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마 까지 마라, 너는 단 한번이라도 수비를 제껴본 적 있느냐 [FA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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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마 까지 마라, 너는 단 한번이라도 수비를 제껴본 적 있느냐 [FA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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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마 트라오레의 이적설이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전 스승 누누가 있는 토트넘 핫스퍼쪽에서 주로 소식이 들려오네요. 울브스 쪽에서는 아직 공신력 대장들이 뭐라 하진 않았는데, 일단 아다마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다뤄볼까 합니다.

 

지난 글들 중에서도 아다마를 메인으로 다룬 적이 꽤 있기 때문에 참고하기 바랍니다.

짧게라도 아다마를 다룬 것들도 뽑아오긴 했는데, 그렇게까지 중요한 건 아니니 귀찮으면 넘겨도 좋습니다.

아다마는 재계약 안 해줘서 클럽이 선발로 못 뛰게 하는 거라는 얘기도 있었는데, 역시 잘하는 플레이를 유감없이 보여줬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다마는 터치라인 드리블 원툴이 아니고 치고 들어오면서 슈팅하는 옵션도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가장 잘하는 건 측면 드리블이었네요. 꼭 선발로 기용해야 하는 선수예요. 상대 공격진이 받는 부담의 차원이 다릅니다. 아다마가 드리블 치면 그 뒤에 둘 씩 붙여두는 수비도 나오죠. 아다마의 존재가 또 좋은 이유는 크로스를 올리면 상대 수비라인이 무너지면서 볼을 걷어낼 수밖에 없고, 울브스가 세컨볼을 잘 따낸다는 겁니다..... [울브스] 아스날전 리뷰: 4백이란 이런 거구나
특히 아다마는 좀 더 효율적인 선수가 되려면 동료 활용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겁니다. 지난 시즌엔 그럴 필요가 없었죠. 다들 ‘얜 대체 뭐냐’하면서 못 막았으니. 하지만 이젠 19개 팀이 모두 아다마의 드리블 패턴을 알고 있고, 벤 데이비스도 아다마를 막는 때가 왔습니다. 상대가 두 명이 있어도 무리하게 드리블을 쳐보는 스타일 자체가 효율을 떨어트리는데 바로 근방에 있는 동료도 활용하지 못한다면 울브스도 아다마한테 볼을 많이 쥐어줄 수는 없을 거예요.... 울브스 레스터 전 리뷰: 이길 수 없다면, 지지 않는 팀이 되자 [FASTory]
문제는 아다마입니다. 돌파를 하지 않으면 아다마는 딱히 장점이 없어요. 그런데 좌측에 선 아다마는 직선적으로 돌파를 한 뒤 곧바로 크로스를 올릴 수가 없습니다. 한번 멈춰선 뒤 다시 오른발 각도를 잡고 킥을 차야 하니까요. 특히 웨스트햄 전 후반엔 상대가 완전히 내려앉아 울브스가 측면에서 계속 크로스만 올리는데 아다마를 계속 왼쪽에 두는 건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그 경기에서 아다마가 왼발 크로스로 덴동커의 헤더 골을 돕긴 했습니다만 그건 매우 드문 장면이고요. 과연 아다마를 어느 위치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도 잘 생각해봐야 할 겁니다... 울브스, 남은 시즌과 앞으로의 이야기 [FASTory]

 

여러 기자들이 아다마와 토트넘의 이적설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4500만 파운드 정도의 이적료가 책정되었다고 하는 모양이더라고요. 그런데 '이 돈 주고는 비싸지 않냐', '지난 시즌 잘 하지도 못한 플루크 한 시즌 선수다' 등의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매번 누누를 보면서 '좋게 포장되기 참 좋은 감독'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에 반해 지난 시즌의 아다마는 참 나쁘게 보여지기 딱 좋은 활약을 했다고 봅니다. 리그에서 풀타임 기준 30경기 정도를 소화해 2골 2어시스트. '초라하기 그지없다. 네투, 포덴세 같은 좋은 공격진들과 함께 뛰면서도 이 정도 스탯밖에 뽑아내지 못했다니... 2019-20 시즌은 플루크였던 게 틀림 없다.' 누가 봐도 이렇게 생각할 만한 기록이에요.

 

그런데 표 우측의 기대 수치들을 보십시오. 기대 골 수치 xG가 2.2이고, 기대 어시스트 수치 xA가 5.4예요. xG가 높으면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다는 것이지만, 아다마는 시즌 전체를 통틀어 고작 2.2골을 넣을 기회밖에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두 골을 넣었습니다. 기대치에 가까운 골을 득점한 거예요.

 

더욱 중요한 것은 xA입니다. 그가 팀원들에게 만들어준 슈팅 찬스들을 보면, 아다마는 5.4개의 어시스트를 올렸어야 해요. 하지만 그는 2도움밖에 올리지 못했죠. 2019-20 시즌 엄청난 파트너십을 형성했던 걸출한 스트라이커 라울 히메네스가 머리 부상으로 이탈하고 결정력은 최악 수준이었던 어린 공격수 파비우 실바, 결정력도 최악이었던 임대 영입생 윌리안 주제가 그의 기회를 받아먹은 탓도 있을 텝니다.

 

지난 시즌 내내 해왔던 말이지만, 라울의 부상이 끼친 악영향은 결코 이 수준에 그치지 않아요. 라울은 내려와서 볼을 전개해주고 팀원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줍니다. 상대 수비의 시선을 끌면서 동료들의 활약도 돕는 것이다. 2019-20 시즌 아다마의 네 골 중 두 골이 라울의 어시스트를 받은 것이기도 했죠. 이런 동료가 빠졌으니 아다마의 기록 역시 타격을 받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물론 이 선수가 시즌 초반 등의 시기에 부진했던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안 풀릴 때의 아다마는 돌파도 제대로 안 되면서 볼을 끌고 가까운 위치에 있는 동료도 활용하지 못하는 답답한 드리블러의 전형이었죠.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아다마의 잘못만은 아닙니다.

 

속도가 좀 붙은 아다마는 그 누구도 막기 힘든 엄청난 선수입니다. 그렇다면 그에게 좀 속도를 붙이고 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줘야 했을 거예요. 하지만 누누는 그런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아다마를 터치라인에 붙여 놓고 볼을 차준 뒤 좁은 공간에서 돌파해보라는 것이 끝이었죠. 그 전 시즌에 라이징 스타로 떠오르면서 모든 팀이 그의 드리블을 분석하고, 이제는 볼을 받으면 두 세 명의 수비가 붙어버리는데, 가능이나 하겠습니까?

 

오히려 아다마는 속도를 붙일 공간이 조금만 있다면 중원에서 4~5명도 제치는 드리블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시즌 라즈의 주요 과제 중 하나가 바로 아다마의 드리블 위치를 잘 잡아주는 것이 될 겁니다.

 

그리고 기록을 들먹이며 아다마의 활약을 폄하하는 이들이 절대로 말해주지 않는 경기 장면을 가져왔습다.

 

FA 컵 3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 전 득점입니다. 그래도 컵대회에서 득점이니 그렇다 치죠.

 

리즈 전 멜리에의 자책골을 만들어낸 장면이다. 이 정도면 한 마디 정도는 언급해줄 만 하지 않나요?

 

거의 혼자서 축구했던 브라이튼 전 만들어낸 PK입니다.

 

이번에는 잃어버린 어시스트들을 봅시다.

 

잘내주긴 했지만 포덴세도 돌아서면서 슈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군요. 어쨌든 아다마는 박스 안의 동료에게 좋은 패스를 내줬습니다.

 

누가 봐도 어시스트 감이었죠? 하지만 크로스를 받는 선수가 덴동커였기에 어시스트를 강탈당했습니다. 튀어나온 볼을 네투가 처리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네요.

 

이건 뭐죠?

 

마지막으로 드리블 성공횟수를 결산할 때 말고는 주목도 못 받는 아다마 최대의 장점들을 가져왔습니다.

 

공간이 좀 나 있으니 확실하게 치고 나가는 모습.

 

리듬을 좀 타면 중원에서도 충분히 수비수들 여럿 제쳐가면서 전진할 능력이 있는 선수입니다. 이 리듬을 가질 환경을 마련해줘야겠죠.

 

시즌 중반기 이후로는 왼쪽이나 아예 중앙에서 드리블을 치면서 동료들에게 전달해주는 장면들도 꽤 많았습니다. 지긴 했지만 경기력은 거의 가장 좋았다고 생각하는 아스톤 빌라 전이네요.

 

위의 두 장면은 모두 같은 경기에서 나온 것인데, 보시다시피 아다마는 등을 집어넣거나 몸으로 밀어붙이면서 볼을 지켜내고 드리블을 치고 나가는 플레이도 좋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에 많이 봤으면 하는 아다마의 드리블 형태입니다. 중원에서 달리는 플레이가 좋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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