햄튼 전을 제외하면 대체로 평균 이하의 퍼포먼스였던 걸로 기억해요. 물론 관리만 된다면 수준급의 폼을 보여준 경기들도 좀 있었지만, 시즌을 전체적으로 되돌아보면 아쉽다는 인상이 크네요. 파트리시우와 함께 C 계열에 들어간 베테랑이지만, 파트리시우는 B로 올려도 감안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무티뉴는 D+ 정도로 내려도 참작 가능한 여지가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무티뉴가 그 동안 잘해줬던 것들은 네베스가 아직은 좀 부족한 경기 조율 같은 요소였습니다. 상대의 볼을 끊어내고 올라가는 관록이 느껴지는 플레이도 잘하는 편이고요. 하지만 이제는 선수의 사이클 자체가 끝나버린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여름에 포르투든 어디든 떠날 거라는 보도도 꽤 나오고 있고요. 그렇다면 이 선수의 빈 자리는 누가 채워줘야 할까요? 일단 이 다음에 나오는 선수는 아닙니다.
No. 32 레안데르 덴동커 (CM, CDM, CB) F
37경기 1골 0어시 xG 3.3 xA 0.7 키패스 0.58개
덴동커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나와서 뭐 하나 제대로 못하는 이 선수가 이상한 건지, 아니면 이런 선수를 준주전 급으로 기용하는 클럽이 이상한 건지.
물론 윗문장은 좀 과장된 거고 이 선수가 13부리그 급인데 1부리그 클럽에 존재하는 이유 자체를 모르겠다는 건 아닙니다. 분명 활용 가치가 있는 선수예요. 아주 미세하지만요. 박스-투-박스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 센터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은 로테이션용 자원으로 팀에 꽤나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겁니다.
장점도 확실히 있어요. 덴동커는 188cm의 장신에서 나오는 위협적인 제공권과 미드필더로 나올 때의 왕성한 활동량을 지닌 선수입니다. 가끔씩 강력한 중거리를 때리기도 해요.
물론 처음에 말했듯이 진짜 문제는 덴동커가 너무 많이 나온다는 거예요. 이 선수가 많이 나올수록 울브스 팬들의 근심 걱정이 늘어납니다. 덴동커의 문제는 일단 수비수도 가능한데 수비를 못하고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인데 패스를 못한다는 겁니다. 수비의 경우 코디랑 비슷해요. 대인 수비는 이미 센터백으로 많이 나왔던 때에 드리블 허용 최상위권을 찍으면서 자동문임을 증명했고, 위치 선정도 딱히 좋지가 않아요. 게다가 느립니다. 아마 사이스 코디보다 느릴 거예요. 너무 커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패스도 저 둘보다 못해요. 사이스는 볼을 몰고 전진하거나 전방까지 깔아주는 전진 패스가 잘 먹힐 때가 있고, 코디 역시 롱패스는 어느 정도 해주는 선수죠. 근데 덴동커는 둘 다 잘 못해요. 롱패스는 너무 높게 떠가서 구질이 별로고 중간에 커트 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미드필더로 나왔을 때도 이 선수가 중원에서 전진패스를 넣거나 좋은 전환을 돌려주는 장면 같은 건 기대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저 위에 xG가 3.3인데 1골 밖에 못 넣은 게 보이십니까? 예전에 조타 이적글에도 썼었는데 xG가 높다는 건 득점 확률이 높은 슈팅을 많이 때린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좋은 겁니다만, 그러면서 득점은 적으면 좋은 기회들을 많이 날려버렸다는 걸 뜻해요. ‘아니 중앙 미드필더가 저 정도 기회를 얻어냈으면 잘한 거 아닙니까’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는데, 시즌 중반기에 덴동커가 박스투박스로 나올 때 보면 공격 시에 심심하면 하는 게 박스 침투였습니다. 라울도 없고 하니 그나마 장신에 수비수 아닌 덴동커 보고 박스 들어가서 헤더 따라는 전략이었는데, 네투고 아다마고 세메두고 크로스를 머리에 갖다줘도 다 날려버렸습니다. 그냥 그런 선수예요. 벨기에 대표팀에는 왜 뽑히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계속 뽑힙니다. 그걸 빌미로 그냥 벨기에 대표 프리미엄 붙여서 팔았으면 좋겠네요.
No. 20 비티냐 (CM, CAM) D+
21경기 1골 1어시 xG 0.6 xA 0.7 키패스 2.07개
덴동커가 울브스 미드필더의 절망 편이었다면, 비티냐는 희망 편입니다. 포르투에서 1년 임대에 2000만 파운드 완전 이적 옵션이 달려서 왔는데, 감독이 누누라서 많이 뛰질 못했습니다. 무티뉴가 부진을 겪을 때도 그랬고, 덴동커를 써야 했던 때에도 그랬어요. 경기수만 보면 21살이 꽤 많이 뛴 거 아닌가 싶은데, 리그에서 45분 이상 뛴 경기가 5경기 밖에 없어요. 풀타임은 한 경기도 없고요. 그 중 가장 오래 뛴 경기가 비티냐, 왜 이런 선수를 이제야 기용했는가 [FASTory] 라는 리뷰를 낳은 WBA 전이었습니다. 이때 활약은 진짜 좋았어요.
비티냐의 장점을 꼽자면 중원에서 유려하게 여러 선수의 압박을 벗겨낼 수 있는 볼 간수 능력과 테크닉, 그리고 창의성 정도가 되겠습니다. 볼을 몰고 올라가거나 상대를 제쳐내고 앞에 있는 동료에게 패스를 내주는 플레이도 잘해요. 뭔가 코바치치가 연상되는 선수입니다. 볼을 빠르게 내줄 수도 있고요. 리그컵 촐리 전에서 울브스를 구하는 엄청난 중거리 골을 뽑아내기도 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대부분 경험 부족에서 기인하는 것들입니다. 창의성이 뛰어나 스루패스를 넣으려 해도 아직 그걸 실현할 몸이 안 돼 있는 듯한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네베스 같은 긴 전환 패스는 많이 시도하질 않습니다. 그리고 압박 속에서 좀 리스크가 있는 플레이를 하다 보니 끊기면 역습 위기를 내주기도 하고요. 개선해야 할 부분들도 분명히 보입니다.
원래 포지션은 8번 정도가 적합한데, 누누는 비티냐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주 기용했어요. 라즈 밑에서 중앙 미드필더로서 제대로 뛰는 걸 보고 싶네요.
올 시즌 비교적 많이 뛴 누리보다도 먼저 완전 영입이 확정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이런 선수는 무조건 영입하고 키워야 합니다. 진짜 무티뉴의 후계자가 나타났어요.
No. 18 모건 깁스-화이트 (CAM) D+
13경기 1골 0어시 xG 1.0 xA 0.6 키패스 1.96개
시즌 전에 챔피언십에 있는 스완지 시티로 임대를 가서 전반기에 좋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그래서 드디어 주전 기회 제대로 받으면서 성장하겠구나 싶었는데…
5경기 뛰고는 부상을 당해버립니다. 그래서 겨울 이적시장까지 결장했어요. 그러다가 스완지에서 다시 뛰겠지 했습니다만 라울과 포덴세가 장기 부상 명단에 올라버리면서 울브스로 리콜됩니다.
여기까진 괜찮아요. 근데 복귀해서 많이 뛰질 못합니다. 4231 포메이션을 유지하면서 좀 쓰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냥 포덴세가 빠지니 433으로 돌리고 네투, 아다마만 기용했습니다. 나온다 해도 포덴세처럼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하지 않고 잘 맞지 않는 윙어 자리나 주니 좋은 활약을 펼칠 수가 없었어요.
깁스 화이트를 무조건 중앙에 배치해야 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측면에 두면 못하고, 중앙에 두면 잘하니까요. 윙에서는 드리블 치고 나가는 돌파도 잘 못하고 측면에 붙어서 롱볼을 받을 때 터치도 좀 불안한 면을 노출하는데, 중앙에서는 볼을 쥘 때 빠르게 템포를 살리면서 박스까지 전진하는 플레이가 됩니다. 올 시즌 깁스 화이트의 유일한 골이었던 브라이튼 전 득점 장면에서 이 장점이 잘 드러나죠.
No. 54 오웬 오타소위 (CDM, CM, RW, CF) E
6경기 0골 1어시 xG 0.6 xA 0.1 키패스 0.95개
유스 출신입니다. 올 시즌에 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많은 경기에 나오진 못했어요. 원래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인데 누누가 이곳저곳 땜빵으로 다 기용하면서 포지션이 네 개가 됐습니다. 재밌는 건 원래 자기 포지션에서 제일 못했다는 거예요. 맨시티 전에 교체로 그 자리에 나와서 쐐기 실점의 빌미가 되는 엄청난 패스 미스를 했습니다.
오타소위의 장점은 진짜 흑인 운동선수의 전형적인 피지컬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키도 크고 빠르고 탄력적인데 유연하기까지 합니다. 이걸 기반으로 앞으로 뛰어가면서 드리블을 치는데, 드리블도 리듬이 뭔가 희한합니다. 이거 때문에 오른쪽 윙으로 나온 WBA 전 활약상이 제일 좋았어요.
다만 아직 미드필더로 기용하기엔 패스를 너무 못합니다. 마인드도 안일하고 볼이 제대로 가지도 않아요. 박스투박스나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패스를 좀 올려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