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가 소개해드리고 싶은 사람은 바로 이 분입니다. 톰 워빌 Tom Worville이란 분인데, 디 애슬레틱에서 1년이 좀 넘는 시간 동안 데이터 분석을 하면서 칼럼을 썼습니다. 최근까지 많은 기자들과 협업하면서 수많은 글들을 뽑아냈는데, RB 라이프치히의 데이터 과학자로 스카웃되면서 애슬레틱을 떠나게 됐습니다.
떠나는 기념으로 애슬레틱의 The Athletic Football Tactics Podcast에서 워빌 헌정 방송 같은 마지막 팟캐스트를 하면서 데이터 저널리즘과 자신이 어떻게 스포츠 데이터 분석계에서 일해왔고 구단에 들어간 데이터 분석가들은 어떤 일을 하는지 이야기를 했는데, 내용이 상당히 괜찮아서 번역해볼까 합니다.
※이 워빌이 나왔던 The Athletic Football Tactics Podcast는 알리 맥스웰이라는 사람이 진행자 롤을 맡고 마이클 콕스가 주로 축구에 대한 분석과 통찰력을 푸는 팟캐스트입니다. 예전 콕스의 조널 마킹에서부터 이어져서 애슬레틱에서도 한동안 조널 마킹이라는 제목을 사용했는데, 얼마 전부터 Football Tactics Podcast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원래는 콕스와 맥스웰 2인 고정에 리암 투메이나 잭 랭 같은 게스트를 하나씩 추가해서 진행을 했는데, 워빌 입사 이후에는 3인 고정 체제로 진행이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애슬레틱 팟캐스트 중 가장 선호하는 방송이에요. 워빌이 나간 이후로는 몇 달 전에 새로 들어온 데이터 분석가 마크 캐리가 참여한다고 합니다.
어쨌든 톰 워빌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좀 알아보도록 합시다.
간단하게 경력에 대해 알아보자면, 리즈 자연과학대학에서 경제학 전공을 하면서 여러 인턴에서 구르다가 액센츄어라는 경영 컨설팅 회사에서 1년 1개월 동안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기도 합니다. 이후 제레미 스틸과 함께 Analytics FC라는 스포츠 분석 기업을 공동 설립하고 애널리스트로 있다가 스탯 퍼폼으로 갑니다. 참고로 Analytics FC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축구 분석 자료를 제공하는 곳인데, WBA, 레스터시티, 리즈, 웨스트햄, 레인저스, 볼프스부르크 등 유명 구단들과도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규모가 꽤 있는 기업 같아 보이네요. 현재는 워빌이 나가면서 제레미 스틸이 CEO를 하고 있습니다.
https://worvilleanalysis.wordpress.com/
이 시기에 worvilleanalysis라는 사이트를 만들고 활동하기도 했었네요. 2015년 11월 이후로는 올라온 글이 없습니다. 이후 2016년 1월에 Analytics FC를 떴죠.
스탯 퍼폼으로 가서도 비슷한 일을 합니다. 이 때 xG 모델을 정립하고 연구하는 등의 프로젝트를 했을 거예요. 본인이 옵타에서 일했었다고 할 수도 있는데, 그건 퍼폼 그룹이 옵타를 인수했기 때문에 사실상 옵타와 스탯 퍼폼은 같은 그룹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2019년 1월부터는 시니어 애널리스트로 올라서는데, 이때 고위급 직책을 맡으면서 대외적으로 활동도 합니다. 그래서 구글에 '톰 워빌'을 검색해보면 나오는 기사 중 2019년 12월 한국에서 열린 서울 스포츠 산업 글로벌 컨퍼런스에 스탯 퍼폼 그룹이 방문해서 워빌이 프레젠테이션을 했다는 내용도 나옵니다.
그리고 2020년 2월에 디 애슬레틱에 입사합니다. 애슬레틱이 처음으로 영입한 축구 데이터 전문 분석가였죠.
이 글이 애슬레틱에서 쓴 첫 글이었습니다. 대충 자기 소개하고 하는 내용인데, 이 글에서 워빌이 애슬레틱을 떠날 때까지 강조하는 부분들이 꽤나 많이 들어있습니다.
먼저 자신이 애슬레틱의 필진에는 없었던 'translator'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워빌이 말하는 translator은 정말 저처럼 번역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수치로 가득 차 있는 불투명한 세계에서 유의미한 것들을 뽑아내고 축구 분석에 녹여내서 모든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사람입니다. 본인을 번역가로 소개하는 이유는 자신이 지난 몇 년 간 해왔던 일이 기술적이고 과학적인 것들을 축구계의 언어로 바꿔서 설명하는 것이었다고 해요. 그걸 못하면 자기는 하등 쓸모가 없었을 거라고. 그러면서 이 작업을 잘하는 리버풀과 브렌트포드가 데이터를 통해서 성과를 거뒀다는 사실 역시 언급합니다.
워빌은 디 애슬레틱에서 자신의 데이터 시각화 능력을 보고 새로이 합류하게 되었다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글들을 많이 써내려갈 것이라는 포부도 밝힙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즉 'Data-Driven'이라는 말은 워빌이 일반 팟캐스트나 글에서도 자주 했던 말입니다. 자신이 데이터 분석가가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기를 보는 분석가인 이유는, 데이터만 보고서 축구를 판단하는 건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도 하죠.
옵타에서 워빌은 메트릭과 분석 모델을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중계 방송에서 기대 골 수치, 즉 xG와 실시간 승리 확률을 보여주는 프로젝트의 일원이기도 했다네요.
톰 워빌이 쓴 글 중 제가 번역한 기사들을 보고 싶으시면 이 링크를 통해서 보시면 됩니다. 그냥 제 블로그에서 Tom Worville이라 검색한 거예요.
좋았던 글들 몇 개만 뽑아서 약간 설명을 해드리자면, 일단 리버풀의 엄청난 수비에 숨겨진 기록 [디 애슬레틱] 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톰 워빌이 애슬레틱에서 단독으로 쓴 두번째 분석글인데, 저는 이 글에서 xGOT를 처음 접했습니다. 제가 라즈볼에 대한 단상과 황희찬 [FASTory] 이 글에서도 xGOT를 언급했는데, 개인적으로 xG에 이어 xGOT도 몇년만 있으면 메인스트림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xGOT에 대한 설명이 그대로 저 글에 들어 있으니 궁금하시면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저 글에서 산점도가 계속해서 나오는데, 워빌이 합류한 이후 이 사람이 기사에 참여하면 글에 자료로 첨부되는 산점도의 퀄리티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이걸 본인이 직접 만드는진 잘 모르겠는데, 데이터 시각화 전문가라고 본인도 얘길 했으니 어느 정도는 관여를 했겠죠. 트위터에 라이프치히로 간다는 트윗 올렸을 때 현지 구독자들도 scattergram 좋았다고 칭찬을 하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면 맨시티는 어떻게 펩을 대체할 것인가? 1부 [디 애슬레틱] 이 글도 기억에 남는 게, 워빌이 참여해서 뭔가 경기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한 건 아니었지만 감독들을 여러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여러 감독 소개하는 게 재밌었네요. 저때까지 했던 번역 중 가장 긴 글이었던 것 같기도. 개인적으로 읽다가 나온 표에서 누누가 되게 좋은 감독으로 평가되어 있어서 화가 났었습니다.
그 외에도 구단 데이터 분석가 이야기: 축구계의 조용한 데이터 혁명 [디 애슬레틱] 이 글은 워빌의 생각 같은 걸 많이 엿볼 수 있어서 좋았고, 맨체스터 시티의 압박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에서는 제가 xGOT보다도 어쩌면 더 빨리 대중화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PPDA를 다뤄줘서 좋았습니다.
번역하려고 묵혀둔 글 중에서 데이터 분석 용어들을 정리해준 글도 있었는데, 이건 나중에 모르는 단어 나오면 좀 참고해볼 가치가 있을 것 같네요.
어쨌든 오늘은 톰 워빌의 개략적인 커리어, 그리고 그가 애슬레틱에서 썼던 글들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애슬레틱에서 방송한 마지막 팟캐스트를 번역해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