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뉴스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가 올 시즌 마지막 기자회견 – 회견 중 그는 일요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과 올 여름 선수들이 2021-22 시즌을 어떻게 대비할지에 관해서 흥겹게 이야기했다 – 을 진행한지 한 시간도 안 지나서 울브스는 그의 사임을 발표했다.
누누는 1시에 그가 울브스를 떠난다는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다. 그는 감정에 북받쳤고, 선수들은 충격을 받았다 – 그러나 엄청난 반전과도 같은 소식은 아니었다. 배후에서는 이미 몇 달 전부터 감독이 바뀔 수 있다는 징조가 보였다.
울브스는 변화를 주면서 팀을 새로이 구축하면서 새 시대를 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들이 보기에 올 시즌은 축적된 피로와 부상으로 점철된, 목표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시즌이었다.
누누는 지난 9월 재계약에 사인했고 타이트한 수비 조직력을 기반으로 하는 역습 위주의 견고한 3-4-3 포메이션에서 탈피하면서 새로운 사이클을 만들어 가는 데에 열중했다.
선수들은 새로운 시즌에 돌입할 때부터 지쳐 있었다 – 2018-19 시즌 리그에서 가장 작은 규모의 스쿼드로 59경기를 치른 뒤 30일 밖에 쉬지 못한 선수들의 정신적 피로감은 ‘엄청난’ 정도였다 – 그러나 울브스의 시즌 시작은 꽤나 좋았다. 그들은 11월 아스날을 2-1로 잡은 뒤엔 리그 6위에 올랐으며 선두와의 점수차도 4점 뿐이었다.
그러나 그 경기는 라울 히메네스가 두개골 골절 부상을 당한 경기이기도 했다. 클럽 최고의 선수를 잃은 누누는 4-2-3-1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그의 전형적인 운영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울브스는 훈련에서도 4-2-3-1을 많이 사용해보지 않았으며, 이후 11경기 중 단 1경기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다. 그 중 최악의 순간은 홈에서 3-2로 라이벌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에게 패배한 때였다. 울브스에겐 방향성이 없어 보였다.
누누는 원래 경기 내내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머물면서 터치라인을 배회하지만, 엉망진창의 수비를 보곤 캡틴 코너 코디와 부주장 후벵 네베스를 교체 아웃시킨 뒤 더그아웃에 앉아 총기 없는 눈으로 정체성을 잃은 그의 팀을 바라보았다. 뭔가 잘못되고 있었다.
그는 오랫동안 포르투갈에 남아 있는 가족을 보지 못해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었고, 원래의 활기나 에너지를 잃어버렸다. 누누는 울브스가 챔피언십 중위권에서 프리미어리그 7위와 유로파리그 8강으로 올려놓는 상승세를 탈 때엔 굉장히 활발한 감독이었다. 하지만 내부자들이 보기에 올 시즌은 달랐다.
그의 모두를 아우르는 에너지와 의욕은 온데간데없었고 그것이 팀의 퍼포먼스에 그대로 반영됐다. 많은 관계자들은 누누가 시즌 중반기를 지났을 때, 특히 라울이 없는 상황에서 포메이션 변화를 그대로 끝까지 고집하는 것을 보고 그의 원칙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이상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했다.
디 애슬레틱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울브스는 웨스트 브로미치 전 패배 이후 누누 경질을 심각하게 고려했다. 궁극적으로 클럽은 그가 앞으로 순항해서 강등권 경쟁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 패배 이후 누누는 기본으로 돌아갔다. 다음 경기였던 첼시 전, 울브스는 익숙한 3-4-3을 가동했고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막아냈다. 역습을 하는 선수는 한 두 명 뿐이었다. 그런 자세는 이후 몇 주 동안 이어졌고 울브스의 경기력은 졸음을 유발했지만 결과는 어느 정도 따라왔고, 그들은 강등권에서 6경기의 여유를 갖게 됐다. 핵심 선수들이 이탈하고 소규모 선수단을 운영하는 그 상황을 생각해보면, 여전히 놀라운 성과라고 할 수 있었다. 누누가 말하는 선수단의 ‘독특한’ 유대감과 갈등 없이 이타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인드가 없었다면 상황은 더 나빠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누누의 입지는 악화되고 있었다. 팬들은 처음으로 그의 거취에 대한 진지한 의문을 제기했고 클럽은 이를 내부에서 반영했다. 누누는 좋은 성과들을 이뤄냈지만, 클럽은 그가 쓴 돈과 선수들의 뛰어난 재능을 감안하면 성적이 더 잘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클럽과 가까운 소식통은 말한다. “10월부터 약간씩 문제점들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선수들은 누누의 전술에 의구심을 품었죠. 그는 드레싱룸에서 장악력을 잃진 않았으나, 선수단은 그가 사람들이 말하는 것만큼 좋은 감독인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조직력이나 리더십의 부재도 있었죠. 케빈 텔웰 (전 풋볼 디렉터) 은 클럽 전체를 하나로 모으는 재주가 있었고, 절차를 차근히 밟아가는 데에도 뛰어났다. 하지만 이번엔 그의 도움이 뻗칠 수 없었다.
“의료진과 선수들의 폼도 한 번에 같이 떨어졌습니다. 분명 과거에는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었죠.”
푸싱은 대안을 물색하기 시작했고 누누 역시 그런 것 같았다. 누누의 에이전트이자 막역한 친구 (이면서도 울브스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 조르제 멘데스는 올 여름 누누가 울브스를 떠난다면 부임할 수 있을 만한 클럽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제프 샤이 회장은 이번주 초 울브스의 에버튼 원정 이전에 누누와 대화를 나눴고 상호 해지를 통한 이별에 합의했다. 그 과정에서 울브스가 해지안의 전체적인 틀을 잡아 놓고 누누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요일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둔 시점에서 이를 발표하는 선택은 그리 좋지 못했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 뉴스를 공유하기 시작했고 소식은 더 이상 비밀로 감춰질 수 없었다. 그의 사임에 관한 발표에서 울브스는 양측이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이는 누누의 퇴장이 상당히 원만하게 이뤄졌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울브스는 이제 망설이기보다는 움직일 것이고, 다음 시즌에는 상황이 악화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누누는 지금 이 때 클럽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결론이었다. 그는 오히려 챔피언스리그 레벨 클럽, 특히 잉글랜드 내 구단이 그에게 접근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올 여름 리빌딩 작업(넷 스펜딩 면에서 그에게 거액이 지원되진 않았을 것이다)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그의 명성에 흠이 갈 수도 있었다.
“이건 그냥 한 사이클이 끝난 겁니다.” 누누의 사임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말했다. “지난 4년은 성공적이었지만 그는 지금이 아름다운 여정에 마침표를 찍고 팀을 떠날 최고의 시간이라고 생각했죠. 모든 게 그걸로 귀결됩니다.”
그들은 덧붙였다. “그는 다른 팀에 가려고 울브스를 떠난 게 아니에요. 누누는 이제 자신의 미래에 관해 생각 중이죠. 이 결정 뒤에서 뭔가 영향을 끼친 타팀이 있는 건 아니에요.”
본지 정보에 따르면 누누는 토트넘 핫스퍼의 차기 감독 후보에 오르지 않았다고 한다.
아래의 도표는 울브스의 공격과 수비가 덩달아 안 좋아지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정말 아름다운 여정이었지만, 올 시즌은 아주 힘겨운 한 해였다.
라커룸과 가까운 소식통은 말했다. “그가 클럽을 떠난다는 걸 오늘 발표한 건 좀 놀라웠어요. 그 타이밍이요. 하지만 이 사임 자체가 별로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몇몇 선수들은 수 개월 전부터 예정되어 있었던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누누는 클럽을 떠날지 말지 고민했던 겁니다.”
“앞으로 며칠 동안은 좀 이상한 기분이 들 겁니다. 그리고 일요일은 그에게 감정이 차오르는 날이 되겠죠. 여러분도 경기가 끝날 때면 그런 걸 볼 수 있을 거예요 – 감정이 북받치는 모습을요.”
이적시장 역시 화두에 올랐었다. 누누는 영입에 대한 마지막 결정권을 갖고 있었고 내부 영입팀보다는 멘데스의 고객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예를 들어, 울브스는 2020년 1월 스페인 국가대표 다니 올모를 영입할 수 있었지만 누누는 그 대신 멘데스의 다니엘 포덴세를 올림피아코스에서 데려왔고 올모는 결국 RB 라이프치히로 갔다. 지난 여름 맷 도허티의 대체자를 찾을 때에도, 누누의 퍼스트 초이스는 넬송 세메두였다. 지금 이 시점까지도 세메두는 프리미어리그의 압박과 피지컬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성공적인 이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누누는 그의 스태프들에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그의 이탈이 그의 기분파에 싫증이 나고 때때로 모욕감을 받기도 한 클럽의 몇몇 사람들에게는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는 기분 좋다가도 퉁명스러워질 수 있는 사람이었다. 누누는 1군 감독에 전적으로 집중해 왔지만, 최종 이적 과정에 관여하는 것 외에는 클럽의 여타 상황을 관리하지 못했다. 일례로, 그는 부임 이후 4년 동안 U-23 팀의 경기를 참관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그의 전체적인 성적은 놀라움 그 이상이었다. 울브스가 발테르 젠가, 폴 램버트 감독 하에서 강등권까지 맛 봤던 대참사와도 같은 2016-17 시즌과는 달리, 2017-18 시즌 부임한 누누는 울브스를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할 준비를 마친 팀으로 만들어 놓았다. 울브스는 여지껏 그런 정도의 압도적인 축구를 선보인 적이 거의 없었다. PL에서도 울브스는 두 시즌 연속으로 7위에 오르며 리버풀을 제외한 모든 빅6 팀들을 상대로 승리를 맛봤다. 그때의 울브스는 팬들의 낙원이었다. 많은 이들은 누누를 스탠 컬리스(역주-1948년부터 1964년까지 울브스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울브스 역사상 최고의 감독. 그의 재임 기간 동안 울브스는 세 차례의 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이후 최고의 감독이라고 칭송했다.
누누는 경기장 안팎에 여러 유산들을 남긴 채 많은 이들에게 신격화되면서 엄청난 위상을 이룩하고 떠나게 됐다. 그의 얼굴과 이름은 계속해서 울버햄튼 길거리에 남아 있을 것이다. 지난 1월 그는 사재를 써서 울버햄튼 지역 영양실조 기금에 25만 파운드를 기부했다. 그의 유산은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또한 울브스는 그의 백룸 스태프들도 그리워할 것이다. 스태프들은 클럽에 남길 바랐다고 전해진다. 피트니스 전문가 안토니오 디아스는 선구적인 재활법과 부상 예방책을 도입해 울브스의 부상을 대폭 줄이면서 프리미어리그 전체에게 선망의 눈길을 받았다. ‘마인드 코치’ 훌리오 피게로아는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줬다.
그래서 이젠 어떻게 될까? 누누는 현재 다른 클럽에 취임하지 않고 여름에는 휴식을 가지면서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울브스는 빠르게 움직여서 그의 대체자를 찾을 예정이고 새 감독 역시 포르투갈인이 될 공산이 높아 보인다. 그들은 포르투의 세르히오 콘세이상 감독을 선호하지만 그를 잡긴 힘들 것이다. 조세 무리뉴의 부임과 함께 로마를 떠날 파울로 폰세카 역시 선택지 중 하나이고 전 벤피카 감독 브루노 라즈도 강하게 링크되는 중이다.
“앞으로 클럽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잘 모르겠어요.” 라커룸과 밀접한 소식통은 말했다. “그들은 빠르게 새로운 감독 후보군들의 면접을 볼 겁니다.”
“멘데스가 이미 그들에게 후임 감독 리스트를 전달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울브스는 비슷한 방향으로 나아갈 겁니다. 포르투갈인 감독이 들어와서 원래의 선수단과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겠죠. 그렇지 않는다면 스태프, 선수들, 클럽의 철학, 그리고 여러분에게도 대격변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제 울브스는 갈림길에 서 있다. 과연 그들은 공격적이고 점유율을 기반으로 한 경기를 하는, 선수단을 뭔가 다른 방식으로 구성할 수 있는 감독을 데려올 것인 가?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선수들을 팔아야 한다고 해도 이 감독직은 여전히 매력적인 자리일까? 혹은 울브스의 테크니컬 디렉터 스콧 셀라스와 최근 부임한 ‘전략적 선수 마케팅 매니저’ 맷 잭슨이 멘데스의 커넥션에서 벗어나 감독을 고르는 데 큰 영향력을 행사할까?
클럽의 크기를 불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는 모기업의 기조에도 확실히 변화가 있었다. 넷 스펜딩과 경기장에 대한 투자는 뒷전으로 밀렸고, 몰리뉴 스타디움 재개발 역시 연기되었다.
클럽에 가까운 소식통은 덧붙였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탑6를 뚫고 들어가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고 큰 투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어요. 울브스의 야망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보다 장기적인 시선으로 구단을 바라보면서 팀으로서 재정을 키우고 오랫동안 성공해 가는 쪽으로 계획이 약간 조정됐다. 울브스의 롤모델은 레스터이지만 그들의 구단주는 11년 동안 클럽에 투자해왔고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통해 다른 차원의 단계로 올라섰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부에서 올 시즌은 울브스가 겪었던 어려움들을 생각하면 괜찮은 시즌이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누누가 떠나는 것은 사이클이 자연스럽게 끝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와 4년 간 함께 했던 몇몇 선수들 역시 그랬을지도 몰라요.”
“지금은 팬들과 구단주가 원하는 축구를 보여줄 감독을 뽑을 수 있는 진정한 기회입니다. 올 여름 이적시장에는 여러 변화가 이뤄질 것이고 예산이 많진 않으나 이는 다른 PL 클럽들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새로 부임하는 감독은 돈을 쓰고 싶어 할 거예요.”
잊을 수 없는 4년이었다. 멘데스와 두터운 친분을 가지고 있고 푸싱과 함께 젊은 날을 헌신하면서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치밀한 계획을 짜는 누누는 울브스에 가장 알맞은 감독이었다.
서로를 떠나 보낸 울브스는 – 그리고 누누는 – 또다시 지난 4년과 같은 성공을 맛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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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Tim Spiers 2021.05.23