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브스, 남은 시즌과 앞으로의 이야기 [FA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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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브스, 남은 시즌과 앞으로의 이야기 [FA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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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쓰지만 이전과 달라진 건 별로 없습니다. 라울이 없는 공격은 쉽지 않고, 3백을 쓰면 여전히 재미가 없습니다. 4백에선 수비가 뚫리고, 측면 자원들에게 지공을 의존하는 축구는 계속되고 있네요.

그래도, 울브스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그리고 어떤 전망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포메이션

축구적으로 보면 사실상 가장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누누는 지금 계속해서 저울질을 하고 있습니다. 4231을 쓸지, 343을 쓸지. 위 글과 겹치지 않는 이야기만 최대한 해보면, 일단 두 포메이션은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이 매우 많아요.

 

울브스의 포메이션 변화와 결과들.

 

343은 굉장히 낮게 내려앉아서 점유율도 대체로 상대한테 내주고 역습을 주로 노리죠. 압박 강도도 상당히 약하고 코디는 3백 중앙 스위퍼로 나와 4백에 비해 롱패스를 더 많이 시도합니다. 윙백들은 높게 올라가고 파비우 실바, 페드로 네투, 다니엘 포덴세, 아다마 트라오레 중 셋 밖에 쓰지 못합니다. 시즌 초반엔 핏을 완전히 끌어올리지 못한 아다마가 밀렸었고 인터내셔널 브레이크 전까지는 포덴세가 부상으로 빠져 있었죠. 공격 시엔 중원 공간이 비어 있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수비는 뭐 맨날 하던 3백이니 4백에 비해선 확실히 선수들이 편하게 하고요.

 

4231을 기용하면 핵심은 공격형 미드필더라고 할 수 있어요. 컵대회 아닌 이상 그 자리에 모건 깁스-화이트나 비티냐 같은 선수들을 기용하리라고 기대하긴 힘듭니다. 거의 100% 포덴세가 그 자리에 나오죠. 그러니까 공격 시에 중원이 비는 문제는 좀 덜해요. 공격 숫자가 넷이니 윌리안 주제가 나오든 실바가 나오든 343보다는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기도 하죠. 다만 4231의 문제는 역시 수비죠. 일단 울브스는 전체적으로 수비하는 마인드 자체가 3백에 맞춰져 있다 보니 4백에선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게 가장 잘 드러난 건 2  이었고요. 3백 때보다 수비는 적은데 똑같은 자세로 나오면 당연히 쉽게 뚫릴 수밖에 없죠. 그리고 4백 체제에서는 역습을 절대로 맞으면 안됩니다. 3백 때는 역습이랄 게 별로 없었어요. 애초에 라인 자체가 지하에 형성돼 있는데 역습을 많이 당하는 게 더 이상하겠죠. 근데 3백에 비해 선수들이 높은 위치에 머무르고 수비 숫자도 적으니 역습에 굉장히 취약해요. 센터백들이 대인 수비 따위는 개나 줘버린 코디와 사이스라면 더욱 그렇고요. 이건 지난 웨스트햄 전에서 굉장히 잘 나왔죠? 수비가 5명이 린가드랑 같이 뛰는데 아무도 못 잡고 바로 옆에서 뛰는 보웬한테도 공간 열리는 거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다른 실점들도 다 비슷했어요. 싹 다 역습 못 막고 그러고 있는 거죠.

 

 

 

지금 당장 어떤 포메이션을 써야 하냐고 물으면 바로 답하기 쉽지 않아요. 장단이 너무 명확하고 스타일 자체도 정말 상반되기 때문입니다. 일단 누누는 장기적으로 4231을 끌고 가길 원하는 거 같아요. 그럼 과제는 분명합니다. 수비를 강화하는 것. 이거만 되면 4백엔 거의 문제가 없어요. 경기당 1실점 이하로만 끌어내릴 수 있어도 승점은 꽤나 따낼 수 있을 겁니다. 아다마 포덴세 네투 2선 라인은 모르긴 몰라도 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한 손에 들 만한 공격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누누도 이걸 아는지 4백에서의 밸런스를 잡아야 한다는 말을 꾸준히 해왔죠.

 

이적시장

한 현지팬이 제작한 다음 시즌 울브스의 예상 포메이션과 라인업.

 

수비 강화를 위해선 일단 최우선적으로 센터백을 사와야 합니다. 이게 안되면 정말 힘들어요 4백은. 현재의 코디 사이스 듀오는 절대로 나와선 안 될 4백 라인에 가까워요. 코디는 3백에서 정말 많은 배려를 받으면서 축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4백에서는 절대로 그만큼 맞춰줄 수가 없어요. 코디의 거의 유일하다 싶은 장점이 롱패스인데, 4백에선 깊은 위치에서 압박 없이 볼을 잡고 올라간 윙백을 보고 패스 날리고 그런 게 안된다는 거죠. 4백에 코디는 정말 아니에요. 팀에 충성심 높은 최고의 주장 (솔직히 제가 봐도 주장으로서의 코디는 완벽에 가깝습니다. 목소리도 크고 멘탈이나 사생활도 되게 좋아서 펩도 스캔들이 있었던 포덴을 대표팀에서 코디 옆에 붙여 놨죠) 이라고 항상 코디를 지지하던 현지팬들도 4백의 코디는 아니니 차라리 킬먼을 쓰라는 여론이 꽤 있더군요. 코디나 사이스나 수비는 비슷하게 못하는데, 만약 둘 중 하나만 써야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이스를 고를 겁니다. 사이스는 34백에 구애를 덜 받고 전진성을 보여주면서 세트피스에서 득점력을 제공할 수 있거든요. 왼발 센터백이라는 장점도 있고요. 다만 지금 코로나에 걸린 볼리가 돌아온다 해도 볼리-코디나 볼리-사이스가 수준급의 수비 라인을 구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볼리는 분명 좋은 수비수지만 지난 시즌의 벽에 가까운 포스는 사라졌고, 나이도 차서 슬슬 새 선수를 영입해야 합니다. 역시나 올 여름 울브스의 목표는 탑급 센터백 영입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이건 지난해에도 똑같이 들었던 소리라 딱히 감흥은 없네요. 레버쿠젠과 맨시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에드몽 탑소바, 후벵 디아스를 놓친 울브스라면 다시 한번 좋은 수비를 흘려보내는 건 일도 아닐 겁니다.

 

로망 사이스는 올 시즌 센터백의 빈자리를 메워주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울브스는 윌리 볼리, 주장 코너 코디와 함께 후방을 책임져 줄 탑급 센터백을 영입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다.
https://fastory.tistory.com/221 [FASTory]

 

센터백을 제외하면 그 다음으로 노려야 할 포지션들은 왼쪽 풀백 혹은 중앙 미드필더일 겁니다. 일단 좌측 풀백부터 살펴보죠. 조니 다시 을 당해 시즌 아웃을 당했습니다. 이대로면 다음 시즌 개막전 복귀도 힘들 거라고 하네요. 마르살은 걸어다니는 병원에 가깝습니다. 뭐하나 하고 찾아보면 언제나 부상이네요. 뭐 물론 팀이 마르살한테 거는 기대는 그냥 조니의 이탈을 잠깐 메꿔 줄 베테랑 정도였을 거라 막 까기도 좀 그러네요. 이적료도 고작 200만 파운드였고 혼자 축구하던 경기도 몇 경기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지금 울브스에 남아 있는 제대로 된 왼쪽 풀백은 누리 뿐입니다. 팀 스피어스가 누리를 앙제에서 완전 영입할 거 같다고 하긴 했는데, 이게 실제로 이뤄질진 잘 모르겠어요. 완전 영입 조항이 2000만 파운드인데 이걸 실행시킬 수도 있고, 다른 풀백을 찾아올 수도 있겠죠. 파말리캉에 임대 간 후벵 비나그리가 지금 리그 베스트 급 활약을 하고 있다는데 누누는 얠 잘 못 써서 다시 데려올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누리는 드리블도 되고 패스 내주는 것도 나쁘지 않아서 요즘 울브스가 빌드업 나갈 때 왼쪽부터 주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요. 근데 문제는 수비죠. 아직 어리고 하니 수비 면에서 발전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고 공격적으로 좋은 모습도 많이 보여줘서 괜찮은 유망주인 건 확실하나, 다음 시즌부터 완전히 주전으로 쓸 만한 풀백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잘 모르겠네요.

 

중앙 미드필더는 올 시즌 에이징 커브의 벽에 부딪혔던 무티뉴가 여름 이적시장에 팀을 떠날 거라고 합니다. 따라서 지금 취약한 포지션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주전급 미드필더 영입은 무조건 필요합니다. 제가 보기엔 비티냐를 주전으로 기용하는 것도 좋을 거 같은데 누누 스타일 상 완전 영입도 안 할 거 같고요. 덴동커는 스쿼드 자원으로 좋은 선수지 절대 주전감이 아닙니다. 느리지만 신장도 좋고 많이 뛰는데, 문제는 센터백이랑 수비형, 박스--박스 미드필더 하는 선수가 수비를 못해요. 특히 자기 페널티 박스로 가까워질수록 수비적인 판단이나 능력이 더욱 안 좋아집니다. 네베스는 최근 들어서 많이 안 좋아졌는데 이건 좀 뒤에서 자세하게 할게요. 어쨌든 네베스와 함께 수비라인을 보호할 든든한 미드필더가 필요한 건 확실합니다.

 

아 그리고 던컨 캐슬이 푸싱 그룹이 울브스에 대한 지원을 줄일 거고 네베스, 네투, 아다마 같은 선수들도 거액의 이적료를 제의 받으면 팔 수 있다라는 보도를 냈던데, 캐슬은 무리뉴와의 연줄을 통해 내는 기사가 아니면 공신력이 그렇게 좋은 기자는 아니니 일단 조 에드워즈, 스피어스, 팀 내쉬, 존 퍼시 이런 기자들의 말을 기다려봐야 할 듯 하네요. 푸싱은 중국 갑부 모기업 치고는 주전 선수들은 거의 팔지 않는 정책을 고수해 왔고 이를 통해 클럽이 찬찬히 성장할 수 있었는데 만약 기조가 바뀌면 팀에 타격이 꽤 클 것 같긴 해요.

 

스트라이커

스가 가 나긴 했는데 7경기 밖에 안 남은 지금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 보긴 힘듭니다. 큰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를 바로 풀타임 기용할 수도 없고요. 따라서 파비우 실바와 윌리안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둘이 스타일이 전혀 달라요. 주제는 아래쪽으로 내려와 연계 플레이를 돕고 반대로 돌려주는 패스를 시도할 때 빛나는 반면, 실바는 전방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박스 안에서 볼이 떨어지는 위치를 잘 예측하죠.

 

전 개인적으로 무조건 실바를 기용하고 주제는 절대 완전 영입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실바가 더 잘해요. 동료들과의 연계도 많이 좋아져서 이번 풀럼 전에 좋은 더미런 후 패스로 아다마의 골을 돕기도 했고, 골 냄새를 맡는 능력도 훨씬 좋습니다. 주제에게 어떤 오프더볼을 기대하긴 힘들죠. 둘 다 느리긴 한데 압박도 실바가 더 잘해주고요. 2선 자원들이 굳이 따지자면 골을 넣는 유형보다는 동료를 돕는 유형에 가깝기에 실바처럼 골을 넣어줄 수 있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라울처럼 연계도 잘하면서 골도 잘 넣으면 그건 최고의 선수겠죠.

 

네베스, 그리고 비티냐

요즘 네베스의 폼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전진성도 거의 죽어버렸고, 전환 패스도 별로예요. 무티뉴에 비해 조율 능력은 원래 떨어지니 그건 그렇다 쳐도, 전체적으로 패스 능력이 죽어버렸습니다.

 

이 장면이 대표적으로 생각나네요. 여기서 네베스는 반대 세메두나 네투에게 패스를 주지 않고 그냥 무티뉴에게 볼을 건네줬어요. 정작 그 후 울브스는 오른쪽으로 볼을 전개했죠. 한번에 갈 수 있는 걸 돌아가게 되는 겁니다.

 

웨스트햄 전, 풀럼 전, 빌라 전, 맨시티 전 다 그랬어요. 수비도 리그 탑급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전반기에 비해선 좀 내려왔고요. 분명히 전환을 돌려줘야 할 때 그냥 바로 뒤로 패스를 내준다든가, 전진 패스를 줄 수 있는 상황에도 횡패스를 하거나, 가끔 나오는 전진 패스는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하는 게 많아요.

 

그래서 비티냐를 썼으면 합니다. 비티냐는 볼 운반도 어느 정도 되고 포르투갈 U21 국가대표팀에서 8번 롤 맡고 잉글랜드를 압살해서 충분히 써볼 만한 거 같 은데 누누는 교체 자원 이상으로 비티냐를 기용할 생각이 없어 보이네요. 포르투갈의 코바치치의 향기가 나는 선수인데

 

만약 비티냐를 기용한다면 덴동커를 빼고 네베스와 비티냐를 함께 기용하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네베스 대신 비티냐한테 중원에서 볼을 많이 쥐어주면서 빌드업을 주도하게 하고 네베스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거죠.

 

아다마와 네투

요즘 울브스는 아다마와 네투를 각각 왼쪽, 오른쪽에 배치하면서 역발 윙어로 쓰고 있습니다. 네투는 우측에 서도 괜찮아요. 오른발도 어느 정도 쓸 줄 아는 선수이고, 포덴세와 유기적으로 자리를 바꾸면서 중앙으로 들어와도 괜찮은 선수니까요. 웨스트햄 전 실바의 골을 어시스트할 땐 완전 중원으로 내려와 롱패스를 날리기도 했고요.

 

 

문제는 아다마입니다. 돌파를 하지 않으면 아다마는 딱히 장점이 없어요. 그런데 좌측에 선 아다마는 직선적으로 돌파를 한 뒤 곧바로 크로스를 올릴 수가 없습니다. 한번 멈춰선 뒤 다시 오른발 각도를 잡고 킥을 차야 하니까요. 특히 웨스트햄 전 후반엔 상대가 완전히 내려앉아 울브스가 측면에서 계속 크로스만 올리는데 아다마를 계속 왼쪽에 두는 건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그 경기에서 아다마가 왼발 크로스로 덴동커의 헤더 골을 돕긴 했습니다만 그건 매우 드문 장면이고요. 과연 아다마를 어느 위치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도 잘 생각해봐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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