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콕스 QnA 1: 최근 전술 트렌드에 관해서 (풀백, 넘버텐, 루카쿠, 게겐프레싱, 맥토미니 등) [디 애슬레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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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콕스 QnA 1: 최근 전술 트렌드에 관해서 (풀백, 넘버텐, 루카쿠, 게겐프레싱, 맥토미니 등) [디 애슬레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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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콕스가 디 애슬레틱 구독자들과 함께 최근 전술에 관한 라이브 QnA를 진행했습니다. 콕스답게 내용이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도 있어서 오랜만에 번역 좀 해봤습니다.

Q. 여어 기사 잘 보고 있음. 요즘 볼을 점유하는 상황에서 인버티드 풀백을 활용하는 감독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

일단 기사 칭찬 고마워. 음, 난 인버티드 풀백이 되게 매력적인 전술이라고 생각해. 과르디올라가 한 7년 전 쯤에 처음으로 이 전략을 쓰는 걸 봤는데, 그때 바로 이거다! 하고 확신이 들진 않았어. 많은 감독들이 인버티드 풀백을 쓰는 것도 그냥 카피캣이 아닌가 생각했고. 하지만 올 시즌 과르디올라가 칸셀루를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로 기용하는 건 정말 대단한 것 같아. 칸셀루가 어느 쪽에 나오든, 그는 인버티드 풀백으로 뛰면서 미드필더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할 수 있도록 해주지.

사진: 프리미어리그

투헬의 윙백 활용 역시 정말 멋있어. 그는 윙백들을 좁혀서 중앙에 수적 우위를 형성하고 골 스코어러로 만들었지. 근데 난 이런 롤을 소화하기 위해선 풀백 자리에 서는 선수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기량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보긴 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자에 들어선 유럽 탑 클럽에서 풀백이나 윙백이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경우가 꽤 많은 것 같아. 아마 축구 사상 처음 있는 일일 거야.

Q. 안녕 마이클. 궁금한 게 있어. 에버튼 같이 거의 영원히 1부리그에 머무르고 있는 클럽들 중 몇몇은 어떻게 모예스와 같은 한 감독의 시기를 제외하고는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거야? 그들의 주요한 특징은 세트피스가 훌륭하고, 역습을 잘하고, 굉장히 단단한 수비를 자랑한다는 거잖아. 리그에서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다면 브라이튼처럼 멋들어진 경기력을 만들어내는 건 정말 좋아보이지만, 이런 팀들은 비슷한 류의 축구를 하는 체급이 큰 팀들과 경쟁하게 되고. 빅클럽들의 견고한 순위를 뒤집으려면 주위 팀들과 다른 방식의 축구를 해야 하지 않나 싶어.

사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좋은 질문이야. 난 이게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초미의 과제들 중 하나라고 생각해. 에버튼 (다른 리그를 보면 피오렌티나, 아틀레틱 빌바오 같은 팀을 예로 들 수 있겠지) 같은 클럽들의 역할은 무엇이냐 하는 거지. 전술적인 관점에서 보면 나는 빅클럽들의 접근법을 그대로 따라가는 게 꼭 최선은 아니라는 데 어느 정도 동의해. 그레이엄 포터 같은 감독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씩 포터나 과거의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브랜든 로저스 같은 사람들은 감독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고 미래에 좋은 자리를 얻을 수 있을 만한 스타일의 축구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그들이 잘못했다는 건 아니고. 하지만 상위권의 견고한 벽을 깨고 올라간 건 2015-16 시즌의 레스터, 그 다음 시즌의 번리와 이후의
울브스였어. 모두 꽤나 수비적인 팀들이었지. 내가 보기엔 모예스의 웨스트햄도 마찬가지야(물론 여긴 90분 동안 경기를 보면 생각보다 더 좋은 팀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근데 난 네 생각에 거의 동의해. 션 다이치가 중상위권 클럽을 지휘하는 걸 보고 싶기도 하네. 그의 수비적인 축구가 몇몇 뛰어난 선수들과 함께 조합된다면 어떤 경기가 나올지 궁금해. 코르네도 잘 쓰고 있잖아.

Q. 안녕. 마이클, 넌 우리가 프리미어리그에서 클래식 넘버 텐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

사진: 프리미어리그

오. 좋은 질문이야. '정통 10번 롤이 사라져가고 있다'라는 의견은 2000년대 중반, 어쩌면 그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어. 시간이 흐를수록 트렌드는 바뀌지만 저런 이야기는 항상 나왔던 거 같아. 나는 10번에서 뛰는 선수들이 약간 다른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생각해. 수비 가담을 늘리고 압박에 좀 더 초점을 맞춘 채로 말이야.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클래식한 10번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난 잘 모르겠어. 그는 베르캄프나 칸토나가 아니야. 하지만 페르난데스의 골과 어시스트 기록을 보면 좀 더 모던한 버전의 10번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싶어. 그러나 우리는 그가 전술 내에서 프리 롤 비슷한 역할을 부여받는 경우는 매우 드문 선수라는 데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어. 심지어 올 시즌에는 호날두가 영입됐기 때문에 궂은 일을 더 많이 해야 했고, 영향력도 크게 줄어들었어. 사람마다 '정통 10번'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게 다르기 때문에 각자 다르게 받아들이겠지만, 433이나 343이 4231이나 (4411로도 바뀔 수 있는)442보다 더 많이 쓰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걸 수도 있다고 봐.

역주: 10번의 종말? 평소와 똑같을 뿐이다 [디 애슬레틱] 라는, 10번의 사장에 관한 과거 콕스의 글을 보면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저 글의 주요 골자는 '10번은 사라지고 있지만, 10번의 툴을 지닌 선수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많다'는 것.

Q. 안녕 마이클. 네 분석은 언제나 기대가 된다. 지난해 첼시는 최다득점자가 4-5명 정도로 고르게 나타났잖아. 넌 그런 경향이 올 시즌까지 이어질 거라고 생각해? 아니면 이제부터 루카쿠가 득점포를 터트리면서 탑 스코어러로서의 입지를 굳히려나?

사진: 프리미어리그

고마워! 내가 내일 쯤 관련된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난 루카쿠가 많은 득점을 터트릴 거라고 봐. 하지만 다득점자가 많은 첼시의 스타일은 유지될 것 같아. 지금 리그 득점 순위를 보면 10위 내에 첼시, 아스날, 맨유, 맨시티, 토트넘 소속 선수가 없어. 왓포드 소속은 세 명이나 있고. 선수단의 모든 선수들이 골을 나눠서 넣는 건 그 어느 때보다도 높게 평가받는 것 같아. 리버풀은 예외로 두자. 근데 난 루카쿠가 몸상태만 유지한다면 리그에서 15골은 넣을 거라고 생각해. 그가 가장 파괴적인 모습을 보이는 우측 중앙에서 뛰는 걸 보고 싶네.

Q. 랄프 랑닉의 새로운 맨유에서 스콧 맥토미니의 가장 이상적인 포지션은 어디라고 생각해? 그리고 맥토미니가 어떻게 랑닉의 전술에 녹아들 수 있을까?

사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솔직히 말하면 바로 꼽기가 좀 힘드네. 난 맥토미니가 맨유라는 클럽의 주전으로 뛸 만큼 뛰어난 선수인지 잘 모르겠어. 하지만 그는 일요일 경기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상대팀의 특정 선수를 상대로 '제 할 일을 하는' 롤은 완벽히 수행하는 선수야. 퍼거슨 경이 이런 류의 선수들을 정말 잘 활용했지. 오셔, 플레처, 박지성, 필 네빌의 주 포지션이 과연 뭐였을까? 난 잘 모르겠어. 하지만 몇몇 경기들에서 그들은 정말 핵심적인 선수로 활약했지. 맥토미니 역시 그런 선수가 되지 않을까 싶어.

Q. 마이클! 조널 마킹 때부터 축구 보는 식견을 넓히는 데 정말 큰 도움을 받았어. 내 질문은, 탑 클럽들이 전술적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우린 앞으로 백만년 동안 게겐프레싱만 봐야 할 운명인 걸까?

고마워. '게겐프레싱만 볼 운명'이라는 표현은 정말 재밌네. 난 축구계의 전술적인 진보에는 공통된 두 가지 테마가 있다고 생각해. a) 포지션은 계속해서 보편화되고 있고 b) 경기의 스피드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거야. 앞으로 큰 틀에서의 변화를 예측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내 생각에 팀들이 더욱더 콤팩트해지고 비슷한 선수들이 많아지고 압박을 더 강하게 들어가는 방향으로 바뀔 것 같아. 교체 명단의 수가 늘어나는 것과 같이 사소한 변화들도 이런 흐름에 도움을 줄 수도 있어. 그래서, 우린 아마도 게겐프레싱만 봐야 할지도 몰라...

Q. 현대 축구에서 선수들은 포메이션 내에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게 아니라 아예 감독의 전술에 녹아들어서 특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식으로 가고 있잖아. 시티의 칸셀루가 완벽한 예시가 되겠네. 이런 전략을 사용하기 위해서 팀들이 어떻게 진화해가고 있고 또 어떻게 상대를 막는지 궁금해.

사진: 90min

정말 좋은 질문이고 약간 장문의 답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네. 칸셀루 얘기부터 잠깐 하자면, 전통적인 포메이션에서는 그의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히 짚을 수가 없다고 생각해. 우리가 평소에 말하는 포메이션은 수비를 하는 상황(역주-콕스는 여기서 phase라는 표현을 씁니다. 국내에서도 페이즈라고 쓰시는 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요)에 나타나는데, 시티를 비롯한 수많은 탑 클럽들이 볼을 소유하지 않는 상황에는 4231이나 433을 쓰다가도 볼을 소유할 때에는 235나 325의 형태로 공격을 개시하는 건 너무나도 분명하잖아. 따라서 선수들은 경기 내에서도 상황에 따라 두 가지의 아주 다른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거지. 혹은 후방에서 플레이할 때, 중원에서 볼을 전진시킬 때, 전방에서 찬스를 만드는 때의 세 가지로 세분화할 수도 있고. 일요일 첼시와 맨유의 경기를 보면 이런 상대팀에게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잘 나와 있어. 알론소는 윙백 겸 타깃맨의 역할을 수행했고, 맥토미니도 따라서 미드필더 겸 센터백으로 뛰었지. 난 윙백이 위험 지역으로 쇄도하는 걸 막기 위해 한 선수의 역할을 지정해놓는 건 처음 봤어. 다른 경기들을 봐도, 아주 특별한 유형의 선수를 막으려고 아주 특별한 롤을 부여받는 선수들이 굉장히 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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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Michael Cox 2021.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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